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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진기주 "낙원이를 진심으로 좋아했고, 이 이야기를 전해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기사입력2018-08-0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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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리와 안아줘'에서 부모님의 사고에 대한 큰 트라우마가 있는 인물로 마음의 큰 상처가 있는 인물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대방을 보듬는 인물로 등장. 많은 호평을 받았던 진기주. 데뷔한지 몇년 되지 않은 배우인데 어떻게 이런 깊이 있는 인물을 연기할 수 있었을까? 이야기를 나눠 볼수록 똘똘하고 중심이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어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배우였다.


Q. 마지막 촬영 끝나고 어떻게 보내셨나?

A. 종방연이 다음날 아침8시에 끝났다. 이후 쭉 12시간 정도 자고 뒹굴다가 나왔다. (웃음) 종방연 2차까지는 스탭들과 함께 있었고 허준호 선배님과 다른 연기자들만 남았는데 다들 집에 가기 싫어하다가 노래방 가서 한곡씩 하고 나왔는데 밖이 밝더라. 그래도 집에 가자는 소리를 아무도 선듯 안 해서 근처의 해장국집에서 한그릇씩 하고 헤어졌다.

Q. 배우들간의 호흡이 엄청 좋았나보다.
A. 배우들과 호흡은 정말 좋았다. 우는 장면도 많고 감정신도 많았고 대결 구도도 많고 해서 예민할만도 했는데 늘 화기애애했던 것 같다. 감정씬을 앞두고 있을 때는 평소와는 조금 달랐지만 일부러 감정 소모를 하지 않으려고 억지로 웃기도 했고, 드라마 중후반에 감정타서 혼자 우울해 질 때는 떨쳐내려고 더 웃고 그랬다. 스탭들이나 촬영 감독님도 장난꾸러기였고 농담도 많이 해서 빵터지는 순간이 많았다.

Q. 대결구도 이야기가 나왔는데 정말 기 빨리는 두 선배가 있었다. 김서형과 허준호. 두 분이 나오는 장면은 시청자들도 긴장하며 봤었는데 현장에서는 어땠나?
A. 김서형 선배님을 직접 뵌건 처음이었다. 매일 TV나 영화에서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다가 현장에서 처음 뵜는데 실제는 여성여성하시고 애교도 많으시더라. 감독님과 이야기 하실때도 선배가 준비해 온 연기를 이야기 하시면서 "이거 괜찮죠? 호호호"라고 하시더라.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하셔서 강한 주장을 하시는 분인줄 알았는데 사랑스러운 분이셨다.
허준호 선배는 젠틀하고 후배들 배려도 많이 하시고 주변에 신경을 많이 써주시는 분이었다. 제가 까마득한 후배이다보니 선배님 일어나시면 같이 일어나게 되는데 그런 걸 싫어하셨다. "제발 내 앞에서 편하게 있어줘"라고 하시는 분이었다. 본인 때문에 나이 어린 스탭이나 후배가 불편해 하는 걸 싫어하시고 늘 신경쓰셔서 아무래도 선배님의 시야는 넓고 다 아우르는 분이구나라는 걸 느꼈다.


Q. 메이킹 영상을 보니 정기용씨와도 굉장히 친해 보이더라. 특히 애정씬을 찍을 때 장기용씨 귀가 빨개지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진기주의 매력 때문에 장기용의 귀가 빨개진 건가?
A. 귀가 원래 빨간거 아닐까요? (웃음) 저도 그 이야기를 들었고 현장에서 스탭들이 귀 안빨개질거냐고 놀려서 보니까 그렇더라. 설마 저 때문이었을까? 쑥쓰러움을 타는 애가 아닌데...(웃음) 처음 장기용을 만났을 때는 둘 다 촬영을 앞두고 초면이어서 의무적으로 빨리 친해지려고 했었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빨리 친해져야 어색하지 않을 것 같아서 빨리 친해져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게 있었는데 어느 순간 부터는 편한 친구처럼 되더라. 자연스럽게 장난도 치고, 대화도 편해지고, 둘 다 큰 드라마의 남녀 주인공은 처음이다 보니까 부담감도 비슷했는데 공감도 되었고 같이 으샤으샤 하게 된 것 같다.


Q. 장기용은 드라마 OST도 불렀더라. 촬영할 때 알고 계셨나?
A. 그러게요. 부르고 있는지 몰랐는데 깜짝 놀랬다. 저도 기회가 된다면 OST에 도전하고 싶다. 장기용이 지금 해외에 나가 있는데 들어오면 불러보라고 해봐야 겠다. (쑥쓰러워하며) 사실 저도 음원이 하나 있다. 웹드라마 '수요일 오후 3시 30분' 했을 때 불렀던 게 있다.

Q. 첫 주인공 도전이었다. 어떻게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것인가?
A. 주인공 역할로 오디션 보러 간다고 했을때 너무 신기했다. '왜 나한테? 정말요? 벌써요?' 이런 생각도 있었다. 대본을 보고 캐릭터 소개를 봤는데 너무 좋더라. '이렇게 좋은걸 내가 할수도 있는 거라고?' 라는 생각이 들었다. 캐릭터가 너무 좋다는 생각에만 빠져있었는데 오히려 회사에서 강요하지 않았다. 쉬고 싶으면 쉬어도 괜찮다, 주인공 아니라 다른 비중이 큰 캐릭터를 하면서 한걸음 디디고 가도 괜찮다고 회사에서 이야기 해줬는데 그러기에는 낙원이가 자꾸 생각나더라. 캐릭터가 너무 좋았고 어떻게든 오디션을 잘 봐서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4부까지의 대본을 읽었을 때 대본에 낙원이의 스무살과 스물다섯살이 그려져 있었다. 그 모습에서 느껴지는 공감대가 있더라. 처음 연기 생활을 시작하고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고 그걸 헤쳐나가는 낙원이의 방식이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물 관계도를 읽었을 때 낙원이는 속이 단단하고 꽉 찬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표면적으로는 나무가 낙원이를 지켜주고 보호해 주는 느낌이 있지만 나무가 우뚝 서 있을 수 있는 근본은 낙원이 때문이라 생각했다. 나무를 내적으로 탄탄하게 지켜주는 게 있는 이 아이의 정신이 멋있었다.

Q. 낙원이와 진기주는 닮은 점이 많은가?
A. 몇가지 닮은 게 있다. 꼭 지켜야지라고 스스로 노력하는 부분이 낙원이에게 있는데 저도 낙원이 만큼 지키려고 한다. 낙원이는 사리 분별이 정확하더라. 가해자인 윤희재에게만 분노하고 파생된 주변 사람들에게는 억울해 하지 않는데 저도 제 기분을 관계없는 주변 사람들에게 티내거나 영향을 주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 점이 제가 추구하는 것과 비슷했다.


Q. 실제 진기주의 사랑은 어떨까? 낙원이 같은 사랑을 할 것 같은가?
A. 음... 윤나무가 옆에 있다면 지고지순할 수 있을거 같다. 그런데 현실에 윤나무가 있을까요? 그동안 해왔던 연애는 지극히 평범했다. 싸우고 화해하는 식의 연애를 해왔었다. (웃음)


Q. 이번 작품 '이리와 안아줘'를 연기한 진기주에게 스스로 칭찬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A. 적어도 낙원이를 진심으로 좋아했다는 것이다. 너무 좋아해서 잘 표현하고 싶었다. 지나치게 아끼다보니까 낙원이의 답답함에 같이 공감하고 힘들어 한 적도 있었다. 11, 12회쯤이 가장 감정적으로 힘들었는데 낙원이가 맨날 괜찮다고 나무와 주변 사람들에게 말 하는데 괜히 힘이 들더라. 체력이 딸려서 힘든건가 했는데 14부쯤 낙원이가 다른 인물들에게 위로 받는 장면을 촬영하면서 내가 괜찮다고는 했지만 하나도 안 괜찮았구나를 깨달은 적이 있다. 그때 작가에게 카톡을 보냈었다. 대나무 숲이 필요했다고나 할까. "낙원이는 왜 괜찮다고만 하고 티를 안낼까요? 이런 낙원이가 괴롭게 느껴지는데 언젠가 이 아이도 다 터놓고 힘든걸 이야기하는 순간이 오겠죠?"라고 보냈었는데 그러도 나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

Q. 반면에 아쉬웠던 점은 없는지?
A. 아쉬운 것은 많다. 제가 한참 극에 몰입하다 보니까 마음이 무겁고 힘든걸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 경험이 없다보니 감정을 추스리는게 힘들었는데 혼자 끙끙 앓는 기간이 지나치게 길었다는 게 아쉽다. 일찍 털어 낼 수 있었다면, 조금 더 낙원이 감정에서 진기주의 감정을 덜어 냈더라면 낙원이를 더 잘 표현할 수 있었을 텐데...

Q. 감정이 굉장히 깊었을 것 같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커서 드라마 끝나고 후유증이 있었을 것 같다.
A. 엔딩 얼마 안 남았는데 이걸 어떻게 치유하나 했는데 낙원이가 15, 16회에 위로를 받기 시작하더라. 주변 인물들에게 위로의 말도 듣고 낙원이 스스로도 힘들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표현하기 시작했는데 작가님이 그렇게 조금씩 치유하는 장치를 주셨더라. 그걸 하면서 마음이 다 풀렸다. 극에서 모든 갈등들을 다 해소하고 나니 지금은 해피하고 깔끔한 상태가 되었다.

Q. '미스티' 때 김남주가 진기주 칭찬을 많이 하더라. 진기주는 선배들에게 예쁨 받는 후배인가?
A. (웃음) 글쎄요. '미스티' 때 정식 대본리딩 말고 소규모 대본연습을 한 뒤 회식을 했는데 김남주 선배님이 "너 참 예쁘다 얘, 마음에 든다. 예의바르구나"라고 하셨는데 그 이후로 그냥 예쁨을 받았던 것 같다. 김남주 선배님은 제 눈빛을 읽으시는 분이셨다. 촬영 막바지때 "너 너무 여린 것 같아. 너 눈에 다 써있어. 이제 시작하는 연차니까 이해되는데 더 강해져야 한다. 더 단단해져야 해"라고 중간중간 이야기 해 주셨다. 저를 많이 다독여 주신 분이다.

Q. 배우 이전에 굉장히 색다른 경력이 있다. 일반 회사원으로도 지내봤고, 기자생활도 해봤더라. 이런 경험들이 연기에 도움이 되었나?
A. 어떤 지점에 도움이 되었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적어도 제 삶의 내공에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어려운 일이나 견뎌내기 힘든 고민이 있어도 사화 생활을 했던 경험 때문에 회복탄력성이 좋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빨리 이겨내고, 좀 더 현명한 방법으로 생각의 전환을 하고 마음의 우울을 떨쳐내게 되었다. 회사 생활을 했던 경험 때문에 더 회복이 빠른 사람이 되지 않았나 싶다.

Q. 차기작 계획은 있나? 하고 싶은 작품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달라.
A. 이후의 계획은 아직 없다. 빨리 계획이 잡히면 좋겠다. 2, 3일 자고 났더니 다 쉰것 같다. 충분히 쉰것 같아서 빨리 다른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 (웃음) 영화도 하고 싶고 예능도. 많이 뛰는 예능도 괜찮고 앉아서 대화하는 예능도 좋고, 할 줄 아는 메뉴는 제한적이지만 요리도 좋아해서 요리 예능도 해보고 싶다. 밝고 웃음나는 로코도 해보고 싶고, 끝난다음 후유증이 깊어져서 헤어나오기 힘든 작품도 해보고 싶고 액션도 해보고 싶다. 공포 빼고 뭐든 다 하고 싶다.

Q.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은가?
A. 이 작품 처음 들어갈때 가장 걱정했던 건, 진짜 좋은 이야기인데 생전 처음보는 애가 나와서 들려주니까 아무도 안 볼까봐가 걱정이었다. 다행히 이야기의 힘이 있다보니까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는 반응이 있어서 좋았지만 다음 또 다음에도 그렇고 앞으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했을때 '진기주가 한다고?'라는 것 만으로도 반겨주시는, 제 연기를 궁금해 하고 보게되는 끌림이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드라마 촬영 초반 첫방 1주일 전에 티를 안내려고 했지만 서정연 선배가 퇴근 인사길에 대뜸 제 손을 잡으시고 "나는 걱정 안해"라고 말씀하시더라. "너는 연기에 설득하는 힘이 있다. 네가 여주인공에 캐스팅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안심했다"라고 말씀을 해 주시던데 그 말씀에 무장해제 되어서 울었었다. 그렇게 감사해 하며 시작했던 첫방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봐 주시며 종방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많은 선배님들의 도움을 받으며 만들었고, 좋은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리와 안아줘'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iMBC 김경희 | 사진 이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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