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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조진웅이 이야기 하는 ‘독전’의 열린 결말. 그리고 약빤 연기

기사입력2018-05-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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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독전’에서 슬림하고 길쭉하고 그리고 거대해서 스타일리쉬 했던 몸매로 또 한번 인생캐릭터를 갱신한 조진웅을 만났다. 고무줄 몸매의 대표적인 배우라고는 하지만 인터뷰 장소에서 만난 조진웅은 안타깝게도 ‘독전’의 ‘원호’가 아니었다. 이 남자 정말 변화무쌍하다. 수다 본능을 장착한 조진웅은 영화에 대한 질문에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독전'을 찍으면서 얼마나 많은 고민에 빠져 있었는지를 느낄 수 있는 모습이었다.


Q. ‘독전’ 너무 멋있었다. 배우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셨나?

A. 일련의 과정들이 생각나고 편집된 장면들이 생각나더라. 영화 보니까 의도했던 지점들은 말이 되게 짚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후회는 좀 되는데 지금 와서 돌이킬 순 없고, 그런 것들이 계속 쌓여진 게 보여서 객관적으로 보기는 쉽지 않다. 이번 영화는 저희가 어떤 느낌을 내자고 했던 의도는 보여진 것 같다. 주변 지인들은 시나리오를 잘 지켜냈건 거 같다고 해주시더라. 결과물을 보고 나서 감독님과 이야기 할 때는 ‘그걸 왜 놓쳤지?’라는 이야기를 했다.

Q.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느낌이 어땠나?
A. 처음에 시나리오 받았을 때는 그냥 직진하는 영화고 답이 다 나온 영화라 뭐가 어렵겠나 싶었다. 그런데 쉽지 않더라. 직진이라 생각했는데 가서 보니 또 뭔가 있고, 개연성이 맞나 고민하게 되더라. 희한하게 그런 지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머뭇거림은 없었다.

Q. 영화에서의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이번에는 어떻게 체중감량을 하셨나?
A. 다이어트, 다시는 안 할거다. 조각미남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배우들, 그러니까 데뷔 때부터 미남이던 배우들의 DNA는 흉내내기 쉽지 않다. 그런 침구들을 뒷풀이에 가서 만나면 나는 ‘니네처럼은 못살겠다’고 한다. 다이어트하는 친구를 보면 김치도 염분 때문에 물에 빨아 먹고 그러더라.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 한번은 해봤는데 더 이상은 못하겠더라.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 때는 개인 PT를 붙여서 몸을 만들려고 했는데 꾀부릴 까봐 그냥 액션스쿨을 갔다. 권지훈 무술감독의 액션스쿨을 매일 가서 미친 듯이 운동을 해야 했다. 집에서 액션스쿨로 출발할 때 손이 덜덜 떨릴 정도였다. 얼마나 혹독하게 시키는지…


Q. 노르웨이에서의 촬영분은 굉장히 멋있더라. 색감만으로도 분위기가 잡히더라.
A. 힘들었다. 비행기 오래 타는 거 못 견뎌 하는데 진짜 오래 걸리더라. 노르웨이에의 촬영이 마지막 장면이었는데 20시간 이상 걸려 갔었다. 직항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중간에 갈아타고 하는 일련의 과정도 도움이 되었던 거 같다. 날씨도 영하 18도고 너무 추운데 청량감은 있더라. 쉽게 가는 과정이 아니다 보니 뭔가 가는 여정에서 생각의 정리가 많이 되는 것 같았다.

Q. 무엇에 대해 그렇게 생각을 많이 하셨었나?
A. 원호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하게 되더라. 그토록 잡고 싶었던 이선생이 누구인지를 드디어 알게 되었는데 왜 머뭇거리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동료가 죽게 되고 뭔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면서 내리막 길에서 자전거를 탔는데 브레이크가 먹히지 않는 기분이랄까. 내가 이걸 왜 탔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주저하고 머뭇거리게 되고… 이선생을 잡아야 하는데 뭔가 희석이 되고 중탕되면서 상황과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내가 왜 여기까지 왔지?라고 생각하는데 ‘이제 어쩌실 거예요?’라는 질문을 ‘락’이 하더라. 질문을 받는 순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조적인 말이 나오더라. ‘살면서 행복한 적이 있었냐?’라는. 편집 되진 했지만 ‘락’을 보면서 ‘왜 그렇게 살았어?’라는 말을 하는데 그 이야기는 ‘원호’ 자신에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조진웅에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락’에게 하는 말 같기도 했다.
관객이 그 장면을 어떻게 볼지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많은 질문이 왔던 장면이다. 범죄오락영화인데 이상하게 많은 것들이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우울하고 차분한 느낌.


Q. 영화가 열린 결말이었다. 그렇기에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더라.

A. 저희가 의도한 건 열린 결말이지만 촬영 당시에 버전 픽업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총소리가 2번 나자, 문이 열리고 개가 나오면서 총소리가 나고 깨갱 소리가 나자 등등 많은 버전이 있었다. 열려있다는 건 무책임하게도 관객들에게 결론을 맡기는 건데 이 영화의 불친절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가지고 놀 수 있는 게임인 거 같다. 사실 제작사 대표와 저도 해석이 다르고 매니저도 다르게 해석하더라.

Q. 영화 속에서 일명 ‘약빤 연기’를 선보이신다. 어떻게 촬영한 장면인가?
A. 마약 흡입하는 장면인데 하나는 소금가루였고 하나는 분필가루였다. 촬영당시에는 그럴싸하게 보였고 배우들에게 그 가루의 정체가 뭔지는 알려주지 않았었다. 처음엔 하는 시늉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감독이 컷을 안 하는 거다. 그래서 쭉 갔는데 와… 머리가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웠다. 그래서 잠깐 촬영이 중단되었다. 기침도 심하게 해서 씻는 중에 거울을 보는데 그때 내 눈이 완전 맛이 간게 너무 보기 좋았다. 분장으로 나올 수 없는 제대로 충혈되고 고통스러운 눈이었다. 그래서 감독에게 지금 바로 찍자고, 나 괜찮으니까 지금 이 눈일 때 찍어야 하다고 해서 그 장면을 찍었다. 분장은 하나도 안 하고 생으로 가는 소금과 분필 마셔서 나온 표정인데 정말 미칠 것 같더라. 제대로 건진 장면이다. 너무 고통스럽더라. 3번까지는 하겠는데 더는 못하겠더라. 굉장히 힘들었다. 독한 이해영 감독은 일부러 컷을 하지 않고 내심 내가 실제로 하기를 바랬던 것 같다.(웃음)


Q. 같이 연기 한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도 해 달라. 류준열은 어땠나?
A. 이번에는 남자와의 케미는 없었으면 했는데, 류준열과의 케미는 좋았다. 작업하면서 진짜 ‘락’을 바라보게 되었고 류준열에게는 그런 매력이 있다. 건강한 에너지가 있는 친구다. 내가 지치고 집에 가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류준열은 전혀 그런 게 없더라. 선배가 되서 더 잘 해야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대사가 많지 않은 연기라서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류준열이 했던 연기가 쉬운 연기가 아니었다.


Q. 김주혁을 비롯해 다른 배우들도 정말 멋있었다.

A. 김주혁과의 장면은 굉장히 오래 찍었고 너무 더웠다. 김주혁 선배와는 처음 작업하는 거였는데 이런 캐릭터는 처음 봤다. 의상 피팅부터 일련의 과정이 있었는데, 그 과정중에는 선배를 보지 못했었다. 같은 장면을 내가 재현해야 했기에 이 장면에서 선배는 어떻게 입으신대? 물어보며 확인은 했지만 현장에서 선배가 딱 나오는데, 책에서 튀어나온 나온 캐릭터 같았다.
김성령의 빨간 재킷도 너무 멋있었다. 원래 그 역할이 남자 역할인데 감독이 여자로 바꿨다고 하더라. 남자가 해도 강렬하기 힘든 캐릭터인데 김성령이 완전하게 완성했다. 브라이언 역할도 마찬가지였다. 차승원은 너무 유쾌했다. 힘든 액션 찍으면서 그렇게 유쾌하게 찍은 적이 없었다. 당 떨어진 사람에게 초콜렛 먹인 느낌이었다. 고단한 액션이었지만 너무 즐겁게 찍었다. 지치는 스탭없이 촬영했다. 차승원은 워낙 자기관리 많이 하시는 분이라 에너지, 체력이 굉장하더라.
우리 영화는 조연들이 진짜 얄밉게 연기 하더라. 선창도 너무 멋있었고 그래서 부러웠다. 풀샷에서 선창이 들어가는데 싸악 웃으면서 가더라. 그래서 내가 “너는 그거 들어가는 데도 뭐 하나 하고 가냐?”라고 했다. 내가 연기한 원호는 특별히 하는 거 없이 계속 진지하기만 한데 브라이언은 ‘믿음을 가지세요’ 하고 주혁이 형도 멋있고, 선창도 멋있고… 많이 부러웠다. 배우로서 그런 게 되게 부럽더라. 뭔가를 해서 장면을 살리고 캐릭터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거. 코미디도 하고 싶어서 부러웠다. 하지만 나는 그런 걸 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

Q. 이해영 감독의 디렉션은 어땠나?
A. ‘한꼬집을 더 해라’ 라는 식으로 디렉팅을 하더라. 감독과 해석이 다른 부분은 없었는데 감독은좀 더 친절한 시선, 냉정한 시선에서 좀더 좀더 한꼬집만 더 해달라고 하는데…. 그런 표현들이 재미있었다.

Q. 영화가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등급에 대해 아쉬운 건 없는지?
A. 제가 15살이라면 ‘오~예!’ 할거 같다. 성인 입장에서는 15세면 너무 밋밋하게 나온 게 아닌가 생각 들기도 하겠지만 15세를 맞추기 위해 편집된 건 없었다.

영화 ‘독전’은 개봉 5일차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42일만에 한국영화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했다. 올해 가장 강렬한 범죄극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영화 ‘독전’은 현재 절찬 상영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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