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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불륜에 빠진 수목드라마… 이게 최선인가요

기사입력2018-03-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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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수목드라마 tvN '나의 아저씨'와 MBC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가 동시 출격했다. 두 드라마는 시청률 면에서도 큰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동시에 불륜이라는 코드를 심어놓으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손 꼭 잡고'의 경우에는 방송 시작 전부터 이 부분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시한부 여주인공이 새로운 사랑을 떠나고, 남편의 첫사랑이 다시 나타나 위기감을 조성하는 설정이 흔한 막장드라마와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이를 부인하며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포장했던 '손 꼭 잡고'는 첫방송 공개 이후에도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면 "남편하고는 너무 슬퍼서."다른 사람을 찾겠다고 예고하거나, "나 김도영 씨 뺏으러 왔어."라며 대놓고 선전포고하는 첫사랑의 모습은 드라마적 설정으로 치부하기엔 대중적 정서와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나의 아저씨'도 마찬가지다. 그럴싸한 화면으로 아름답게 포장되고, 주인공 남녀가 아닌 주인공 아내의 바람이라곤 하지만 꼭 이 방법 밖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오히려 투박하고 퍽퍽한 극중 상황 속에서 유독 불륜 커플만이 로맨틱하고 영상미 넘치게 그려지며 의아함만 남겼을 뿐이다. 가뜩이나 설정 상 24살 차이 나는 남녀, 대놓고 아저씨로 불리는 45살 남자 주인공과 21살 여자 주인공의 등장으로 방송 전부터 멜로 색깔을 빼기 위해 애썼던 작품인데, 아내의 불륜을 빌미로 이 새로운 사랑을 발견하게 되는 설정만은 아니길 빌게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따뜻한 봄과 함께 찾아온 감성드라마들에 많은 기대가 쏠렸으나 그 시작은 다소 위태로웠다. 동시간대 승승장구 중인 SBS '리턴'은 불륜이 등장하긴 했으나 나쁜 놈들의 흔한 나쁜 짓 중 하나였기에 자연스럽게 분노가 이어질 수 있었다. 차라리 복수극에 등장하는 불륜 남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통쾌한 복수를 위한 하나의 사전작업으로 넘어가곤 한다. 하지만 감성적으로 아름답게 포장된 멜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불륜은 또 다른 사랑의 형태라고 이해하기엔 너무나 위험하다. 그게 아무리 현실적일지언정 꼭 드라마에서 때마다 다시 보여줄 만큼 새롭지도, 유쾌하지도 않은 소재이기 때문이다. 결국 인물들이 불륜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당위를 잘 설명해야 공감대를 얻게 될 텐데, 그게 성공한다고 해도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이었는지 쉽게 납득가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매번 방송이 될 때마다 논란이 되는 불륜 미화 드라마가 아니라 평범한 멜로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순 없었던 것일까. 한 예로 역시 수목에 방송 중인 KBS 2TV '추리의 여왕'의 경우에는 아예 시즌2에서 여주인공을 이혼시키고 나서야 로맨스의 싹을 틔웠다. 시즌1에서는 남녀주인공의 유쾌한 공조만으로도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모든 남녀의 만남이 사랑이 될 필요도, 또 굳이 기혼남녀의 불륜이 사랑으로 미화될 필요도 없을 텐데, 갓 시작한 두 수목드라마의 선택이 애석할 따름이다.




iMBC 김은별 | 사진 각 드라마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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