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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크리닝] 우리의 미래를 상상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인랑' ★★★

기사입력2018-07-20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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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남북한 정부가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강대국의 경제 제재가 이어지고, 민생이 악화되는 등 지옥 같은 시간이 이어지고 있는 혼돈의 2029년. 통일에 반대하는 반정부 무장테러단체 ‘섹트’가 등장하자 '섹트'를 진압하기 위해 설립된 대통령 직속의 새로운 경찰조직 ‘특기대’가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한다. 이에 입지가 줄어든 정보기관 ‘공안부’는 ‘특기대’를 말살할 음모를 꾸민다. 절대 권력기관 간의 피비린내 나는 암투 사이, ‘특기대’ 내 비밀조직 ‘인랑’에 대한 소문이 떠도는데…


▶ 비포스크리닝

단 한번도 장르 반복이 없이 언제나 새로운 장르 영화의 재미 속으로 관객들을 안내했던 김지운 감독. 이번에 김지운 감독이 선택한 장르는 SF다. '인랑'은 '공각기동대'의 거장 오시이 마모루 감독 원작의 1999년 판 작품으로 SF 애니메이션의 고전이다.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실사화를 염두에 두고 애니메이션을 먼저 만들었으나, 영화화 할 수 없었던 것을 김지운 감독이 만들게 된 것. 이는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반칙왕' '놈놈놈'의 팬이었기에 가능했다는 비하인드도 있다.

그리스 신화 속 죽음과 지하 세계를 관장하는 신 하데스의 수문장. 늑대를 닮은 머리 셋 달린 괴수, 케르베로스에서 착안한 인간과 늑대가 공존하는 제목 '인랑'에서 짐작되듯, 심오한 주제의식과 강화복 디자인, 그리고 섹트의 아지트이자 영화의 주요 배경인 지하 수로까지. 상상력이 손 끝에서 구현될 수 있는 애니메이션과 달리 영화에서는 모든 것이 실제 세계로 구축되어야 했기에 김지운 감독 특유의 미쟝센과 스타일이 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거기에 분단 한국에서 가능한 설정인 통일을 앞둔 혼돈의 미래를 그리고 있고 테러단체와 권력기관이라는 설정, 강화복을 입은 인간병기 설정, 권력 기관들 사이의 암투, 음모와 배신이라는 느와르적인 설정 등이 깔려 있는 김지운 감독이 보여줄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크게 기대가 된다.
뿐만 아니다. 미모 경쟁이라도 하듯 캐스팅 된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최민호도 관객들이 눈호강을 예상케 하며 더불어 김무열, 한예리, 허준호, 신은수 등 연기력 또한 탄탄한 배우들이 집결되어 캐릭터들의 경연장이 될 것도 같다.


▶ 애프터스크리닝

익숙하지만 낯선 거리 풍경과 사람들. 김지운 감독이 그려낸 2029년의 미래는 여전히 자신밖에 모르는 단체들의 알력 싸움이 가득했고 굉장히 혼란스러우며 다소 황폐했다. 어쩌면 너무 현실감 있는 세트와 설정이라 따로 떼어내어 느낄 수 없는 답답한 감정도 느껴졌고, 그 와중에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희망은 보여져 오히려 헛헛한 마음이 들기도 하는 영화였다.
김지운 감독은 원작의 여러 부분을 충실히 가져왔다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다소 몇몇 장면들은 우리나라 문화에 맞지 않거나 왜색이 짙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스토리나 인물들의 감성 면에서는 한국적인 정서가 잘 배어 있어 이질적이지 않다.
영화속 많은 액션 씬이 감탄을 자아냈는데 강동원-김무열의 짜릿한 카체이스 장면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비주얼이었으며, 최민호-한예리의 맨손 액션도 눈에 띄는 장면이었다. 또한 중기관총, 로켓포까지 동원된 지하에서의 총격전도 한국영화에서는 처음 보는 규모의 열전이었다. 정우성-강동원의 강화복 액션은 그들의 실루엣만으로도 감탄이 나올 정도로 뛰어난 비주얼적 효과가 있었다.
원작이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원작에서의 허무주의가 강력한 모드였음을 상기한다면 영화에서 보여주는 인물들의 감정은 다소 밋밋하다는 단점은 있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고 난 뒤 가까운 우리의 미래에 대해 상상하고 생각해 보게 되는 건 영화가 주는 메세지가 강력했기 때문이 아닐까.
'인랑'은 남북한이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가 등장한 혼돈의 2029년, 경찰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인 공안부를 중심으로 한 절대 권력기관 간의 숨막히는 대결 속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의 활약을 그린 작품으로 7월 25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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