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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물이 오를대로 오른 배우 주지훈 "형들 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

기사입력2018-07-3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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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말 연기에 물이 오른 배우 주지훈. 2015년 영화 '간신' 부터 드라마 '가면' 영화 '아수라' '신과함께'로 이어지는 그의 필모는 정말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데뷔 초 로맨스물에서 볼 수 있었던 여릿한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이 이렇게 지독하고 쎈 캐릭터로 자신의 존재감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배우다. 비릿하게 사람의 감정을 툭툭 건드리는 가벼운 말투와 표정으로 더할나위 없이 비열하거나 잔인하거나 진솔한 연기의 변주를 자유자재로 펼치는 연기 장인으로 거듭난 주지훈을 만났다.


Q. '신과함께: 인과 연' 너무 재미있게 봤다. 배우 입장에서는 어땠나?

A. 깜짝 놀랐다. 너무 재미있어서. 등장 인물이 많아서 제가 안찍은 분량도 궁금했고, 제가 찍은 것도 그린매트 배경이었기에 상상하면서 찍은 것들이라 어떻게 나올지 걱정이 많았는데 재미있더라. 마동석, 하정우, 김향기, 김동욱, 이정재 모두 연기에서는 훌륭한 분들이다. 제꺼는 보기 쉽지 않다. 다섯번은 봐야 내려놓고 봐지더라. 특히 코믹한 씬은 보고 있노라면 귀가 새빨개져서 죽을 것 같다. 언론배급 시사때 웬만하면 영화를 안 보고 싶다. 그때는 다들 전문가들이다보니 리액션이 적은 편이다. 그런데서 코믹한 장면에 반응이 없으면 식은땀이 줄줄 난다. 이번엔 배급관에서 봤는데 의도한 타이밍에 원했던 리액션이 잘 나와서 되게 행복했었다. 그런 리액션이 잘 안나오는 관인데 그렇게 반응이 오니 다행이었다.

Q. 일반 관객에게도 반응이 좋을 것 같다. 1부도 예상보다 훨씬 잘되지 않았나.
A. 다들 그렇게 말해서 부담스럽다. 1부가 워낙 잘 되었기에 2부는 잘해야 본전인건데... 당연히 2부도 1편 만큼의 사랑을 받길 바란다. 정말 공들여 찍고 최선을 다 했고 개인적으로도 마음에 든다.

Q. '신과함께' 시리즈에 대한 관심을 실감하나?
A. 1부가 공개되고 나서 TV에서 패러디 하는걸 보면서 관심가져 주셨구나가 느껴지더라.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면 그 전에는 주민들과 서먹해서 벽만 보고 있었는데 "영화 잘 봤다"고도 하시고 "2부는 언제 하냐?"고도 물어보셔서 놀랬다. 우리가 아무리 홍보를 해도 관심이 없으면 금방 잊어버리시는데 물어봐주셔서 많이 보셨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Q. 영화 '신과함께'가 아시아에서 잘 되면서 해외 팬들도 많더라. 주지훈의 예전 작품을 통해서도 물론 해외 팬들이 많겠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새롭게 팬덤도 많이 생겼을 것 같다.
A. 문화가 전파되는건 진짜 큰일 같다. 저는 일본 애니매이션을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 꽤 많은 일어단어를 알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런게 다 문화의 영향 아니겠냐. 다른 나라 사람의 귀와 눈에 한국어와 한국배우, 한국 문화가 익숙해 진다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인 것 같다.

Q.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신과함께' 1부보다 2부가 더 좋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A. 1,2부는 전달하고자 했던 목적이 달랐다. 1부에서는 영화속 세계관을 전달해야 하고 관객의 발을 들이게 해야 하는 설명의 시간이 꽤 많이 할애되었다. 2부는 그런 것들이 모두 생략되다보니 다른 영화로 느껴질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사람들이 사극이 주는 안정감, 익숙함을 좋아하다보니 그렇게 느껴질 수 있었을 것이다.


Q. 사실 2부를 보면서 해원맥 캐릭터에게 반했다. 너무 멋있는 인물이더라. 1부에서도 잠깐 나왔지만 2부에서 천년 전 해원맥의 액션은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A. 김병서 촬영감독에게 경의를 표한다. 엄청나게 잘 찍으시는 분이다. 내가 50만 해도 120으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 그런데 현장의 기술의 발전이 점점 좋아지고 있더라. 칼도 위험하지만 단체로 액션을 할때 창이 정말 위험하다. 날카로운 창 끝에 많이들 다쳤었는데 이번에는 창 끝은 물론이고 날카롭고 위험한건 다 빼고 나무봉으로만 액션을 했다. 나머지는 다 CG로 마무리를 해줘서 내가 누구를 다치게 할 것 같다는 공포감 없이 촬영할 수 있어서 부담과 걱정을 덜었다.

Q. 그린매트에서의 촬영인데다 1,2부 동시 촬영이 일반적인 촬영과 어떻게 다른건가?
A. 주요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가는 스케줄이 아니라 대부분이 세트에 따른 진행이다. '살인지옥' 장면이 있으면 이 세트에서 4일 정도 촬영을 한다. 이틀은 1부를 찍고, 나머지 이틀은 2부를 찍는다. 모든 작품이 다 어렵지만 특히나 어려운 작업이었다. 10씬을 찍다가 40씬을 찍어도 배우의 감정이 바뀔 수 있어서 어려운데 영화 1편을 아예 뛰어 넘고 그 안에서 또 다시 천년을 뛰어 넘으니까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서로 신뢰가 깊어서 짜증내거나 힘들어하지 않고 유쾌하게 풀어나갔다. 초반에는 그린매트의 연기가 많이 쑥쓰러웠고 초보같은 실수도 하게 되더라. 모든 배경이 그린이다 보니 시선이 어느 한 곳에 꽂혀야 하는데 실제 배경이 없다보니 저도 모르게 카메라를 따라 가고 있더라. 시선 처리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Q. 언론시사회때 마동석과의 케미도 좋았고 특히 '현동집'에서의 촬영이 좋았노라 이야기 했었다.
A. 마동석과 연기호흡은 처음 맞춰 봤다.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잘 맞는걸 알았고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사이다.(웃음) 마동석, 김향기와 엄청 재미있게 찍었다. '현동집' 씬이 너무 좋았다. 제가 어릴때 아주 가난하게 살았다. 영화 속 현동 가족이 폐지 줍고 힘든 상황이 저도 그랬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힘들지 않고 따뜻했다. 저녁에 가족이 모여 밥 먹으며 TV보고 웃고 떠는 게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외할머니네 갈 때 버스를 몇 번씩 갈아타야 했고 달동네 언덕을 20분 이상 올라갔어야 했는데도 그때도 올라가면 친척형이 있다는 게 설레고 좋아서 힘든줄을 몰랐다. 그런 개인적인 감성이 떠올라서 그랬을 수 있는데 현동이의 집이 너무 좋았다. 그런데다가 김향기, 마동석이 갖고 있는 이상한 힘이 있었다. 다른 배우가 하면 이상할 것도 이 둘이 하면 사실감이 생기더라. 그래서 어떤 디렉션이 들어오더라도 주춤거리지 않고 이 둘을 믿고 시원하게 던지게 되더라. 실제 현장에서는 많은 고민과 의견 교환으로 몸은 고단했지만 사람들과 너무 잘 맞으니까 재미있게 작업을 해서 현장이 너무 좋았다.

Q. 의외의 이야기다. 주지훈 하면 곱상한 외모때문에 고생과는 거리가 멀게 살았을 것 같았다.
A. 저는 강한 경험을 실제로 많이 해봤다. 사고도 많이 나보고, 아이러니한 상황도 많이 겪어 봤다. 그러면서 공부가 많이 되더라. 꽤 큰 일들을 겪으면서 이해한 게 있었고 그걸 관객들에게 더 잘 전달해야 겠다는 생각을 요즘 하고 있다.


Q. '해원맥'이 주지훈의 인생 캐릭터가 될 수도 있겠다.
A. 맞는 것 같다. 자의건 타의건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캐릭터기도 하니 저의 인생 캐릭터라는 말이 틀린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해원맥은 동네 형 같아서 너무 좋다. 약간 허술해서 정이 가고, 같이 있어도 속내를 꾸미지 않아도 되는 어리숙함이 있는 캐릭터라 너무 좋다.

Q. 요즘 주지훈의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참 영리한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에 따라 너무 다른 사람으로 변신해서 관객을 끌어 당기더라. 배역을 위해 남다른 어떤 노력을 하는가?
A. 개인적으로 촬영들어가기 전에 상대 배우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그들을 신뢰하려고 노력한다. 장르물이 많다보니 비슷할 수도 있겠지만 감독이 다르고, 상대배우가 다르고, 그들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다르다. 그들에게 집중하면 저절로 연기 각도가 다르게 나가더라. 혼자 대본을 보고 준비도 많이 한다. 하지만 내가 구축한 캐릭터를 고집하는 편은 아니다. 기본적인 구축은 하되 감독, 동료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다면 금방 바꾼다. 현장에서 의사를 많이 물어본다. 내가 하고 싶은 걸 이야기 하고 "이게 오바야? 아님 모잘라?" 이런걸 많이 자주 물어보는 편이다.

Q. 요즘 작품에서 꽤 쎈 역할들을 많이 해서 그렇지 주지훈의 초반에는 '궁' 이나 '서양골동양과점 앤티크' ' 키친' 같은 로맥틱 장르도 했었다. 멜로를 다시 할 생각은 없나?
A. 글쎄.. 전에는 잘 꾸미면 청년같다는 느낌이 조금이라도 있었는데 엊그제 언론시사 사진을 보니까 지금은 어른같더라. 로코가 하고는 싶지만 현실적으로 로코 대본이 많이 없고, TV에는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너무 좋은 배우들이 많이 있어서 저한테까지는 배역이 안 온다. 박서준, 우도환 등 내가 봐도 콩닥콩닥하게 너무 잘하고 있더라. (웃음) 언제든 하고는 싶다.

Q. 혹시 호흡을 맞추고 싶은 여배우는 따로 있나?
A. 윤여정 선생님과 함께 하고 싶다. '네멋대로 해라'가 저의 인생드라마인데 함께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안무섭겠죠? (웃음)

Q. 주지훈은 어떤 선배가 되고 싶은가?
A. 저도 형들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 일을 오래 하면 편해지고 익숙해지기도 하겠지만 어떤 연기를 하더라도 집중하고 저렇게까지 열심히 하나 싶게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하는 선배들 처럼 되고 싶다. 술먹고 설교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그런 선배가 되고 싶고 좋은 작품을 계속 해 나가고 싶다.

한편 주지훈이 해원맥으로 출연한 '신과함께-인과 연'은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삼차사가 그들의 천 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을 만나 이승과 저승, 과거를 넘나들며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8월 1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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