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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이승기 “국민 남동생 타이틀과 볼 살 버리고 믿고 보는 만능 엔터테이너로 컴백”

기사입력2018-03-1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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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도 하기 전에 드라마 ‘화유기’의 캐스팅을 알리며 제대하자마자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를 동시에 병행, 그 와중에 입대 전 찍어놓았던 영화 ‘궁합’까지 개봉하며 정말 하루도 쉴 틈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는 이승기를 만났다. 3일 전 드라마 ‘화유기’ 촬영을 끝내서인지 약간은 홀가분해 보이는 표정이었지만 눈에 띄게 마른 얼굴과 슬림한 몸매는 전역 이후 얼마나 바빴는지를 증명하는 듯 했다. 하지만 여전히 싹싹하고 밝고 솔직한 이승기였다.


Q. 살이 많이 빠져 보인다.

A. 드라마 하면서 더 많이 빠진 것 같다. 전역 후 이정도 까지 일 하게 될 줄 몰랐는데 공교롭게 일이 겹쳤다. 전역 당시 72.5킬로그램이었고 전역하던 날 그래도 2년만의 공식석상이어서 슬림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마지막 날 까지 아침 일찍 일어나 조깅하고 나왔었는데 지금은 특별히 뭔가 안 했어도 68킬로그램 정도다. 드라마 촬영할 때는 에너지가 있어 보여야 해서 체력을 유지하려고 했었는데도 조금 빠졌다.

Q. 전역한지 몇 개월이 지났지만, 전역한 소감이 어떠신가?
A. 너무 좋다. 군생활도 즐거웠고, 일단 다녀왔다는 것 만으로도 홀가분하고 기쁜데 일도 겹치면서 좋은 평도 듣고, 제대 후 바쁘게 일을 하게 되니까 더 좋다. 제가 제대 후 사회 적응은 걱정하지 않았는데 연예계 적응은 걱정했었다. 감이 떨어졌으면 어쩌나 여러 가지 걱정을 했었는데, 제대 이후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하고 있다. 생활관 TV로만 보던 걸 제가 하고 있으니 제대했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군생활은 좋았다. 사실 육체적으로는 매일 힘들었다. 일어나는 순간부터 힘든데, 대신에 많은걸 배웠다. 신체적인 한계도 많이 넘어서게 되고, 남자다운걸 좋아하는데 몰라서 망설였던 걸 군에서 많이 배웠다. ‘1박2일’때는 몰라서 허당스러운 모습을 보였었는데 그런 것들을 군에서 많이 배웠다. 연예계 생활이 매니저나 주변에 챙겨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일반적인 삶을 살아볼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는데 군에서는 나를 내가 챙기고 동료들을 챙기는 생활을 했었다. 그런 데서 오는 자신감과 교훈이 있더라.

Q. 제대 전에 병장이면 군 생활이 편하거나 익숙해져서 오히려 제대 후 바쁜 생활이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A. 제가 있던 부대는 특전사여서 간부중심이었다. 병사가 10명 남짓 있는 곳이었고 병장이래 봐야 최하 병사계급이어서 마지막 날 까지 운동 열심히 하고 일도 열심히 하다가 나왔다.


Q. 제대 이후 어떤 점이 많이 달라진 것 같은가?
A. 모든 점에서 더 자연스러워 졌다. 많은 경험을 하고 오다 보니 더 유쾌해지고 더 자신감도 생겼다. 예전에는 조심한다는 이유로 평가를 두려워해서 말을 안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은 좀 줄어들었다. 현장에서 예전보다 더 가감 없이 의견을 이야기 하게 되더라.

Q. 영화 ‘궁합’은 입대 전 찍었던 작품인데 이제 개봉을 했다.
A. 개봉 시기는 제가 관여할 것이 아니라 뭐라 말씀드릴 건 없고, 개인적으로는 제 볼 살이 워낙 통통했을 때 찍은 작품이라 걱정은 좀 했는데 생각보다 이질감은 안 느껴져서 다행이었다. 볼 살이 보이긴 해도 거슬리거나 방해요소까지는 아니더라. 그 볼 살도 좋아해주는 분이 있어서 감사하다. 오히려 제대 후 개봉을 하게 되면서 제가 영화 홍보를 같이 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고 마음도 편하다.

Q. 극장에 가서 관객들의 반응은 보셨나? 어떻던가?
A. ‘화유기’ 촬영 중 오후 스탠바이인 날이 있었는데 그때 오전에 가서 봤다. 무대인사 전에 제대로 영화를 객관적으로 보고 싶어서 갔었다. 관객분들의 반응은 좋았다. 많이들 웃으시더라. 영화가 지루하거나 재미 없으면 들썩이게 되는데, 많은 분들이 집중해서 봐주셔서 다행이다 싶었다. 무대 인사는 짬 날때마다 갈 예정이다. 대부분 오랜 팬분들이 오시는 터라 그분들의 좌석배치만 바뀌어 있지 거의 똑 같은 얼굴들이어서 그 자리에 안 오신 분을 찾는게 더 빠르다. 그 와중에 팬이 아닌 일반분들도 계시는데 그런 분들이 설레는 표정으로 악수를 청해 올때도 기분이 너무 좋더라.

Q. 영화 ‘궁합’은 어떻게 참여하게 된 건가?
A. 사극은 예전부터 도전하고 싶었는데 제가 가진 이미지적 특성 때문에 몰입이 힘들까 걱정 했었다. 사극은 트랜디와는 정 반대 분위기인데 왕성하게 예능과 트랜디 드라마에서 활동하는 20대가 사극을 하는 건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었고 역학이라는 소재가 좋은 장치였다고 생각됐다. 제가 천재를 좋아하는데 제 역할이 천재 역술가였고 그래서 꽂혔다. 제가 또 신분 놓은 것도 좋아하는 편이다. (웃음)



Q. 사극이었지만 ‘궁합’은 청춘 남녀들이 나와서 그런지 풋풋한 면이 있었다. 남자 배우 중에서는 오글거리는 대사를 하는 게 너무 힘들다는 분도 있던데 이승기는 어떤 편인가?

A. 원래 오글거리는 것도 좋아하고 판타지 장르도 좋아한다. 사람들이 ‘오글거려’라고 표현하는 건 한편으로는 듣고 싶다는 심리도 내포된다고 본다. 판타지 로맨스에서 그런 대사가 쓰여지는 건 누군가 속삭여주기를 꿈꾼다고 생각하기에 대사를 하는 게 힘들지는 않다. 실제의 내가 현실에서 그런 말을 한다면 약간은 유머가 들어가서 변형된 말들을 할 것 같다.

Q. 여자친구가 생기면 궁합을 보실 건가?
A. 안 볼 거 같다. 영화 준비하면서 한번 보러 가봤는데 아주 용한 분이신 듯 했고 제가 또 이야기 할 때 리액션이 좋다 보니까 신이 나셔서 많은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맞는 부분이 있고 안 맞는 부분도 있더라. 궁합은 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도 있어서 역학적인 궁합보다는 주변에서 느끼는 기운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변에서 어울린다 아니다라고 해주는, 보여지고 느껴지는 분위기가 진짜 궁합이 아닐까 싶다.

Q. 심은경 배우가 영화 ‘궁합’을 같이 찍고 이승기의 열정에 놀랬다고 하더라.
A. 나의 뭘 보고 열정이라 했을지 궁금하다. 원래 갖고 있는 성격이 뭘 해도 100을 뽑아내려고 하는 편이다. 안배를 하는 법을 아직 몰라서 리허설부터 바로 몰입하고 계속해서 피치를 올리고 있어야 연기가 잘 되는 편이다. 그런 부분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게 아닌가 싶다. 순발력과 나는 잘 안 맞는다. 준비하고 노력하는 건 제가 잘 하는 편이다. 영화 ‘궁합’을 촬영하고 있을 때 예능 프로그램도 동시에 출연했었는데, 두 가지를 동시에 한다는 이유로 연기에 누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현장에서 대사로건 뭐로건 한 번도 NG를 내 본적이 없다.

Q. 자기관리를 엄청나게 하나보다.
A. 사람마다 절망하는 에너지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제가 지금까지 늘 잘해왔기에 절망할 일이 없을 거라고 보시더라. 그런데 저는 매일 힘들다. 큰 사건 사고가 없어서 굴곡이 없을 것 같지만 저는 늘 저의 연기나 활동에 만족스럽지 못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계기가 없어도 좌절감을 잘 느끼는 편이다. 뭐든 잘한다는 평가는 굉장한 부담이었고 하루도 마음이 편하지 못했다. 나는 뭐든 잘해야 하는구나, 실수를 하면 안 되는구나 라는 생각에 사로잡혔었다. 그렇게 매일 매일 좌절하면서 내가 남들보다 적어도 3~4배는 더 노력을 해야 남들과 비슷해 지는 수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노력하지 않으면 빈틈이 보이고 티가 많이 나더라. 언제나 나보다 더 잘 하는 친구들이 생기고, 그러니 나는 늘 좀 더 노력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더라. 연예인은 작품을 할 때 말고는 딱히 직업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매뉴얼이 없다. 그래서 매일 연기에 대한 관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일정량 건강관리, 음악듣기, 연기공부를 정해놓고 한다. 건강관리, 특히 운동은 특전사 경험 후 하루에 2번씩 꼭 하는데 아무리 바빠도 새벽에 한 시간이라도 운동을 하고 나온다. 당장은 피곤하더라도 이렇게 쌓은 체력이 나중에 크게 도움 될 거라 믿는다. 군에서 제대를 앞두고 엄청나게 타이트하게 운동을 했었는데, 복귀 하자마자 풀로 예능과 드라마, 영화 홍보까지 해도 지치지 않는 건 그때 했던 운동 덕이라고 본다.
너무 잘한다는 평가보다 지치지 않는다는 평가, 부족해도 열심히 하려고 하는구나 라는 평가, 예전에는 많이 부족했는데 요즘 좀 느네… 이런 평가가 저에게는 가장 큰 칭찬이다.


Q. 어떤 연기를 해보고 싶은가?

A. 악역을 맡아보고 싶다. 영화에서 특히. 드라마는 단막이 아니라 16~20부까지 끌고 가야 하고,회차를 엮어내려다 보니 한가지 장르가 아니라 결국에 복합 장르가 되더라. 수사만 하다가는 시청자들이 지루함을 느끼기에 휴머니티를 넣던지, 로맨스를 넣던지 마지막에는 장르가 많이 섞이게 되는데 영화는 처음 잡은 장르를 쭉 깊이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는 것 같더라. 영화를 통해서 송강호 선배 같은 기라성 같은 선배의 파트너의 파트너의 역할일지라도 좋으니 어깨너머로 한번이라도 보고 싶다.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너무 좋겠다.

Q. ‘국민 남동생’의 대표 인물이었는데,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각인되고 싶은가?
A. 강호동 예능사관학교 출신이어서 빡센 가르침과 타이트한 강인함으로 방송을 하고 있다. 그때얻었던 국민 남동생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군 입대 이후 변하고 없어졌다는 게 고무적인 것 같다. 지금은 별다른 별명이 없다. 군 홍보대사 정도로 불리고 있는데 그냥 이승기로 불렸으면 좋겠다.
20대에는 노래, 연기, 예능 중에서 나의 정체성을 고민했다면 지금은 고민이 많이 없어졌다. 제 정체성은 엔터테이너이고 대신 세 분야에서 모두 진정성과 깊이감을 가지고 가는 사람이고 싶다. 일본의 SMAP처럼 음악을 하건 예능을 하건, 연기를 하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그런 이승기가 되고 싶다. 제가 20대 때만해도 ‘가수출신 연기자’라는 말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구분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 이런 분위기가 더 잘 다져서 재능이 있으면 누구나 저렇게 할 수 있다는 신뢰감을 주고 싶다.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시간을 가지고 차분히 검토 할 텐데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제일 우선순위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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