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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봉태규 "'리턴'을 만난 건 정말 천만 다행, 나만의 악역 보여줄 수 있어 기뻤다" ①

기사입력2018-03-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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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수목드라마 '리턴'에서 김학범 역할로 악역을 펼쳤던 봉태규가 23일 마포구 합정동 신한류플러스에서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랜만의 복귀작이었는데 그만큼 강렬한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각인된 봉태규는 '리턴'을 어떤 작품으로 생각할까? 오랜만에 연기로 돌아와 대중에게 사랑받은 것이 흥분되었는지 봉태규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Q. 어제 '리턴'이 종영했다. 소감이 어떤가?

A. 11년 만에 해 본 긴 호흡의 드라마였고,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가 마지막에 죽어서 그런지 집에 돌아가니 뭔가 헛헛했다. 새벽에 집에 도착해보니 아기와 아내는 자고, 나도 분장을 씻어내고 잘 준비를 하다가 갑자기 울컥해서 혼자 울었다. 캐릭터가 죽어서인지, 오랜만의 긴 작품을 끝냈다는 안도감인지 이유는 정확하게 모르겠는데 이런식의 울컥함은 배우생활하면서 처음 겪어보는 특별한 경험이기도 하고 무안하기도 했다.

Q. 작품이나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 것 같다.
A. 너무 해보고 싶었던 악역이었다. 기존의 이미지 때문에 그럴 기회가 거의 없었다.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도 고민했고, 작품을 하면서도 보시는 분에게 어색해 보이거나 안 어울릴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많이 좋아해주시고, 좋은 이야기를 해주셔서 기분 좋았다. 제가 한참 활동을 했던 게 2008년이었는데 그때 이후 여러가지 일이있었고 의도하지 않게 공백기도 길어졌다. 막연하게 10년 동안 이런 순간을 너무나 기다려왔았다. 많은 사랑도 받아서 말로 표현 못하게 좋다. 나를 캐스팅해준 감독님과 작가분에게 감사하다. '광수 동생 광태' 이후 나의 대표작이 바뀌게 되어서 너무 좋다. 사실 이 작품을 못 할뻔도 했다. 처음에는 거절했었다. 처음 대본을 보고 느낀 건 너무 믿도 끝도 없는 악인이었다. 그래서 나 다운 뭔가를 보여줄 자신이 없었다. 대본에서 학범의 분량도 적었다. 롤이 크지 않았기에 다양한 걸 보여주지 못 할것 같았고 그래서 고민스러웠을 때 매니저가 막연하게 이 작품 잘될 것 같다고 하고, 아내도 잘 될것 같다고 하더라. 감독님과 상의 했을 때 친절한 대본은 드문 편이지 대본에 없는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알아서 표현해도 된다고, 하고 싶은 건 해보라고 해 주셔서 참여하게 되었다. 아찔했다. '리턴'을 안 한 건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이 작품을 해서 정말 천만 다행이다.

Q. '리턴'에서 연기했던 학범은 너무나 나쁜 사람이었다. 어떤 생각으로 연기를 했었나?
A.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연기했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나라 드라마에 재벌 악역들이 많이 등장했다. 기존에 보여진 재벌 악역들과 겹치지 않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내가 악역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의상도 더 캐주얼하게 입었고, 나쁜 짓을 할 때도 심각하거나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행동했다. 악행을 저지를 때는 편하게 일상적으로 보여지길 원했다. 그래서 천진난만하게 웃으면서 시체를 묻으러 갈 수 있었다. 학범이 갖고 있는 폭력성은 사람을 죽이거나하는 사이코패스적인 성향이라기 보다 그 누구도 존중하지 않고 동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성향이라고 생각했다. 때리거나 하는 물리적인 폭력보다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동등하지 않은 것이 진짜 폭력이라고 생각했고, 학범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인물로 연기했다.


Q. 기존에 없던 독특한 악역을 만들어 내셨다. 만족도가 높으신가?
A. 전씬에서 이러했으니 다음씬에서는 감정이 연결되어야 한다는 식의 흐름은 학범에게 적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입체적으로 보였을 것 같다. 만족도는 연기에 대한 것 보다 이런 캐릭터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린 것에 대한 만족이 크다. 봉태규가 정말 재미있거나 찌질한것도 많이 보여줬는데 이런 캐릭터도 설득력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연기적인 부분은 오래 쉬기도 해서 갈증이 많았고 쉽게 채워지지 않겠지만 이런 역할을 보여줄 수 있었다는 만족도가 크다.


Q. 학범 캐릭터의 패션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는데 어떻게 신경을 썼나?

A. 원래에도 패션에 관심이 많은데 학범의 스타일은 스타일리스트와 상의해서 만들었다. 요즘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은 러시아 디자이너들이 흐름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쇼 영상들을 보면 군인같이 각진 머리를 많이 하고 나온다. 패션쇼에서 참고해서 스타일리스트가 헤어스타일에 대한 아이디어를 줬다. 안경의 경우 디자인이 트랜디하지는 않지만 학범의 성향도 보여줄 수 있는 스타일로 골라 악세사리로 보여주고 싶었다. 의상은 기존 재벌 아들은 수트를 많이 입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도 재벌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확인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더 캐주얼하게 의상을 입었다. 의상이 자유분방해야 캐릭터가 구분될거 같아서 한벌 한벌 스타일리스트와 고민하고 상의해서 골랐다. 한 씬도 허투루 넘어간 의상이 없었다.

Q. 아내분은 학범 캐릭터에 대해 뭐라고 하던가?
A. 아내가 '쓰레기'라고 했다. 어쩜 저럴 수 있냐고 하면서 저런게 다 대본에 써 있는거냐고 묻더라.

Q. 극중 인물들과 '악벤져스'라는 별명이 생겼다. 같이 연기 했던 배우들과 각별해졌을 것 같다.
A. 악벤져스와는 진짜 많이 친해졌다. 촬영 내내 서로 많이 의지했다. 성록의 경우 통화를 자주했는데 시청률 결과로 기뻐하고 찍을 씬을 고민하기도 하고 차기작에 대한 고민도 같이 터놓고 고민했다. 진욱과는 동갑인데 괜한 의지가 되었다. 누가 죽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제일 많이 했었다. 처절하게 죽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많이 했다.

'리턴'은 도로 위 의문의 시신이 발견되고 살인 용의자로 떠오른 4명의 상류층 인물, TV 리턴쇼 진행자 최자혜 변호사가 촉법소년 출신 독고영 형사와 함께 살인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사회파 스릴러로 종영 시청률 16.7%를 기록했다.


봉태규 인터뷰 2편 보기




iMBC 김경희 | 사진 제공 = iM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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