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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한 멜로 퀸, 손예진

기사입력2018-03-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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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청순하고 지순한 멜로 연기를 펼치며 독보적인 멜로 퀸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손예진을 만났다. 근래 들어 정통 멜로 장르물이 만들어 지지 않았다는 이유도 있지만 출연했던 멜로 작품들을 모두 성공시켰기에 손예진의 이름 앞에 붙는 ‘멜로퀸’의 타이틀은 그만큼 의미가 있는 것. ‘연애소설’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등 멜로 영화의 대표작이자 손예진의 출연작에 올해 또 ‘지금 만나러 갑니다’도 추가하게 된 시점이다.


Q. 오랜만에 보는 멜로였고,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 연기였다.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은 어떤가?

A. 여러 감정이 들었다. 예전에 멜로를 찍었던 장면들이 떠오르면서 감회가 새롭고 뭉클하기도 하고, 이번 영화를 보면서도 동시에 당시에 찍었던 장면이나 음악에 대한 기억, 촬영당시의 추억을이 떠오르더라. 특히 ‘클래식’이 가장 많이 떠올랐는데, 바로 얼마 전에 영화 GV를 해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암튼 ‘클래식’을 찍을 당시 불안했던 20대 초반이었고 아무것도 모르고 연기가 어려웠던 시절 현장 로케이션들이 떠올랐다. 감정 연기를 위해 음악을 들었던 것도 생각나는 등 옛 추억들이 많이 소환되더라. 배우들이 보통 자기 영화는 부정적 내지는 객관적으로 보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어느 순간부터 인가 내가 영화에 빠져서 보게 되더라. 아쉬운 부분, 부족한 부분은 보였지만 그래도 마음이 불편하지 않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음악과 영상이 어우러져 촉촉한 감성에 젖게 되는 이야기를 보게 되어 개인적으로 감사하고, 행복하고 좋았다.

Q. 20대 초반에 연기했던 ‘클래식’의 여주인공과 30대에 연기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여 주인공은 어떤 면에서 달랐나?
A.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카메라가 여주인공의 감정변화를 직접 보여주거나 가까이 보여주지 않는다. 한발 뒤쳐져서 주인공의 남편, 아이, 집안의 분위기, 가족의 관계를 통해 보여주며 주인공의 감정을 따라갈 수 있게 하다 보니 억지로 감정을 쥐어 짜내거나 계산하거나 하는 부분이 적었다. 여백이 많은 영화라고 생각했기에 너무 계산을 하면 안 맞고 거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연기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많이 해왔다. 너무 의욕을 갖고 열심히 하면 그게 연기처럼 보여질 거 같아서 연기로 보이지 않게 하고 싶었다. ‘클래식’ 때는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서 몰입하고 예민해 있었다면 이번 영화는 이렇게 편하게 연기해도 되나 싶게 감독님이 항상 한번에 오케이를 하시더라. 전작들은 항상 힘들게 찍었다. 산 넘어 산인 영화들을 찍다가 너무 건성으로 찍는 건가 싶어 걱정이 될 정도로 편하게 찍었다. 그런 편안함이 관객들에게도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Q. 극 중에서 20대를 연기하기도 했는데 너무 이질감이 안 느껴지더라. 손예진의 실제 20대는 어땠었나?

A. 저의 20대는 오로지 연기였다. 제 청춘은 연기에 다 바치고…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버렸다. 작품으로라도 풋풋했던 시절의 추억을 느낄 수 있었던 게 너무 고맙고 반가웠다. 짝사랑하던 남자와 처음 간 극장에서 손끝이라도 부딪힐까 말까 긴장하고 신경 쓰는 그런 느낌, 촬영하면서도 그랬고 영화를 보면서도 너무 설레더라. 밑바닥에 있던 말랑말랑 한 감정을 끄집어 올릴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Q. 이번 영화에서 느낀 또 다른 좋은 감정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A. 아이와 남편의 분량은 내가 현장에서 못 본 분량이라 관객의 시점으로 보게 되었다. 이렇게 연기했고, 이렇게 찍었구나 싶어 재미있었다. 극의 초반에 나는 사진으로 등장하는데, 그렇게 비쳐지는 수아의 모습이 색다른 느낌을 주더라. 지금까지의 멜로는 감정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많았는데 이 영화는 조금 떨어져서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아침마다 사진에 아들과 남편이 뽀뽀를 해주고, 인사를 하는 모습은 그 인물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그리움의 대상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더라. 제가 연기 했지만 영화 속 인물이 너무 부러웠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결혼 보다 엄마라는 존재가 한 가정에 얼마나 큰 존재인지를 느꼈다. 엄마라는 존재는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엄마가 되면 저런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그림같이 아름다운 가족이었다.
리메이크 작품이지만 이번 작품은 원작에 비해 훨씬 더 감정이 살아 있고 재미있더라. 한국적으로 더 생동감 있는 영화로 만들어져서 좋았다.

Q. 같이 연기한 소지섭이 손예진에 대해 완벽주의 같다고 하시더라.
A. 저도 제가 공부를 이렇게 했더라면 하버드를 갔을 것 같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를 열심히 안 했었는데 연기를 하면서 점점 내가 할일, 내 역할에 대한 책임감이 놀랄 만큼 늘어나게 되더라. 다른 영화에 비해 덜했는데도 불구하고 소지섭은 완벽주의자라고 봐주더라.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싶었는데 감독님은 처음 하는 그 느낌이 좋았는지 완성본을 보니 첫 테이크가 가장 많이 쓰였더라.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한 칭찬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연기에 대한 욕심은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것 같다. 책임감이 바탕이 되는 해내고자 하는 의지, ‘이 캐릭터는 이렇게 표현해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것이 욕심에 포함이 되는데 같은 말도 말투의 한끝 차이가 관객에게 받아들여지는 게 다르다. 그래서인지 항상 뭔가 다른 게 있을 것 같다는 의심을 하게 되고, 이게 진짜 오케이 컷이라는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 최대한 다양하게 풍성하게 준비를 해야 나중에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확률이 높아지는 것 같다.


Q. 이번 영화로 불변의 멜로퀸이라는 걸 또 입증해 보였다.

A. 저의 필모는 다양한 장르를 연기 했지만 관객분들이 저보다 더 저의 멜로를 많이 사랑해 주시는 걸 느낀다. 많은 기자분들이 ‘다시 돌아왔다’는 표현을 써 주시고 ‘멜로퀸’이라는 말을 해 주셔서 감사하고 기분이 묘했다. 또 다른 영화로 감동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또 그에 버금가거나 뛰어 넘을 연기를 하고 싶어서 작품들을 선택하기도 하는데 딱 맞는 시나리오는 없었다. ‘클래식’이나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얼마 전 오랜만에 다시 봤는데 연기는 잘하지 않았더라. 대신 영상이나 음악이 너무 좋았고 감독님의 연출이 돋보이더라. 그렇게 다시 보니까 좀 더 객관화가 되던데 저의 연기 때문이라기 보다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인물이었기에, 그런 감정으로 관객들이 영화를 봤겠구나 싶고, 그래서 저를 좋아해 주신 게 아닌가 이해가 되더라.
작품은 운명인 것 같다. 이번 영화는 누가 봐도 다 아는 제목일 만큼 유명한 작품이고, 리메이크작이라는 부담이 있었는데 시나리오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신인감독, 리메이크를 떠나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운명처럼 찾아온 작품이다.

Q. 작품이 운명이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A. 나는 운명론자다. 모든 건 다 정해져 있다, 큰 틀의 인생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주의다. 그래서 작품도 운명인 것 같다. 운명을 개척하고 만들어 가는 것도 믿는다. 그래서 재미있고, 궁금하다. 후회되는 순간, 힘든 순간도 당연히 있지만 그 조차도 그 일로인해 어떤 걸 깨닫게 되고 도움이 되려고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되려고 이랬던 거야’라는 주의다. (웃음)


Q. 사랑도 운명이라고 믿는가?
A.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다고 하면 “쯔쯔~아직 멀었다”고 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운명적인 사랑은 있는 것 같다. 운명적 사랑에 대한 환타지가 있다. 내 모든걸 버리고 떠나갈 수 있는 운명적인 사람이 나타나면 모든 걸 버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막상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진짜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Q. 곧 방송하게 될 드라마 소식도 알려달라.
A. 오랜만의 드라마 출연이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라는 작품인데 제 나이에 정말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일과 사랑에 대해 자극적이지 않고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 많다. 안판석 감독님이 너무 좋아서 현장이 너무 좋고 촬영장 분위기도 좋다. 캐스팅된 모든 배우들이 원래 그러려고 태어난 사람인양 잘 너무 잘 어울린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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