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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권율 "연기도, 행복도 주변을 돌아볼 줄 알아야"

기사입력2018-04-3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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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챔피언'에서 마음보다 잔머리가 먼저 도는 스포츠 에이전트 '진기' 역할로 연기를 한 배우 권율을 만났다. 2014년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의 아들 '이희'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배우 권율은 작년 드라마 '귓속말'에서의 악역 '강정일' 을 통해 폭발적인 연기력과 섬뜩한 카리스마로 2017년 SBS 연기대상에서 남자 우수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얼핏 앳되보이기도 하는 외모 탓에 '데뷔한지 얼마 안된 신인이 실력이 좋은데?'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지만 권율은 참여한 작품이 30건에 달할 정도의 데뷔 10년차 배우이다.


Q. 언제부터 연기자를 꿈꿨었나?

A. 어릴때부터 나서기 좋아하고 까불기 좋아하는, 설치는 캐릭터였다. 외향적인 성격, 친구들 사이에서 재미있는 친구였다. 어릴때부터 배우가 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배우가 되는 건지 몰라서 처음에 부모님께는 PD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신방과를 가면 또는 PD가 되면 어떻게든 배우도 될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이후 중학교 2학년 이후 부터는 구체적으로 배우를 목표로 꾸준히 꿈을 키워왔고, 대학 전공으로 진학하고 업으로 선택하면서 더 연기에 대해 진지하고 깊게 공부하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Q. 영화 홍보 하시는 모습을 보니 꽤 적극적이고 유머러스한 성격 같더라.
A. 살짝 낯을 가리긴 하지만 친한 사람들과는 장난도 많이 치고 농담도 하는 캐릭터다. 공식 행사에서는 홍보를 위해서 제가 좀 더 붙임성 있게 하려고 하는 편이다.

Q. 그런 성격이 이번 배역과 너무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꽤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캐릭터였다.
A. 제 성격과 비슷해서 잘 할줄 알았는데 연기로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건 또 다르더라. 그래서 더 힘들었다. 코미디 연기가 더 어렵더라. 더 맛깔스럽게 살렸어야 했는데, 다 불만족 스럽긴 하다. 한참 전에 촬영한 것이라 그래서인지 더더욱 시간이 흐른 후에 보니까 아쉬운 부분이 많더라.
허세, 돈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캐릭터였다. 유복했던 집안에서 자랐는데 갑자기 바닥으로 떨어진 이후의 생활이 돈에 대한 컴플렉스와 불만으로 가득했던 인물이다. 허세, 허풍끼를 '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느낌으로 부각시키고 싶었다. 초반에 진기의 그런 부분이 많이 부각되어야 후반부 아버지와의 관계가 보여질때 인물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있을 것 같았고 반전의 모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말투와 동작들을 좀 더 과장되게 하였다.



Q. 그런 의도들이 많이 살았던 것 같다. 언론시사회 때 마동석이 권율의 대사가 랩에 버금간다고 했었다. 대사량도 많았었다.

A.대사량은 엄청나게 많았다. 대사도 많았지만 그 많은 대사를 리듬감 있게 템포를 살려서 하는 게 어렵더라. 가족 코미디다 보니까 말 맛을 살리는게 포인트였는데, 그래서 마동석 선배에에게 많이 도움을 받았다. 선배가 코미디에도 일각연이 있어서 쫒아다니면서 귀찮게 물어보기도 했고 나중에는 내가 현장에서 선배를 웃기기 위해 준비도 많이 해 가고 그랬다.

Q. 영화에서 보니 마동석씨의 팔 힘이 대단하게 보이던데 실제로도 팔 힘이 센가?
A. 실제로 이 영화를 찍기 2년쯤 전에 소문을 들은 게 있다. '놈놈놈' 촬영때 국내배우 100여명에 중국 보조출연자들 까지 합해서 엄청나게 많은 남자배우들이 있었는데 대기시간에 팔씨름 대회를 했었다고 한다. 무술팀이 가장 잘할거라 생각했고 실제로도 무술팀들이 선전했었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마동석이 우승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들렸다. 실제로 운동을 어려서부터 오랫동안 해와서 힘을 쓰는 원천이 다른거 같더라. 복싱을 오랬동안 했었다고 하고 진로도 복싱을 고민할 정도로 깊이 있게 운동했었다고 하더라. 뿐만 아니라 웨이트도 오랬동안 했던 분이라 그런지 액션 합도 너무 잘 짜고 한 동작을 해도 힘 있게 그림이 이쁘게 나오게 잘 하더라. 많은 경험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게 아닌가 싶었다.

Q. 팔씨름에 대해서는 촬영 전부터 알고 있었나?
A. TV 쇼프로그램을 통해 이런 분야가 있다는 걸 알수는 있었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디테일하게 알게 되었다. 체계적으로 훈련을 한다는 것에 놀랐고 또 선수들이 굉장히 프로의식을 가지는 모습에도 놀랐다. 팔씨름 하면 그냥 아무 준비 없이 힘으로만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대로 된 훈련과정이 필요한 스포츠더라. 영화 준비를 하면서 동영상들도 찾아봤는데 정말 덩치 큰 사람을 체구가 작은 여자 선수가 기술로 이기는 걸 봤다. 단순한 힘겨루기가 아닌 제대로 기술을 부릴 수 있는 스포츠더라. 마동석과 팔씨름 선수 협회분들이 진짜 고생을 많이 하며 촬영 했었다. 영화에서는 컴팩트하고 효과적으로 전달 된 것 같았다. 더불어 팔씨름 자체가 스포츠로 보일 수 있게끔도 잘 보여졌다고 생각한다.


Q. 선수로 출연하는 것도 아니고 스포츠 에이전트 역할이었는데 어떻게 팔씨름 영화에 출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건가?

A. 팔씨름이라는 스포츠에 대한 신선함, 생소함, 궁금함이 시작에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 다음에는 진기라는 캐릭터, 뭔가 방방 날아다니는 가벼움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인물이 흥미로웠다. 짧게지만 아버지와의 관계를 통해 숨겨진 단면이 들어나면서 감정의 진폭이나 성장의 과정이 가장 진동추가 큰 인물이어서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Q. 영어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A. 제가 연기했던 인물은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아니고 유학생이어서 완벽하게 영어를 잘 할 필요는 없었다. 현장에서 영어 자문을 해 주시는 분도 계셨고, 저는 유학생 티가 나는 영어를 하려고 애썼다.

Q. 지금까지 권율이 참여했던 작품을 보면 작품의 규모 보다는 캐릭터적인 면을 강조할 수 있는 작품을 고르는 것 같더라. 그러면서도 흥행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A. 대중적인 흥행은 사전에 가늠하기 힘들더라. 그렇기에 흥행을 점치고 작품을 고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는 그저 작품적으로 완성도가 있고 캐릭터의 매력, 시나리오의 매력이 있는 작품이면 선택하는 편이다. 감정의 진폭이 커서 배우로 성장하고 도전할 수 있는 캐릭터라면 좋겠고, 시나리오가 재미있다면 주저하지 않는다.

Q. 가장 의미있는 작품으로 '명량'을 꼽으셨더라.
A. 저에게 기회를 줬던 작품들은 다 소중하고 감사한 작품들인데, 하지만 '명량'은 많은 분들이 봐주셨다. '명량' 이전에는 일이 하고 싶어도 의지대로 할 수없는 상황이 많았는데 '명량' 이후에는 그래도 오디션을 가거나 감독님을 만나도 저에 대한 설명이 많이 없어도 되더라. 저에게 큰 전환점이 되고 인간적으로 자신감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감사한 작품이다.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A. 스며드는 배우, 젖어드는 배우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캐릭터에 잘 스며들었으면 좋겠다. 어디에 어떤 장르 역할이건 잘 스며들 수 있는 배우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아직은 저를 보여드리는 것 보다 제가 맡은 것을 최선을 다 하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감독님의 방향, 시나리오의 의도에 부합할 수 있게 저의 전력을 다 투구하는 중이다. 경험이 쌓이고 내공이 쌓이면 감독이나 시나리오의 의도 이상의 뭔가가 나오겠지만 지금은 저에게 주어진 캐릭터를 온전히 다 해내는 것도 큰 숙제다.
작년 연말 방송국에서 우수연기상을 받고 난 뒤 올해 초 우연히 제가 했던 '귓속말'을 다시 보게 되었다. 당시에는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던 연기들이 다시보니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 그때 주변에서 해줬던 코멘트들이 연기할 당시에는 잘 이해가 안 되었는데 나중에 내 연기를 보면서 생각해 보니 무슨 말이었는지 이해가 되더라. 악역이라 몰아치기만 했었는데 거기서 좀 강약이 있었더라면 더 무섭게 느껴졌겠구나를 알게 되었다. 더 많이 열어두고 연기하고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다.

Q. 권율의 소소한 행복은 무엇인가?
A. 최근에 '고등래퍼'를 재미있게 봤었다. 거기서 김하온이 하는 말이 "행복은 주변에 있다"고 하는데 진짜 그런것 같다. 욕심내고 부족한 걸 찾으려고 하면 끝도 없이 스스로 작아지고 불행해지는데, 사실 주변을 돌아보면 행복할 수 있는 이유들이 많다. 나는 스포츠광인데,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NBA 플레이 오프를 틀고, 챔피언스리그 4강을 보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가 행복한 게 무엇일까를 인식하고, 행복하다는 것을 실감하며 사는 게 재미있고 행복한 일상이다. 일상 자체가 소소하지만 가장 중심이 되는 행복 같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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