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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크리닝] '아이 필 프리티',산뜻한 로맨스 발칙한 웃음 ★★★

기사입력2018-06-0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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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다이어트를 위해 헬스장을 방문한 르네(에이미 슈머)는 등록부터 쉽지 않다. 살집이 있고 발 사이즈도 다소 큰 그녀가 더 큰 사이즈가 없냐 속삭이듯 묻자 눈치 없는 직원은 목청껏 동료 직원에게 묻는다. "사이즈 엑스라지!! 직원용으로 빼놨던 큰 거 없어?" 통통한 체형의 여성이라면 한번쯤은 겪었을 각종 에피소드가 총망라된 것이 이 영화 '아이 필 프리티'의 첫 시퀀스다. 마치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통통한 브리짓에게 일어나던 일들을 더 강화시킨 것 같은 내용이다. 브리짓과 르네의 차이점이라면 르네는 훨씬 더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 비포 스크리닝
패션 화보에서 금방 튀어나온 모델같은 여성에게는 전화번호를 묻던 남자가 빨간 옷을 입은 르네를 마트 직원으로 오해해 물건의 위치를 묻는다. 예쁘지도 늘씬하지도 않은 르네는 차별적인 시선 속에서 갈수록 소심해지고 움츠려든다. 그러다 보니 될 일도 안 되는 게 그녀의 일상이다. 자, 다시 헬스클럽으로 돌아가자. 스피닝을 하려고 기구 위에 올라탄 르네, 갑자기 기구가 망가지며 바닥에 나뒹굴게 되고, 르네는 사고로 머리를 다친다. 사고 이후 르네에게 기적같은 일이 벌어진다. 거울 속에 자신이 그토록 바라마지 않던 모델이 서있었던 것이다. 사고 후 '마법'처럼 외모가 달라진 르네의 일상은 그때부터 달라진다.


'아이 필 프리티'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2001)와 '나를 미치게 하는 여자'(2015)의 사이 어딘가에 있는 영화다. 전작 '나를 미치게 하는 여자'에서 사랑은 믿지 않고 자유로운 연애만 하고 싶은 당당한 싱글 에이미를 연기했던 에이미 슈머가 이번에는 사고 후 자신이 '예뻐졌다'고 믿게 된 여자 르네를 연기한다.

▶ 애프터 스크리닝

사실 르네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진짜로 예뻐진게 아니다. 세상 눈에 르네의 외형은 여전히 르네이다. 반면 르네의 눈에만 자신이 예뻐진 것처럼 보이는 것인데 '아이 필 프리티'가 독특한 점은 르네가 보게 되는 '예쁜 나'를 관객은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에서 관객들이 할(잭 블랙)에 눈에 비치는 늘씬한 로즈메리(기네스 팰트로)를 볼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아이 필 프리티'에서 르네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에이미 슈머의 외형이다. 앞서 소심하던 르네가 사고로 자신을 예쁘게 인식하게 된 후 달라진 것은 외형이 아니라 내면이라는 점을 이 영화는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여기서 이 영화의 재미이자 함정이 발생한다. 아무도 자신을 예쁜 모델로 보고 있지 않은데 그렇게 행동하는 르네의 행동이 재미를 유발하는 반면 '예뻐졌다'는 이유 하나로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 르네의 말과 행동이 ''여자는 외모에 따라 평가된다'는 편견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르네의 외모는 그대로인데 다만 자신감이 생겼다는 이유 하나로 주변 사람들도 그녀를 다르게 대하고 사회적 평판 역시 달라진다. 영화가 사람을 외모로 평가하고 차별하는 세상이 아니라, '자신감을 가지면 다 달라진다'며 화살을 개인의 내면으로 돌리는 것이다. 마치 허무한 자존감 강화 자기계발서의 '자신감 뿜뿜' 목차 첫장을 읽는 것 같다.

물론 발칙 당당한 에이미 슈머의 유머는 이 영화에서도 유효하고, 익숙한 로맨스 공식 안에서 진행되는 착한 남자와의 로맨스도 산뜻하다. 다만 '나를 미치게 하는 여자'처럼 기존의 편견을 깨부수는 내용을 기대했다면 다소 맥이 빠질 수 있다. 에이미 슈머에게는 좀 더 신선한 시선, 색다른 웃음을 기대했으니 말이다. 미셸 윌리암스가 코믹한 목소리의 화장품브랜드의 CEO 에이버리를 연기하고 반가운 얼굴 로렌 허튼이 에이버리(미셸 윌리암스)의 할머니로 출연한다. '아이 필 프리티'는 오늘(6월 6일) 개봉했다.




iMBC 김송희 | 사진 퍼스트 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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