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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박해진 "유정선배, 원작이 가진 매력이 부여해준 생명력" ①

기사입력2018-03-1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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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치즈인더트랩'으로 다시 한번 유정 선배로 돌아온 박해진을 만났다. 2016년 tvN에서 방송했던 '치즈인터트랩'에 이어 2년만에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겨 여전한 유정선배를 연기한 박해진에게 '유정'은 어떤 의미일까?


Q. 영화 '치즈인더트랩'을 보신 소감은 어떠신가?

A. 설레는 포인트도 있고 스릴러적인 포인트도 살아서 재미있게 봤다. 개인적인 취향은 말랑한 걸 선호하지 않아서 현장에서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감독님께서 느낌을 잘 살려주셨다. 말랑말랑한 말들을 하는 데 익숙하지 않아서 드라마 때도 힘들었는데, 이번에도 힘들더라.

Q. 어떤 대사나 행동들이 그렇게 말랑했다고 느껴지는지? 흔히들 손발이 오그라든다고 하는데 그랬던 대사가 있었나?
A. 문장으로 읽으면 별스럽지 않은 대사인데 극장에서 카디건을 벗어주면서 설이에게 “예쁘다 오늘” 이런 말을 하는 장면이 힘들었다. 실제 여자친구에게는 하루에 12번도 더 하겠는데 영화 속에서는 힘들더라. 단둘이 있을 때 그 사람에게만 하는 이야기가 아니고 연기로 하는 것이라 너무 민망했다.

Q. 드라마에 이어 ‘치즈인더트랩’을 영화에서까지 연기한 소감은 어떤가?
A. 드라마에서 다 보여주지 못했던 것까지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다 쏟아냈다. 36살에 감히 이런 연기를 한다는 것이 어떤 점에서는 불편한 것이 있고 보시는 분도 어색하게 생각 하실 수도 있을 텐데 캐릭터로 봐 주시면 좋겠다. 같이 연기해준 배우들도 다 또래들로 캐스팅이 되었는데 그런 면에서 이질감은 적었다. 어울리지 않는 옷과 차분하게 머리도 빗어 내리고, 백 팩을 메고 캠퍼스도 걸어보고, 평소에 안 마시는 커피도 한 손에 들고 다녀보는 등 학생들이 하는 여유를 즐겨봤었다. 따뜻한 봄날 촬영해서, 그런 날씨에 캠퍼스를 걸어 보니 이런 맛에 대학생활을 하는 구나 싶었다. 제가 보고 들은 대학생활은 얼차려 주고, 군기 앞세우는 뉴스에 나오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촬영을 해보면서는 대학을 가도 좋겠구나 재미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대학생들이 일상으로 하는 PT자료 만들기나 리포트 쓰기 같은 것들을 능수능란하게 하는 걸 보니 나는 엑셀도 못하고 한글이나 워드 프로그램을 쓰는데도 어색한데 부러웠다. 이런 게 정말 살면서 필요할까 싶은 것들이었는데 직장생활을 하거나 살면서 유용하게 쓰일 때가 많은 거 같더라.


Q. 영화 속에서 대학생 연기 뿐 아니라 고등학생 교복도 입었다.
A. 그 장면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했었다. 아역을 쓸까 말까에 대해 감독님과도 상의를 많이 했었는데 분량이 조금만 더 많았더라면 아역을 캐스팅 했을 텐데 딱 두 장면뿐이어서 보정을 해 주십사 하고 직접 연기를 했다. 교복을 입으니 그냥 수트 같더라. 내 연기 인생에서 마지막 고등학생, 대학생 연기가 아닐까 싶다.

Q. 드라마와 영화에서 유정 선배를 두 번이나 연기했다. 드라마 연기와 달리 영화를 위한 준비는 뭔가 특별했을 것 같다.
A. 너무 달라도 안되고 너무 같아도 안 되는 연기였다. 드라마에서 유정에 대해 좀 더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걸 2시간 안에 복잡미묘한 유정을 다 풀어낼 수 있을까도 궁금했다. 영화에서는 서사를 쌓기보다는 짧게 포인트를 줘서 보여줬던 것 같다. 솔직히 영화건 드라마건 원작의 매력을 다 담기엔 부족한 면이 있다. 원작이 워낙 인간군상에 대함 심리를 잘 다루고 있기에 차라리 회차나 플레이 시간에 구애 받지 않게 웹 드라마 형식으로 풀어서 보여준다면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축약하지 않고 실제로 풀어서 제가 아니라 정말 싱크가 잘 맞는 젊은 친구를 데리고 찍어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

Q. 직접 제작에까지 뛰어 들겠다는 뜻인가?
A. 제가 직접 연출을 하거나 뭐 그러겠다는 건 아니다. 회사나 뭐.. 그런 기회가 된다면 그러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Q. 웹 드라마가 또 제작되고 캐스팅 제안이 온다면 다시 유정을 연기할 생각은 있으신가?
A. 과감하게 포기할 것이다.


Q. 유정 타이틀을 물려주고 싶은 후배 배우는 있으신가?
A. 유정은 너무 잘생겨도 안되고, 예쁘기만 해도 안되고, 멍뭉미도 있어야 한다. 너무 요즘 잘생기고 예쁜 후배들은 많은데 이미지적으로 크고 건장한 느낌을 주는 사람은 없더라. (웃음) 마음 속으론 아직 유정을 안 넘겨주고 싶은가 보다.


Q. 유정이라는 인물에 거의 2년 동안 푹 빠져 있었는데, 유정과 박해진은 어떤 공통점이 있나?

A. 나는 평소 살갑고 따뜻한 편은 아니다. 낯을 좀 가리기도 하고, 좀 어려운 사람으로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는 편이다. 아마도 쉬워 보이지 않고 싶어서인데 그런 부분이 유정과는 닮은 것 같다. 나보다 유정은 더 단순한 인물이다. 나는 어디 가서 하고 싶은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는데 유정이는 굉장히 솔직하게 하고 싶은 말은 다 한다.

Q. 한동안 박해진의 또 다른 이름은 ‘유정 선배’가 될 것 같다.
A. ‘소문난 칠공주’의 연하남 역할 덕분에 설칠이와의 러브라인이 사랑 받으면서 연하남의 타이틀을 벗어나기 위해 10년에 가까운 시간을 쏟아 부었었다. ‘내딸 서영이’ ‘나쁜 녀석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보면서 새로운 모습을 알리고, 욕심도 내 보았는데 이제는 ‘치즈인더트랩’이 ‘유정선배’의 타이틀을 벗기 위해 노력할 만큼의 작품이 되었다.

Q. 같이 연기했던 오연서는 어땠나?
A. 일단 귀여운 홍설의 면모를 갖춘 배우다. 나는 아침에 얼굴이 부을 까봐 저녁은 거르는 편인데 오연서는 아침에 일어나서 얼굴이 부어있지 않으면 우동을 먹고 다시 잔다고 하더라. 오동통한 느낌을 좋아해서 그렇다고 하던데 그런 모습이 부러웠다. 내가 아는 오연서는 하트 덕후이고, 추리소설 덕후다.

Q. 하트 덕후가 뭔가?
A. 하트를 너무너무 좋아하더라. 하트가 그려진 옷이나 캐릭터 등 연서씨 표현을 빌리자면 ‘예쁜 쓰레기’를 찾아 모으는 취미가 있다고 하더라. (웃음)

Q. 드라마에서의 설이와 영화에서의 설이는 어떤 차이가 있었나?
A. 드라마에서 설이는 김고은씨였는데 솔직하고 귀여운 매력이 있었다. 실제 성격이 그렇기도 하고, 사랑스러운 구석이 있는 친구다. 오연서의 경우 오히려 반대로 똑 부러지는 데가 있어서 웹툰 설이와 좀 더 비슷했다. 외적인 싱크로도 꾸며내지 않았어도 보이는 선들이 많이 닮아 있었다.


Q. 영화 속의 스릴러 장면이 다소 폭력적으로 묘사되었다. 드라마에 비해 스릴러적인 면이 부각된 건 좋았는데 스릴러를 꼭 폭력으로 표현해야 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

A. 잔인한 장면은 좋아하지 않는다. 간접적으로 묘사하는 건 찬성하고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건 반대하는 편이라 데이트 폭력이나 폭력적인 모습이 스릴러의 면으로 부각된 것에 대해 편집할 때도 의견을 냈다. 그런데 영화에서 정말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유정이라는 인물이 그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포인트였기에 관객들이 장면에만 집착하지 않았으면 한다.

Q. ‘치즈인더트랩’이 웹툰에 이어 드라마, 영화까지 만들어지게 된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하나의 이야기가 이렇게 생명력을 가지고 다양한 매체로 확장되는 건 원작이 갖고 있는 힘이라고 본다. 원작의 매력 때문에 계속 이렇게 재 작품화 되는 것 아니겠나.

누적조회수 11억을 기록한 웹툰 ‘치즈인더트랩’을 박해진, 오연서가 영화화한 ‘치즈인더트랩’은 3월 14일 개봉한다.

☞ 인터뷰 ②편 보기



iMBC 김경희 | 사진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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