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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김강우 “요즘 들어 연기하는 즐거움 많이 느껴”

기사입력2018-03-0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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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영화 '사라진 밤', 주말 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로 관객과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을 배우 김강우를 만났다. '사라진 밤'의 개봉은 내일, '데릴남편 오작두'의 첫 방송은 지난 주 토요일로 일주일 사이에 아내를 죽인 살인범의 모습과 가야금을 연주하는 약초꾼의 모습을 보여줄 김강우의 야누스 같은 면모를 살펴보자.


Q. 영화 '사라진 밤'의 완성 본을 소감은 어떤가?
A. 시나리오보다 영화가 더 낫더라. 다행이었다. 욕을 먹을 수 있는 캐릭터여서 걱정했었는데 다행히도 연민이 느껴지더라. 개인적으로는 김희애와의 부부 생활의 모습이 좀 더 보였으면 했다. 그래야 박진한이라는 인물이 10년간 받아온 고통이 이해되지 않을까 했었는데 영화를 보니까 몇 개의 장면만으로도 이해가 되더라.

Q. 영화 속 세트에 대한 칭찬도 많더라.
A. 국과수 세트는 직접 가보지 못해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정말 잘 지었더라. 뭔가 싸 하고 차가운 느낌이 잘 살았고, 시체보관실 등은 정교하게 잘 지어져서 부수기 아까울 정도였다.

Q. 한정된 공간에서 밤 사이에 벌어진 일을 다룬 영화다. 관객이 영화로 보기에 세트 장면은 몇 십 분에 불과하지만 연기하는 배우로는 그보다 훨씬 긴 시간이었을 텐데 어떤 점이 힘들었나?
A. 세트장면은 보름 넘게 찍었었다. 보름 넘게 하룻밤 사이에 벌어진 일을 연기해야 하기에 조금씩 시간이 지날수록 수척해지고 피곤해지는 걸 표현해야 했다. 세트 촬영 기간 동안 잘 먹고 잘 자기보다는 잠도 많이 줄이면서 예민한 상태를 유지해 피곤해 보이려고 애를 썼다. 이런 리듬과 패턴을 보름 넘게 유지하는 게 조금 힘들었다.


Q. 김희애와 부부를 연기했다. 연기 호흡은 어땠나?
A. 김희애 선배에게 시나리오가 갔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수락하실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분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희애 선배가 연기한 윤설희라는 캐릭터는 굉장히 임팩트가 세고 아우라가 있는 인물이기에 다들 김희애 선배 정도의 배우가 들어와야 영화가 살수 있다고들 생각하고는 있었다. 결국 김희애 선배가 한다고 했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 제대로 된 그림이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김희애 선배는 평소에 소녀 같고 인간미가 넘치는 분이시다. 워낙 밝고 따뜻한 분이시라 그런 모습을 지우고 윤설희로 보는 게 힘들었다.
극중에서 박진한은 윤설희의 눈빛 하나에, 손짓 하나에도 움찔하고 머뭇거리는 인물이고 그래서 설희를 대하는 작은 호흡, 작은 반응들에도 신경을 많이 써서 연기했다. 윤설희와의 대사는 주로 '미안해' '잘못했어'인데 이런 말이 버릇처럼 나올 정도로 결혼생활 10년간 쌓인 피폐한 정서가 많이 드러나길 바랬다.
김희애 선배는 박진한과 윤설희는 사랑해서 결혼한 거라고 하시던데 박진한은 사랑이 아니었던 것 같다.


Q. 같이 연기한 김상경은 또 형사를 연기했다. 물론 김강우도 형사 역할을 많이 해봤지만 김상경이 연기한 형사는 어떤 매력이 있다고 보여지나?
A. 형사 캐릭터는 남자 배우의 숙명이다. 형사 캐릭터를 안 하시는 분들은 쭉 안 하기도 하고, 하는 분들은 많이 하게 되는 캐릭터다. 김상경 선배는 자신이 갖고 있는 독보적인 인간미가 있다. 그런 인간미를 캐릭터 속에 녹여내시는 분이다. 다른 사람들은 만들어 낼 수 없는 인간미 있는 형사를 이번에도 보여줬다.

Q. 김강우 개인에 대한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다. 그 동안 영화에서는 유독 강렬한 이미지를 많이 보여주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뭔가 한방이 아쉽다는 평도 듣는데, 배우로서 이런 평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작품을 선택할 때 강렬한 인물이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 이상하게 센 캐릭터가 도드라져 보여서 그렇지 노말한 것도 많이 연기를 해 왔었다. 요즘 들어 센 캐릭터를 좀 하다 보니 '사라진 밤'에서 연기할 때 약간 느낌이 애매하기는 했다. 약간 연기를 덜 한 느낌이랄까? (웃음)
나는 뭔가에 잘 질리는 편이다. 꾸준히 한가지를 못한다. 야구를 하다 보면 축구가 하고 싶고, 축구 하다 보면 또 골프를 하고 싶은 스타일이다. 만약 배우가 아닌 다른 직업으로 쭉 같은 패턴의 일을 해야 했다면 못했을 거 같다. 배우는 한가지 캐릭터가 질릴 만 하면 넘어가니까 성향에 맞아서 지금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연기가 그렇게 재미있는 지 잘 모르고 했었다. 직업이니까 한다는 정도의 의미였는데 요즘 1~2년 사이에는 연기가 너무 재미있고, 그래서 연기를 즐기면서 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더라.
'한방'이 있으면 좋긴 하겠지만 작품 하나하나마다 평가를 받고, 대중의 평가 기준의 따라가려고 애쓰면 내가 너무 힘들어진다. 40대 중반에서 연기를 끝낼 게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쭉 즐겁게 연기하면서 스스로 평가하고, 평가 받고 싶다. 긴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Q. 또래의 남자배우에 비해 아직 미혼의 느낌이 많이 든다. 누군가의 남편, 아빠라는 이미지보다는 남자로의 이미지가 강한데 나름의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A. 예전에는 동안이라는 이야기를 싫어했다. 역할이 한정되기도 하고 캐스팅에서 불이익을 받기도 했다. 지금은 반대로 더 젊어 보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더 날렵한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고 섹시함을 간직하고 싶은 욕구도 있다. 제작보고회에서 김희애 선배를 저의 뮤즈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복합적인 의미다. 김희애 선배는 지금도 여전히 아름답고 여성스러움도 갖고 있다.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갖고 있는 선배이기에 존경스럽고 본받고 싶다.


Q. '사라진 밤'의 박진한과 '데릴남편 오작두'의 오작두로 스크린과 안방에서 김강우를 동시에 알릴 기회가 왔다.
A. 개봉이 며칠 사이에 같이 될 줄은 몰랐다. 보시는 분들이 다양한 연기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드린 것 같아 좋고 저도 관객이나 시청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캐릭터에 끌릴 때가 있고 작품에 끌릴 때가 있다. '데릴남편 오작두'의 경우 캐릭터에 끌렸는데 '사라진 밤'은 작품에 끌렸다. 평범하고 착한 인물이지만 요즘 세상과 맞지 않아 별종처럼 보이는 오작두도 사랑해 주시면 고맙겠고, 무너질 대로 무너진 한 남자의 심리상태가 만들어 낸 스릴러 영화는 어떨지 궁금해 하시고 같이 봐주신다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

김강우가 출연한 스릴러 영화 '사라진 밤'은 3월 7일 개봉이며, 그가 출연하는 드라마 '데릴사위 오작두'는 매주 토요일 밤 8시 45분부터 MBC에서 2회 연송방송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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