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푸터(고객센터 등) 바로가기

[人스타] 김상경 "좋은 배우로 잘 늙어가고 싶다"

기사입력2018-03-08 18:13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링크 복사하기
올해 초 '1급 기밀'로 묵직한 사회고발을 했던 김상경이 '궁합'과 '사라진 밤'으로 다시 관객을 찾았다. 인터뷰 할때 마다 함께 이야기 하는 내내 웃음을 터트리게 하는 배우 김상경을 만나 영화 '사라진 밤'과 사람 김상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Q. '사라진 밤' 영화 어떻게 보셨나?

A. 영화가 참 잘나왔다. 시나리오 완성도도 높았는데 영화도 잘나왔다. 오랜만에 장르물에서 관객분들이 스릴러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으실 것 같다. 영화적인 영화로 아주 마음에 든다. 감독에게도 아주 좋다고 했었고 감독님의 다음 작품도 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Q. 신인 감독이었다. 함께 해 보시니 어떻던가?
A. 신인감독과 작업해본 경험이 많았는데 대부분 좋았었다. 준비된 신인감독들이 많았다. 이번 영화를 한 이창희 감독은 자기 생각이 아주 명확한 감독이더라. 내가 연차도 있고 선배인데도 자기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절대 합의가 없더라. 자기 생각을 타인에 의해 영행을 받아 바꾸는 타입이 아니더라. 영화를 잘 찍겠다는 생각을 몇번 프리프러덕션을 할때 느꼈다. 이런 영화는 특히 감독의 생각이 명확하지 않으면 흔들리기 쉬운데 촬영할 때 보니 콘티도 명확하더라. 오랜만에 괜찮은 신인감독이 나온거 같다.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Q. 출연하신 영화 '궁합'도 한창 상영중이고, 출연하신 영화 2편이 동시에 상영된다. 어떤 영화가 더 잘될 것 같으신가?
A. '궁합'은 젊은 배우들이 많이 나오고, 서포트로 들어갔는데 두 영화 다 잘되면 좋겠다.
영화 사극은 처음이었는데 좀 다른맛이긴 하더라. 드라마 '대왕세종'의 경우 장기 프로그램의 호흡이 있는데 영화에서의 사극 호흡은 재미가 있더라. 전에 사료조사를 했었는데 당시의 내시들이 기골이 장대했다고 하더라. 유사시 왕을 업고 뛰어 도망다녀야 해서 덩치도 크고 체력도 좋아야 했고 무예도 능해야 했었는데 이상하게 우리 이미지 속 내시는 유약한 인물로 잡혀있는 것 같다.


Q. '사라진 밤'에서의 중식 캐릭터는 독특한 형사였다. 어떤 인물로 만들어 내신 건가?
A. 장소가 협소하고 하룻밤 사이에 벌어지는 일을 다뤄야 했기에 배우로는 쉽지 않은 작업이었고 어려운 영화였다. 원작을 보지는 않았는데 원작에서는 무게감이 있는 인물이라고 하더라. 나는 시나리오를 봤을때의 느낌을 많이 살렸다. 진한과 중식 둘 중의 하나는 굉장히 무겁고 진지한 인물이고 다른 하나는 유들유들하게 사건을 풀어갈 인물인게 좋겠더라. 특히 중식이 유들유들한 인물이어야 중반을 넘어 갔을때 관객들이 깜짝 놀라며 다시 처음부터 인물에 대해 곱씹으며 복기 할 수 있고, 완벽한 속임수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면에서 좋은 장치였고 좋은 시나리오였다.
중식 캐릭터는 사람들이 따라오기 좋은 캐릭터다. 딱딱하고 딱 떨어지는 캐릭터에는 지루함을 느끼거나 재미없게 느낄 수 있는데, 이중적인 모습이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그래서 좋았다.

Q. 같이 연기한 김희애와 김상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 달라.
A. 나는 이 영화에 김희애 선배가 등장함으로써 영화의 색깔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윤설희 역할이 캐스팅 확정되지 않았을 때 김희애 선배가 안 할거 같다는 생각이 80%였다. 김희애 선배가 하지 않으면 나도 출연하지 않겠다고까지 이야기 하며 선배의 캐스팅을 기대했었다. 만약 김희애 선배가 한다면 배우의 무게감 때문에 관객의 상상력이 더 풍성해 질 수있지만 다른 사람이 그 역할을 하게 되면 퀴즈를 만들어 내는 힘이 약했을 것 같았다. 결국 김희애 선배가 한다고 했고,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짧게 나오면서도 강력한 효과가 제대로 먹혔다. 등장하는 장면 장면마다 포스가 너무 좋았다.
김강우의 역할도 참 좋았다. 김강우가 연기한 진한이라는 인물도 배우들이 선택하기 어려운 역할인데 적격이라고 생각했다. 진한이라는 인물에게 연민이 생기도록 그 역할을 잘해내서 좋았고 그 덕에 스토리가 잘 살아났다. 강우는 수트입고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분위기로 극을 이끌어 가고 내가 연기한 중식은 털털해보여서 둘이 극명하게 대조되어 보였다. 또 같이 연기했던 동구 역할의 서현우, 숙경 역할이 이민지, 석원 역할의 이지훈도 연기가 좋았고 중간중간의 재미를 줬다.


Q. 김강우씨가 인터뷰에서 김상경에 대해 인간적인 모습이 배어나는 배우라는 말을 하더라.

A. 나는 현장에서도 늘 즐겁길 바라고 즐겁게 일한다. 작품을 끝내고 동료와 헤어질때 가장 보람느끼는 순간이 바로 스탭들 몇명 울리는 거다. 쫑파티때 울면서 "너무 좋았어요. 보고 싶을 거예요"이러는 게 너무 좋다. 제 삶의 모토는 '오늘 하루를 어떻게 행복하게 사느냐'다. 사람들에게 유쾌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욕심도 있고, 나 스스로도 하루하루 줄어가는 인생이지만 하루하루를 재미있고 유쾌하게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싶다. 이런걸 주변분들이 자연스럽게 느끼시는 것 같다. 헐렁하지만 재미있게! 의식적으로 한다기 보다는 그냥 그렇게 되는 것 같다.

Q. 많은 연기를 해 오셨는데,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해보고 싶으신가?
A. 내가 '살인의 추억'을 찍을때만 해도 나이에 4라는 숫자가 들어가면 주인공을 못할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영화 팬들이 같이 나이들어가면서 40~50대에 배우로의 인생이 만개하는 것 같더라. 40대 멜로는 해보고 싶다. 미남계열의 스타배우로 살아오지 않았기에 진짜 소시민의 멜로를 해보고 싶다. 영화속에서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는게 저의 장점이기에 평범한 사람의 멜로를 해보고 싶다. 멜로도 있고 코믹도 있는 그런 이야기가 좋더라. 밑도끝도 없는 악역은 진짜 힘들 것 같다. 역할에 확 몰입되는 스타일인데 스스로가 너무 피폐해 질 것 같아서 힘들것 같다.


Q. 2014년에 출연하셨던 '가족끼리 왜 이래'가 시청률 40%를 넘긴 이래 최근 '황금빛 내인생'이 40%의 기록을 깼다.
A. '가족끼리 왜 이래' 촬영 당시 "이건 지상파 마지막 전설이다. 앞으로 깨기 힘든 스코어다"라고 했었는데 그게 깨졌다. 기록이 깨진게 조금 아쉽다. 나중에 올곧게 나이를 잘 먹어서 김영철 선배나 유동근 선배처럼 우리 시대를 대변하는 아버지같은 그런 역할로 기록을 한번 더 깨고 싶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네가 그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유언처럼 말씀 하셨는데 생각이 참 많이 나더라. 좋은 배우로 늙어가는 게 최고의 복이 아니겠느냐.

Q. 영화를 아직 보지 않은 관객에게 추천하자면?
A. 오랜만에 영화다운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장르적으로 스릴러가 많지 않았는데 장르적인 재미를 충분히 느낄 것 같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