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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人스타] 오연서 “20대가 흔히 겪는 좌절과 시련을 나도 겪으며 배우가 되었다.”

한국영화홈페이지 2018-03-14 11:00
[人스타] 오연서 “20대가 흔히 겪는 좌절과 시련을 나도 겪으며 배우가 되었다.”
드라마 ‘화유기’를 막 끝내고, 영화 ‘치즈인더트랩’으로 관객에게 돌아온 오연서를 만났다. 워낙 어린 시절부터 연기 활동을 해 와서 베테랑 같지만 아직도 풋풋한 대학생 연기가 어울리는 오연서와 봄이 성큼 다가선 계절에 영화 '치즈인더트랩'과 드라마 '화유기'에 대한 이야기와 대학시절의 추억을 이야기 했다.


Q. 영화 ‘치즈인더트랩’의 완성본을 본 소감은 어떤가?

A. 관객의 마음으로 영화를 봤다. 제 연기의 부분에서는 아쉬운 점도 있는데 다른 배우들이 나오는 장면들은 새롭고, 의외로 놀라운 장면도 있고 해서 재미있게 봤다.

Q.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캐스팅 자체도 많이 이슈가 되었었다. 가상 캐스팅 1위로 네티즌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터라 이번 작품에 임하는 심경은 오히려 부담스러웠을 것 같기도 하다.
A. 영화 작업이 하고 싶었던 찰나에 들어온 시나리오다. 원작이 유명하고, 드라마로도 만들어졌고,또 드라마도 많은 화제가 되었기에 제가 연기를 하는데 부담이 많이 되었다. 하지만 나의 마지막 캠퍼스물 일 것 같았고 내면 연기를 해보고 싶었던 터라 이 작품을 선택했다. 드라마보다 홍설의 관점에서 스토리를 풀어가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은 어렵다. 읽는 사람마다 상상하는 그림이 다르다. 같은 작품을 읽어도 다르게 해석되는 게 가장 부담이었는데 감독님이 저의 색을 많이 드러내길 원하셨다. 가끔 나오는 표정, 말투가 실제의 저와 비슷하긴 하다.

Q. 마지막 캠퍼스물 이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A. 배우들이 다들 30대인데 20대를 연기했어야 했다. 웹툰에 나오는 느낌처럼 의상도 입으려고 노력했고, 드라마보다는 상대적으로 스케줄도 한가해서 피부과도 열심히 다니고 잠도 많이 자며 피부관리에 신경 썼다.(웃음) 워낙 날씨도 좋았고 예쁘게 찍어 주셔서 잘 나온 것 같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기간에 촬영을 했는데 캠퍼스가 너무 예뻤다. 파릇파릇한 나무나 잔디들이 싱그럽고 설레더라. 소풍 가는 마음으로 촬영하러 갔었다. .

Q. 영화에서 박해진과의 케미는 어땠나?
A. 박해진의 경우 ‘유정’과 닮은 부분이 있기도, 없기도 하더라. 아직도 나를 “연서씨”라고 부르시는데 ‘유정’ 같은 예의 바름과 젠틀함이 있었다. 박해진은 현장에서 제일 연장자여서 부담이 컸다고 하더라. ’유정’과 달랐던 점은 박해진은 말도 많고, 아는 것도 많고, 궁금한 건 물어보면 척척박사처럼 대답도 잘 해줬다. 굉장히 위트가 넘치는 분이다.
캐릭터적으로는 유정은 오빠 같은 자상함이 있고, 손 잡고 뽀뽀하는데 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스토리여서 좋은 의미의 긴장감과 설레임이 있었다.

Q. 박해진 배우가 오연서씨가 우동 먹고 부어 보이길 바란다며 신기했다고 하더라. 여배우가 부어 보이길 바란다는 말은 처음 들었다.
A. 몸에 비해 얼굴이 마른 편이다. 살이 조금만 빠져도 다른 데 보다 얼굴 살이 제일 먼저 빠지는데 그게 싫어서 다음날 좀 통통하게 보이고 싶으면 우동이나 라면을 먹고 잘 때도 있다. 늘 그러는 건 아니고 몸이 조금 말랐을 때만 그런다. 아무래도 홍설이 20대 캐릭터가 보니 볼 살이 통통하게 보이길 바라는 약간의 강박이 있었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듯이 배우들만의 고충이 있는 거 같다. 서로 뷰티 팁을 공유 해도 자기한테 안 맞는 것도 있더라. 내가 워낙 고무줄 몸매다. 다행히 살이 쪄도 얼굴에 티가 덜 나는 편이지만 그러다 보니 늘 다이어트를 한다. 깡마른 몸매를 원하는 건 아니다. 건강하고 싶어서 체중 유지 정도의 노력을 하는 편이다. 다이어트를 해도 굶지는 않고 조금 덜 먹는 쪽을 택한다. 일을 할 때는 3끼를 다 챙겨 먹다가도 쉴 때는 한 두 끼만 먹거나 간단하게 먹는 걸 하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운동을 시작해 볼까 한다. 이번에 드라마를 찍으면서 정말 체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는 깡으로 버텼는데, 선배들이 운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가 바로 버티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이해가 되더라.

Q. ‘화유기’가 체력적으로나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A. 다른 것 보다 추위가 가장 힘들었다. 시간적으로 쫓기는 건 모든 드라마가 마찬가지인데 올 겨울이 요 근래 몇 년 사이에 제일 추웠다. 추위를 이겨볼까 하고 살도 일부러 찌우기도 했고 옷도 많이 입고 했는데도 처음 겪어보는 추위였다. ‘화유기’는 장르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오래 시간이 걸리는 것도 있었다. CG분량이 많아서 다른 드라마의 2~3배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대사가 중심이 되던 드라마와 차원이 달라서 배운 것도 많았다.


Q. 실제 오연서의 20대, 대학시절은 어떠했었나?

A. 나의 20대는 배우를 꿈꾸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그때도 일은 했었지만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아서 학교 다니는데 무리도 없었다. 게으르기도 해서 꼬박꼬박 출석하지도 않았다. 물론 그 결과는 엉망인 성적표로 대신 확인 했지만… 나는 연극영화과를 나왔는데, 학기마다 과에서 연극을 올리는데 언제 일 나갈지 모르니까 주인공이나 주요 배역의 욕심을 낼 수 없었다. 공연할 때 갑자기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신인이었기에 오디션 날짜가 갑자기 잡히기도 했고, 일정 조정은커녕 내가 무조건 시간을 맞춰야 하는 입장이었다. 학교에서 동기들과 함께 그런 무대를 참여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게 좀 아쉬웠다. 장학금도 받아봤으면, 그런 경험이 있었으면 싶더라.

Q. 연기자 데뷔를 일찍 했었나보다.
A. 가수로 중학교 때 데뷔했다. 고등학교는 예고를 갔었는데 막연하게 배우가 화려하고 좋아 보였다. 그때는 배우가 되기 위해 감수하거나 해야 하는 노력, 고통, 시련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막연하게 시작된 연기자 활동은 쉽지는 않았다. 중간에 포기할까도 생각했고 살짝 몇 개월간은 포기도 했다가 다시 시작하기를 반복하고 좌절과 시련을 겪으면서 배우가 되었다. 직업에 관한 고민은 연극영화과뿐 아니라 20대 모두가 갖는 고민이 아니겠냐.
계속 하던 걸 그만두는 건 굉장히 큰 용기가 필요한 거 같다. 용기가 없어서 계속 하는 걸 수도 있다. 다 그만두고 외국 나가서 살아볼까도 생각해 봤고, 전공을 바꿔 취직을 해볼까도 생각했었는데, 전공이 워낙 실기 위주다 보니 취직에 필요한 공부를 해보지 못해서 쉽지 않았다. 나는 어떻게 보면 운이 좋아서 계속 활동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연기는 기술적으로 뛰어나다고 해서 훌륭하다고 하지 않더라. 딕션이 훌륭해서도, 표정이 다양해서도 아니고 보는 사람의 마음을 당길 줄 알아야 훌륭한 배우인데 눈빛 하나만으로도 느낌을 다 표현해 내야 한다. 선배님들의 연기는 보면 마음이 찡하고 좋은데 그게 살아온 과정이 담겨서인지 뭔지 모르겠다. 기술적인 것 만은 아니라 정말 어렵다. 다른 직업에 비해 시간이 여유 있는 편이라 남는 시간에는 굉장히 많은 것도 배워봤다. 기회는 언제 올지 모르니까 이것저것 배우면서 노력도 해 보는데 근데 가장 좋은 건 현장경험 같더라. 현장에서 배우는 게 제일 많고, 현장에서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배우라는 게 쌓여서 지금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

Q. 롤모델인 연기 선배는 누구인가?
A. 좋아하는 배우도 작품에 따라 달라지는 편이다. 그래도 한결같이 존경하는 선배는 전도연 선배. 대단하다. 작품마다 다른 얼굴 보여주고, 어떤 때는 세련됐다가도 어떤 때는 너무 캐릭터 같고 어떤 때는 섹시하다가도 어떤 때는 소탈하고… 여배우가 화장 안 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용기라고 보는데 그런 모습 조차도 완벽하시다. 남자 선배배우는 송강호 선배도 좋아하고 황정민 선배도 좋아한다. 선과 악이 공존해 있는 느낌이라 좋다. 당연히 존경 받는 선배에겐 그런 이유가 있는 거 같다. 현장에서도 좋다는 이야기도 들어서 꼭 현장에서 만나 뵙고 싶기도 하다. 변신을 잘 하는 배우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그게 멋있어 보인다. 살을 찌우거나 빼거나, 예쁘지 않게 보이는 게 저는 용기가 필요한 행위이고 겁나는 행동들이다. 외모를 포기하는 데 있어서는 마음이 열려있기는 한데 그만큼 설득시킬 수 있는 멋진 캐릭터가 있다면 꼭 해보고 싶다.
좋아하는 장르는 실화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다. 혼자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더라.


Q. 드라마에서는 확실한 존재감을 갖고 있고, 캐스팅에 설득력이 있는 배우다. 반면 영화는 그보다 활동이 뜸했던 것 같다.

A. 드라마를 활발하게 하다 보니 영화를 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없었는데 영화는 늘 갈증이 있다. 좋아하기도 하고 하고 싶기도 한데 아직 보여주지 못한 면이 많아서 관객들이나 감독님들이 낯설어 하는 거 같다. 영화는 분량에 상관없이 하고 싶다. 영화는 정말 매력적인 게 정말 분량과 상관이 짧게 나오더라도 그 역할밖에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있더라. 어떤 장면이나 어떤 대사가 누군가에게 인생작이 되기도 하고. 드라마는 처음부터 친절하게 흘러가는데 영화는 임팩트 있게 압축되거나 깊게 파다 보니까 두 시간 안에 여러 캐릭터가 나와서 좀 더 전쟁 같은 표현을 해야 하는 멋진 매체인 것 같다. 앞으로도 분량과 상관없이 멋진 캐릭터가 있으면 하고 싶다.

Q. 보여주지 못한 면이 많다고 했는데 드라마에서는 다양한 도전을 했었다.
A. ‘엽기적인 그녀’, ‘화유기’, ‘치인트’의 작업을 보고 저에게 도전적인 성향이라고 이야기 하시던데 성향이 그렇지는 않다. 고민할 때 들어왔던 소중한 작품들이었다. 뭔가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배우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으면 시청자들이 내가 어떤 걸 갖고 있는 지 알 수 없고 단편적인 이미지나 작품 하나의 이미지가 계속 오래 간다. 그러다 보면 스스로도 안주하고 내가 하기 좋은 거 시청자가 원하는 모습만 보여드릴 거 같더라. 아직도 내가 뭘 해야 재미있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이고, 어떤 걸 해낼 수 있는지 증명해내는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해보지 않으면 영원히 모를 수 있기에 도전하는 편이다. 도전을 할 때마다 단점, 장점도 있어서 다음에도 좀 더 재미있는 도전을 할 것 같다.
전문직 역할이 너무 해보고 싶다. 특히 전문직의 장르물. ‘미스티’의 김남주 선배 너무 멋있으시더라. 최근에 정려원이 한 검사역할도 멋있었다. 형사도 해보고 싶다. 체력적으로 고생할 것 같아서 부담스럽긴 하지만 쎄한 역할, 악녀, 팜므파탈 약할을 해보고 싶다.

Q. 바빴던 일정들이 이젠 거의 마무리 되어 가고 있다. 이제 어떻게 시간을 보낼 계획인가?
A. 책을 읽을 것이다. 어젯밤에도 추리소설을 한 권 읽었다. 너무 좋더라. 이런 게 행복이지 싶었다. 드라마 할 때는 대본을 읽어야 하고, 이동할 때는 멀미 때문에 책을 못 읽었는데 어제 간만에 책 읽으니까 좋았다. 한 권의 이야기가 끝나는 게 너무 아쉽더라. 오늘이건 내일 낮이건 서점가서 책을 살 예정이다. 시간 제약 없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으니 좋더라.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리틀빅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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