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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다재다능'한 모습은 오로지 '노력'의 결과라는 배우 박정민

한국영화홈페이지 2018-07-12 11:45
[人스타] '다재다능'한 모습은 오로지 '노력'의 결과라는 배우 박정민
글도 잘 써, 피아노도 잘 쳐, 그림도 잘 그려, 이제는 랩도 잘하는 재능 천재 박정민을 만났다. 작품의 캐릭터마다 필요한 능력을 워낙에 잘 뽑아내 다방면으로 끼가 충만한 사람인가 싶었는데, 타고난 재능 없이 오로지 노력으로 만들어 낸다는 박정민은 노력하는 과정이 고되지만 하고 나면 새로운 취미 생활이 생겨 기쁘다는 의외의 답을 내 놓았다. 영화 '변산'을 통해 이 시대 가장 빡센 청춘이자 무명 래퍼인 '학수'로 변신한 박정민의 영화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영화 '변산' 너무 잘 봤다.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고 화면도 아름답고 랩도 좋았다. 음원도 나왔더라.

A. 영화 개봉하던 날 몇몇 감독님이 '영화 잘 봤다. 고맙다'고 연락주셨는데 고맙다는 말이 너무 힘이 되었다. 시사회때 와 주신 분들도 참 고마웠다. 좋게 봐주셔서 고맙다. 음원은 아는 사람만 아는 음원이다. (웃음) 저도 들어봤는데 영화보다 듣기가 좋더라. 음원용으로 믹싱이 되서 저의 부족한 랩실력이 커버되면서 듣기 좋더라.

Q. 영화 속 랩을 대부분 직접 작사했다고? 랩을 하는 것도 신기한데 곡까지 만들다니 정말 놀랍다. 애초에 시나리오 작업에서 랩의 가사가 될만한 글이 있었던 건가?
A. 만들어진 랩은 없었고 그나마 비슷한 기존 곡들을 시나리오에 붙여 놓으셨고, 랩은 처음부터 다 새로 만들었어야 했다. 처음에는 작사작곡은 얀키가 해주고 저는 부르는 것만 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어머니 이야기나 학수 사정에 관한 이야기는 얀키가 다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시나리오에 있는 학수에 대한 정보는 고등학교때 암으로 돌아가시고, 고생을 많이 해서 아버지를 싫어한다는 게 다 였다. 하지만 학수의 마음과 감정을 가장 많이 생각하다보니 시나리오에는 없던 학수의 전사를 제가 다 만들어야 했다. 엄마의 유언은 무엇이었고 마지막 했던 말은 뭐였고, 어떤 생각이 들었고.. 이런 걸 제가 생각하다보니 그걸 글로 적어서 연기와 감독님께 보여드렸고, 괜찮다고 하셔서 그대로 녹음을 했다. 그렇게 하다가 꽤 많은 곡을 작사하게 되었다.

Q. 워낙 평소에 글솜씨가 있는 박정민이라는 걸 이준익 감독님이 알고 있어서 작사를 시키신 건 아닌가?
A. 아예 감독님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글을 쓰는 건 알고 있었지만 작사를 시키려고 캐스팅한건 아니셨다. 하지만 평소에 글을 쓰다보니 글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남들보다 적었고, 쓰는 버릇이 있는 사람이다보니 쓰기 시작한거다. 감독님이 이런 면을 믿어 주셨고, 또 얀키 형이 믿어줬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한편으로는 얀키 형이 기분 나쁠수도 있을 일이었는데 감사하게도 얀키 형은 한 번도 이상하다거나 못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러다보니 저도 용기가 붙게 되더라. 형과 소통을 많이 하고, 용기를 주셔서 이렇게 될 수 있었다.

Q. 배우들은 캐릭터에 몰입해서 연기하는 것도 힘들다고 하는데 캐릭터를 위해 랩도 연습하고 심지어 랩 가사도 직접 쓰는 건 기존 연기보다 더 힘들었을 것 같다.
A. 준비하는 게 고되었다. 그런데 다행인건 랩 가사 쓰는것과 연기하는 게 유기적으로 많이 도움이 되었다. 상황을 만들고 제 마음도 만들어 내야 하고, 학수의 마음을 디테일하게 표현해야 했기에 한줄씩 쓰면서 학수 마음에 조금씩 다가갈 수 있게 되더라. 제 연기 뿐 아니라 영화에도 관련이 있었다. 제 랩 가사에 "엄마의 사진 속 그 슬픈 눈은 왜 웃고 있어. 어깨에 걸친 손이..."라는 가사를 보고 미술팀이 사진도 그렇게 만들어서 걸어 주고 "붉은 조명"이라는 가사 떄문에 붉은 조명으로 조명 감독님이 깔아 주시기도 하고, 현장에 없는 사람이 가사를 멋있게만 썼다면 유기적으로 되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제가 쓰다 보니까 바로 소통이 되더라. 힘들었지만 유기적이어서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다. 제가 지금 아니면 또 언제 이런걸 해 보겠나. 좋은 경험, 특별한 경험이었고 그래서 더 영화의 성적에 대해 욕심이 난다. 그래서 영화가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


Q. 영화에 대한 마음이 각별한 것 같다.

A. 이 영화가 되게 특별한 게 뭐냐면 현장에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 뿐 아니라 관련된 마케팅, 판매, 홍보, 후반작업하시는 분들까지도 모두가 다 친구 같다. 다 같이 만든 영화라는 느낌이 있어서 끈끈해 지더라. 무대인사를 홍보팀과 같이 다니기도 하지만 다 같이 중요한 사람이고 함께 영화를 만든 사람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이 영화가 극장에서 끝났을때가 좀 무서워진다. 이 사람들이 다 떠날때 저도 떠나야 하는데 바로 떠날수 있을까? 쓸쓸하지 않을까? 그런 감정이 들고 점점 무서워지고 있다. 저는 '변산'이라는 영화 위에 서 있고 한 명 한 명이 등을 보이며 떠나가는 그런 이미지가 연상된다. 영화가 잘 되건 안 되건 저는 덩그러니 서 있고.. 최대한 마지막 까지 남아 있고 싶고, 다른 분들을 보내드릴 때 울컥 할 것 같다.

Q. 원래 작품 끝나고 캐릭터에서 빠져 나오는 데 시간이 걸리는 편인가?
A. 저는 대부분 마지막 테이크가 컷 하면 "끝났다"하고 바로 털어버리는 스타일이다. 작업하는 동안 너무 고됐어서 빨리 빠져나오려 하는 데 이번 영화는 영화를 너무 아끼다보니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느낌이 아닌 다른 느낌이 든다.

Q. 다른 배우들에 비해 특별한 재능 분야에 노력을 굉장히 많이 하는 것 같다.
A. 누구나 다 노력을 한다. 최근에 제가 했던 영화가 유독 피아노나 랩 같은 걸 더 했어야 해서 그런거지. 누구나 다 하는 거지만 저의 경우 그 노력이 무기로 사용 되었던 경우가 있어서 노력하는 배우로 포장된 것 같은데 그런 이야기 들을 때 마다 거짓말 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 남들도 다 하는 걸 나만 하는 것 처럼 보일까봐.

Q. 피아노라던지 랩 연습을 하는 건 어떤가? 즐거운가?
A. 고되고 어렵고 하기 싫은데 일이니까 해야 한다. 아예 없던 능력들을 키우는 거니까 처음에는 하기 싫어 미치겠는데 나중에는 재미있어지더라. 지금도 시간 나면 피아노도 쳐 보고 가사도 써보고 그런다. 할때는 괴롭지만 취미생활이 하나씩 생기는거니까 재미있다.


Q. 연기는 어쩌다 하게 된 건가? 언제부터 배우가 꿈이었나?

A. 어렴풋한 동경은 중3때 부터 가졌지만 '내 꿈은 배우야'라고 당당하게 말 할 수 있게 된 건 연기과에 지원한 다음이었다. 그 전에는 꿈이 배우라고는 말을 못했다. 극단 생활을 하면서 선배들과 무대에 올라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연기를 배워야 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연기과를 갔다. 2009년이었다. 부모님도 제꿈이 배우인건 2009년, 제가 23살때 아셨다. 그때만 해도 그 극단에서 공연하는 것이 꿈이었다. 바로 제 앞에 있는 목표, 그것만 하면 소원이 없겠다라는 심정이었다. 아직도 그 꿈은 못 이루고 있지만... 어쩌다가 영화 '파수꾼'에 캐스팅 되었지만 데뷔하려고 찍은 영화는 아니었다. 아카데미 졸업생 중에서 연구과정에 찍은 일종의 학생영화였는데 영화가 주목받고 상도 받고 그러면서 저에게 관심이 오며 소속사도 생기고 데뷔하게 되었다. 데뷔 이후에는 독립영화, 저예산영화, 간간히 TV드라마의 단역, 영화 단역, 조연을 거치게 되었는데 '나도 언젠가는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배님들 처럼 상업영화를 해 보고 싶다'는 바램이 생기더라. 상황에 따라 꿈이 계속 바뀌었다.

Q. 그렇다면 가장 최근의 꿈은 이룬거다.
A. 제 생각보다는 이르게 상업영화에서 주연도 해보았다. 진짜 운이 좋게 인복이 좋아 사람을 잘 만나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좋은 선배님들도 만나고 이준익 감독님을 비롯해 좋은 감독님도 많이 만났다. 데뷔 초에 고생한 시기도 있었다. 조급해 지고 마음이 아플때도 있었지만 꿈꿨던 앞날에 비해 꽤 이르게 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저예산영화나 독립영화를 할 때는 개봉관을 찾기 힘들고 특정 극장에 가야만 볼 수 있었는데 "드디어 박정민 영화를 우리집 앞에서 볼 수 있다"라는 팬분들의 말이 너무 좋더라. 부모님도 아무 극장에서 제가 나오는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게 가장 좋다.

Q. 팬들에게 굉장히 잘 하는 배우라고 들었다.
A. 제가 나온 영화를 봐 주시는 분들인데 얼마나 고마운 분들인가. 감사한 마음을 표시하는 것 뿐이다. 별거 아닌 저를 위해 지방의 무대인사까지 따라 다니시며 사진도 찍어 주시고 응원도 해 주시는 분들이다. 낯선 도시까지 버스타고 극장 찾아 와 주시는게 얼마나 고된지 아니까 악수라도 더 해드리고 싶고 사진도 더 찍어드리고 싶더라. 그렇게 해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팬분들 만나면 제가 즐거워 진다.

Q. 상업영화에서 당당하게 주인공으로 첫 영화를 선보였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이 자리까지 왔는데 소감은 어떤가?
A. 너무 힘들다. 아직 제가 그럴 만한 배우가 아니고 위치도 아닌데 이준익 감독님이 감사하게 기회를 주셨다. 능력이 아직 안되는데 경험도 별로 없고 경력도 모자라니까 많은 것이 부담스럽더라. 어떤 상황이 닥쳐도 잘 헤쳐나갈 노하우가 있다면 부담도 콘트롤 할텐데 처음이다보니 모든 감정과 상황이 버겁고 같이 영화 만드는 사람들에게 미안해지고 제 탓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선배님들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이준익 감독님은 '너덜너덜 해 진다'라고 표현하시던데 진짜 그 표현이 어떤 건지 알겠더라. 온갖 감정이 수십번도 더 왔다갔다해서 촬영 후 집에 가면 멍하게 쇼파에 누워서 꼼짝도 안하고 한시간 가까이 퍼지게 되더라.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고 머리 속에서 삐~하는 소리가 들리는 그런 상태로 있었던 날이 많았다.

Q. 영화를 아직 안 본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A. 봐주세요~~ 제발. 재밌습니다. 재미있을 겁니다! 많이 웃다 나가실 것 같다.

변신의 귀재 박정민과 대체 불가 김고은이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모습과 반전 매력을 펼치는 영화 '변산'은 현재 상영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메가박스㈜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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