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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

[TV톡] '리턴' 박진희 등장 후 어색해진 이유, 연기 탓만은 아니다

수목드라마홈페이지 2018-02-24 20:08
[TV톡] '리턴' 박진희 등장 후 어색해진 이유, 연기 탓만은 아니다

제작진과 주연 배우의 갈등으로 드라마 중반에 주연배우가 하차하는 전례 없는 파행을 겪은 SBS '리턴', '리턴'은 지난주 방송된 16회 말미에 고현정의 후임으로 박진희가 첫 등장했다. 긴 머리를 자르고 갑자기 다른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후반에 등장한 것이다. 사실 같은 역할을 다른 배우가 연기하게 된 것인데, 박진희가 그 역할을 이어받는다는 기사가 난 이후에도 시청자들의 혼란은 계속되어야 했다.



드라마가 높은 인기로 방영되고 있는 가운데 배우가 교체가 되었으니, 자 이제 시청자들은 그냥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사실 이는 매우 우스운 일이기도 하다. 극 중 모든 인물들은 아예 다른 사람인 최자혜를 상대로 아무렇지 않은 듯 연기한다. 원래부터 박진희의 얼굴과 키를 가지고 있었던 인물이라는 듯이 상대역들은 최자혜를 보고 이전과 다름 없이 대한다. 그녀가 과거의 최자혜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은 시청자들 뿐이다. 그러니 제작진들이 '눈가리고 아웅'하며 시청자들에게 '이 사람이 최자혜이니 그냥 보세요'라고 우기는 셈이다. 시청자야 그 광경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 그냥 보지 않으면 그만이다. 일례로 박진희로 배역이 교체된 17-18회는 시청률이 소폭 하락했다.


악역을 맡고 있는 배우들의 비중이 예상외로 커졌고, 봉태규-신성록의 연기에 대한 평가 역시 높았으니 최자혜 역할을 원래 대본에서 삭제해도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후에 진행되는 드라마의 전개 과정을 보면 제작진, 특히 작가가 해당 역할을 뺄 수 없었던 사정을 일부 납득하게 된다. 사실 그동안 일어났던 사건들의 '설계자'가 최자혜였기 때문에, 그 캐릭터를 삭제해 버리면 그동안 쌓아왔던 이야기들이 무너저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캐릭터를 삭제할 수 없었고, 배우만 바뀌었다면 이야기와 캐릭터는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박진희가 본격 등장한 17-18회를 보면 <리턴>이 이전과 같은 드라마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최자혜는 다른 사람이 되었고 이야기도 엉성해졌다. 이전까지는 최자혜의 정체가 전혀 설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현정이 연기를 했음에도 인물에게 미스터리한 기운이 감돌았다. 무언가를 숨기고 있을 것만 같고, 오태석(신성록), 독고영(이진욱) 등과 맞붙을 때에도 대사를 주고 받는 긴장감이 있었다. 배역들 사이에 케미스트리가 생기면서, 이진욱이 연기하는 독고영과는 묘한 로맨스의 기운마저 감지되었다. 서로 공조하여 사건을 수사하되 서로를 계속 의심하는 관계였던 최자혜와 독고영 사이에서는 서로를 남녀로 의식하면서도 속마음을 내비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17-18회에 최자혜는 아예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오태석을 찾아갔을 때에도, 우연히 독고영과 마주쳐서 말싸움을 할 때에도 지나치게 속내를 많이 드러내며 표정으로 말한다. '사실 내가 이 모든 일들의 배후'라고 말이다. 입꼬리를 지나치게 올려서 미소를 짓거나, 상대를 비웃으며 약올리듯 말하고 일부러 심정을 건드리는 듯한 대사를 한다. 이는 단순히 박진희의 연기 때문일까?



해당 회차가 방송된 이후 박진희의 연기가 어색하다는 기사들이 이어졌다. SNS의 시청자들 반응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진희는 과거에 고현정이 연기하던 최자혜의 톤을 연구하고 따라하듯이 음정을 낮추고 말속에 웃음기가 묻어나는 연기를 한다. 하지만 당연히 그것은 고현정이 연기했던 최자혜와는 다르다. 박진희와 고현정 사이에 연기에 부등호를 매기는 것은 여기서 의미가 없다. 그냥 둘은 서로 다른 톤을 가진 배우들이고, 박진희는 그냥 자신이 해석한 최자혜를 연기하는 것이다. 고현정이 연기하던 최자혜가 도와 레 사이의 어떤 음표를 누르며 '단조'를 연기했다면, 박진희는 그냥 미를 '장조'로 정확히 연주한다. 둘이 그동안 맡아왔던 배역들만 봐도 박진희는 감정을 억누르거나 속마음을 숨기기기보다는 비교적 성격이 명확한 캐릭터를 연기해왔고 고현정은 아니다.


박진희가 해석한 최자혜의 연기만을 탓할 수도 없다. 17회에 최자혜는 이미 자신의 패를 다 오픈했다. 피해자들의 살인도구인 의약품을 숨기고 있으며, 과거 사건의 동석판사였으며 죽은 아이와 관련한 사연까지 있는 것까지 한회에 모두 다 공개했다. 고현정이 연기하던 최자혜가 15회동안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인물의 전사를 한회만에 모조리 시청자들에게 오픈해버린 것이다. 그러니 비밀스러운 기운이 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제 시청자는 최자혜가 네 남자에게 복수하려고 이 모든 사건을 기획했다는 것을 안다.


장르물로서 궁금증을 주기보다는 바뀐 주인공 캐릭터를 설명하기에 급급해 그동안 드라마가 애써 쌓아왔던 미스터리를 다 풀어버린 셈이니 당연히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박진희가 연기하는 최자혜가 아직 맞붙지 않은 상대 배역이 있다. 정은채가 연기하는 금나라와 김희정이 연기하는 조사원이다. 사실 이 두 여배우들과 고현정이 함께 하는 장면에서의 '워맨스' 역시 이 드라마의 인기 요인이었다. 앞으로 박진희가 이 여배우들과 어떤 케미를 가지고 '리턴' 후반부의 복수극을 완성할지가 남은 과제라고 할 수 있겠다.

법정 수사물에서 이제 복수극으로 얼굴을 달리한 '리턴'. 돌아와서 바뀐 것이 주연 배우의 얼굴만은 아니었다.











iMBC 김송희 | 사진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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