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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톡] 여행뽐뿌 오는 영화들, 이 영화 보면 여기로 떠나고 싶다-바캉스특집⑤

외화홈페이지 2018-07-24 08:00
[무비톡] 여행뽐뿌 오는 영화들, 이 영화 보면 여기로 떠나고 싶다-바캉스특집⑤

장거리 비행이 필요한 여행지로 떠날 때 아이패드나 노트북에 챙겨가는 영화들이 있다. 도착지에 관련된 영화들, 이를테면 파리로 떠난다면 우디 앨런의 '미드나잇 인 파리'를, LA로 떠난다면 '라라랜드'를, 비엔나로 떠난다면 '비포 선라이즈'를 챙겨볼 것이다. 우디 앨런의 유럽 시리즈,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비포 시리즈는 대표적인 '여행' 영화들이다. 특히 유럽에 여행가 본 이들이라면 '비포 촬영지'라 이름 붙여진 투어들을 몇 군데쯤 둘러봤을 것이다. 여행, 사랑, 낯선 두근거림을 기대케 하는 여행 영화들은 '돈 없으니까 그냥 올해에는 방콕할까'싶었던 이들의 지갑도 열게 만든다. 비포 시리즈를 이미 다 섭렵했다면, 혹은 방구석에서 여행 기분 나게 하는 다른 영화들이 뭐 없을까 '왓차'를 찾고 있는 이들을 위한 영화들을 소개한다.



'트립 투 이탈리아'(2014)
두 남자(아저씨)의 끝없는 수다와 먹방, 드라이브 여행을 볼 수 있는 '트립 투 시리즈'는 실제와 가상을 넘나든다. 영국의 코미디 배우인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이 본인들의 본명으로 출연하며 실제하는 지역의 레스토랑을 투어하지만, 극중의 배우들을 둘러싼 설정은 가상이다. 옵저버 매거진의 제안(영국 북부의 레스토랑을 투어하고 글을 연재해달라)으로 길을 떠난 두 남자의 여행기 '트립 투 잉글랜드'(2010)에 이어 시리즈의 두번째 영화인 '트립 투 이탈리아'에서 스티브와 롭은 이탈리아로 떠난다. 사실 이 시리즈는 영국 문화와 배우들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있다면 더 신나게 동참할 수 있다. 롭과 스티븐은 계속해서 영국 배우들을 흉내내며 성대모사를 하고, 여기에 위트를 살짝 끼얹는다.


영국 배우들이 영국 문화와 영국 음식에 대해 품평하는 첫 영화 '트립 투 잉글랜드'는 우리가 본 적 없었던 영국의 새로운 공간들과 레스토랑, 영국 음식들을 보여준다. '영국 음식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접어두고 이들의 미식여행에 동참해보자. 좀 더 '여행 영화'에 가까워진 것은 '트립 투 이탈리아'다. 이탈리아 해변에 위치한 바닷가 레스토랑에 들어가 더할나위 없이 완벽한 해산물 요리와 파스타를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빛나는 이탈리아 바다에 풍덩 빠져드는 여행객들의 모습은 '이탈리아 여행'에 대한 환상을 북돋는다. '트립 투 스페인'(2017)에서는 더 나이든 중년이 된 두 남자가 '늙음'과 '건강'에 대해 자조섞인 유머를 쏟아낸다. 여행을 떠나도 전화기 속 아이들은 울어대고 저쪽 일상에 남아있는 문제들이 마법처럼 해결되진 않는다.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이 영화는 현실 속 문제들을 여행기 속으로 적극 끌어들여 여행의 달콤씁쓸한 면을 보여준다. 물론 스페인에서도 물론 폭풍 수다를 떨며 스페인의 대표 음식들을 먹는 두 남자의 먹방은 계속된다. 풍경과 음식을 보여주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것을 끝없는 유머로 플레이팅해 관객의 식탁에 한상 차려내는 감독 마이클 윈터바텀, 애드립인지 대본인지 경계가 없는 배우 스티브 쿠건, 롭 브라이든의 수다는 이 남자들의 여행기를 계속 보게 만드는 힘이다.


'안경'(2007)
계속해서 걷고, 새로운 것을 접하는 여행이 있다면 그 반대편에는 하염없이 '멍'때리며 가만히 앉아있는 여행도 있을 것이다. 휴식, 내려놓기, 멍때리기의 여행. 오기기미 나오코 감독의 '힐링 영화' 중 '안경'은 멍때리기, 내려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여행을 보여준다. 아무 메시지도 받을 수 없고,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곳으로 떠나고 싶었던 타에코(고바야시 사토미)는 일본 남단 바닷가의 조그만 마을로 떠난다. 이곳에서 '간판이 맞난 싶게' 작은 간판을 걸어놓고 민박을 하는 민박집에서 머물며 민박집 주인과 수상한 빙수 할머니(모타이 마사코)를 만난다. 아침이면 바다 앞에 모여 더 수상한 체조를 하고, 배려인지 참견인지 알 수 없는 태도로 타에코를 대하는 이들. '저렇게 간판이 작으면 사람들이 찾기 어렵지 않냐'는 타에코의 질문에 '너무 잘 찾아와도 곤란하다'고 말하는 민박집 주인의 답에 이 영화의 힐링 포인트가 담겨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 이제 한국에서 너무 흔한 위로의 문장이 되었지만 '안경'이 주는 이상한 위로야 말로 지친 도시인들에게 필요한 내려놓음일 것이다. '안경'은 오로지 사색, 사색, 다시 사색을 하는 영화다. 서핑이나 수영하는 사람 하나 없이 텅빈 요론섬의 바닷가처럼 텅빈 공간에서 마음을 텅비워 놓는 미니멀리즘의 영화. 물론 이 영화의 촬영지인 요론섬은 이제 영화를 보고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붐벼서 영화와 같은 고즈넉함은 없지만, 여름힐링 무비로 '안경'이 주는 치유의 힘은 여전하다.


'파리로 가는 길'(2016)
성공한 영화 제작자인 남편 마이클(알렉 볼드윈)의 출장을 따라 프랑스 칸에 온 앤(다이앤 레인)은 갑자기 발생한 난청 증세 때문에 비행기를 탈 수 없게 된다. 부다페스트로 출장을 가야 하는 남편을 따라갈 수 없게 된 앤을 마이클의 친구 자크(아르노 비야르)가 파리까지 데려다주기로 한다. 다정하지만 지나치게 바쁜 남편 마이클과는 달리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크와 함께 프랑스 자동차 여행을 하게 된 앤은 새로운 프랑스를 만나고, 최고의 프랑스 요리들을 먹으며 자유를 느낀다. '파리로 가는 길'은 프랑스를 자동차로 여행하는 주인공들의 여정을 따라 프랑스의 풍경, 음식에 대해 보여준다. 물론 여기서 능글맞은건지 로맨틱한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바람둥이 자크의 매력도 빠질 수 없다. 바람둥이 사기꾼 같지만 정녕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것 같은 자크와 여행하며 앤은 낯선 길로 이탈해 새로운 경험을 해본다.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 처음 가는 길, 낭만적인 만남들과 로맨스. 우리가 '여행'에 기대하는 것들이 망라된 영화다.



'와일드'(2014)
엄마의 죽음 이후 인생, 아니 자기 자신을 마구잡이로 내팽개치며 살았던 셰릴 스트레이드가 하이킹하며 써내려간 책을 영화로 만든 '와일드'는 리즈 위더스푼이 주연과 제작을 겸했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은 여행이라기보다는 자기 한계에 대한 도전에 가깝다. 미국 서부의 장거리 트래킹 코스인 PTC는 길에 험하고 길어 가끔 종주자들의 사망 기사가 나오기도 하는 코스다. 그런 길을 여자 혼자 떠난 것인데, '와일드'의 셰릴의 종주에는 드문드문 엄마와의 추억이 끼어든다. 그 추억은 대개 '엄마에게 독설을 퍼붓는 딸'인 셰릴의 죄책감이 섞여 들어가 있다. 불운했음에도 항상 밝고 친절하고 긍정적이었던 엄마가 죽은 후 셰릴은 불륜을 저지르고 마약을 하고 자기 자신을 함부로 대하다가 이혼을 한다. 종종 트래킹은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 불린다. 혼자 끝없이 걷고 또 걷는 이 행위 안팎에는 '나'외에 위험의 요소들이 끼어들기도 한다. 어둔 길을 혼자 걷다가 만난 낯선 사람의 친절에도 셰릴은 여자이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동행 없이 혼자 낯선 곳을 여행하는 것에 대한 공포가 있는 이들에게 '와일드'는 여행 영화로 분류되기 어려울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행이라는 게 결국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 '나'의 본류를 찾길 원해 떠나는 것이라면 '와일드'는 '나'와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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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 김송희 | 이미지출처 네이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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