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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MBC가 '스트레이트'로 보여준 공영방송의 책무

기사입력2018-02-0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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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MBC에서는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되었다. [시사IN] 기자 주진우와 배우 김의성이 MC를 맡은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첫 방송부터 단독 보도로 현직 검사를 직격 인터뷰 하며'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 외압'을 폭로하는 강력한 내용들을 쏟아 냈다. 방송 이후 프로그램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 오랜 시간을 돌아돌아서 다시 마봉춘으로 돌아와서 감사합니다. ' ' 국민들의 사이다가 되어주세요' 등의 글이 올라오며 호평을 받고 있는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이후 '스트레이트') 전영우 부장을 만나 어떻게 첫 등장 만으로도 환영 받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는지를 들어 보았다.


Q. '스트레이트'는 어떻게 기획된 것인가?

A. '시사매거진 2580'의 빈자리를 채울 현실적인 대안이었다. MBC 보도국 기자들이 만드는 대표적인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시사매거진 2580'이다. 1994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취재기자 10여명과 2명의 데스크, 1명의 부장으로 최소 13명~14명이 만들어 왔었다. 하지만 MBC가 정상화 되고 난 뒤 발령 받은 기자는 7명 밖에 되지 않았다. 보도국 전체가 기자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포멧 변경이 불가피했다. 3~4명의 기자들이 3~4주 텀으로 취재하고 방송하는 시스템으로 돌아가던 프로그램인데 7명이서 그렇게 하기엔 취재 시간도 부족 할뿐더러 VCR을 만들 시간도 없었다. 기존의 '시사매거진 2580'은 시즌2를 기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인원으로 가능한 포멧을 고민하다가 스튜디오물로 결정했다. MC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배우 김의성, 주진우 기자와 연락이 되었고 방향성에 대한 공감을 이뤄 지금의 '스트레이트'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Q. 주진우 기자의 섭외가 가장 파격적이었다. 그의 어떤 점에 끌려 MC제안을 하신 건가?
A. 주진우 기자는 오랫동안 보도국 선배 기자들과 인연이 있었다. 또한 최근 10년 동안 활자매체에서 고발 기사를 가장 열심히 써온 분이다. 타 매체의 기자라는 관점보다는 동종업계의 기자로 그를 봤고, 영상매체와 활자매체의 협업이 시너지를 가져 올 것이라 생각했다. 주진우는 그저 방송을 진행하는 진행자가 아니라 '스트레이트'에서 때로는 취재도 나가고 여러 모로 협업을 하고 있다.

Q. 김어준, 정봉주 같은 시사프로그램에서 활발히 활동하시는 분들도 MC후보에 있었나?
A. 뛰어난 분들 임은 인정하지만 그분들은 기자가 아니라 방송인, 정치인이다. 우리는 기자와 함께 일하고 싶었다. 우리가 주진우 기자에게 기대한 건 매끄러운 방송진행이 아니다. 첫 방송을 보신 분들은 어쩌면 주진우 기자보다 함께 출연한 MBC기자들이 더 매끄러웠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 차이는 MBC기자들은 방송기자여서다. 주진우 기자는 활자매체의 기자다 보니 오프닝이나 클로징 멘트 부분이 어색해 보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분이 보여준 기사에 대한 진정성, 고발기자로의 정신이 화면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되기를 원했다.


Q. 주진우 기자가 카메라를 보며 정색하고 인사말 할 때 보다 취재 내용에 대해 기자들과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는 훨씬 자연스럽고 열정이 느껴졌었다.
A. 외국에서는 기자끼리의 동업, 외부-내부 기자들끼리의 공동 작업이 많이 실험되고 있는 부분이다. 지상파에서는 최초로 이런 작업 방식을 적용했다.

Q. 김의성 배우를 MC로 섭외한 이유는 무엇인가?
A. 김의성은 '개념배우'라는 별명이 있다. 평소 시사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만나서 토론하고 회의 해 보니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기자보다 많이 알고 있는 부분도 있더라. 주진우와 함께 진행자이지만 김의성에게 바란 것은 시민의 눈높이, 보통 사람의 눈높이에서 기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역할이었다. 스튜디오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김의성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자들이다. 기자들 사이에서 시청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Q. 실제 스튜디오에서 하는 멘트는 모두 작가들이 써주는 것이 아닌가? 김의성의 의견이 대본에 반영되기도 하는가?

A. 기자들과 작가들이 1차 대본을 만들고 이후 대본회의를 진행자들과 같이 한다. 그 과정에서 김의성, 주진우의 의견도 반영하고 있다. 그들이 원한다고 의견이 다 반영되는 것은 아니고 취재기자와 MC, 작가와의 토론을 통해 스튜디오 대본이 정해진다. 물론 녹화할 때는 약간의 애드립도 있다.

Q. 첫 방송 시청률이 4.5%였다. 어떤 의미로 받아 들이나?
A. 방송을 봐주신 시청자들에게 고맙다. 생각보다 반응이 뜨거웠다. 'MBC가 다시 열심히 하는 구나'라는 인상을 시청자들이 받았던 것 같다. 인터넷, 모바일에서 많이 표현해 주셔서 감사하다. 그동안 할 일을 못해왔었기에 질책도 많이 받았기에 공영방송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려고 노력한다. 첫 방송 끝나고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


Q. 한편으로는 100% 자체 인력이 아닌 외부 인력과의 협업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기에 아쉽기도 하다.
A.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많은 MBC의 기자들이 몇 년 동안 기자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보도의 역량은 어느 날 갑자기 나오는 게 아니라 하루 이틀 쌓이고, 취재원들과의 연대, 개인의 네트워크, 보도 본부 전체의 네트워크가 켜켜이 쌓여서 만들어 지는 것이다. 그 동안 그런 것들이 완전히 없어진 거나 마찬가지 상황이다. 나조차도 이 프로그램을 하기 전 4년 반이 넘도록 팩트 체크 부서에 있으면서 기사 자체를 쓸 수 없었다.
스스로의 역량으로 성과를 만들어 내면 좋겠지만 지금은 누구의 능력이냐 보다는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값어치 있는 보도를 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사회는 많이 변하고 있고 사람들, 현상들간의 연결성은 증가되고 있다. 새로운 생각으로 값어치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드라마나 예능, 교양 프로그램들이 많은 부분 외주사와 협업으로 만들어 지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는 협업이 다양한 분야에서 더 늘어날 것이고 이것이 공영방송으로서 책무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진지하게 더 깊이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Q. 첫 방송 이후 올림픽 때문에 3주간 결방이다. 그 사이에 지난 회차에서 다뤄졌던 내용들이 더 보충 될 계획인가?
A. 1회차에서 4가지 아이템을 이야기 했었다. 4가지 아이템 모두 추적 취재, 후속 방송을 할 것이다. 자원외교 부분은 보도할 내용이 상당부분 취재가 되어 있고, DAS건은 상당부분 취재가 많이 진척되어 있다. 몇몇 아이템들은 워낙 사이즈가 커서 한번 방송으로 보여주기 힘들다. 몇 번에 나눠서 라도 자세한 내용을 취재하여 보여주려 한다. 요즘은 부패나 비리 사슬의 스케일도 예전 같지 않게 커졌다. 따라서 국면이 바뀔 때 마다 알려드릴 것이다. 우리 방송은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으로 모토를 정했다. 예전에는 한번 다뤘던 방송 내용은 근래에 다시 다루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는데, 우리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한번 방송한 아이템이더라도 새로운 사실이 나온다면 계속해서 보도할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제대로 된 기사를 쓸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게 전혀 없다. 제작진 혹은 취재진이 기사가 된다고 판단되면 바로 기사로 쓸 수 있다. ‘스트레이트’가 바로 그런 변화된 분위기의 산물이다. 지난 몇 년간 없었던 취재와 보도의 자유가 다시 생겨났다. 비교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장님이 새로 만드는 프로그램에 대해 격려도 많이 해주시고 관심도 가져주시고 지원도 약속하셨다. 제작진들의 해보자는 의욕도 충만하기에 첫 방송에서 미진했던 부분은 보충을 통해 충실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결방 기간 동안 준비하겠다.

짧은 시간 동안의 인터뷰였지만 시청자들의 진정한 알 권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담당 부장의 단호한 의지가 힘주어 말하는 한마디 한마디에 배어 있는 시간이었다. 다시 돌아와서 반가운 친구 MBC의 회심의 한방 ‘스트레이트’는 일요일 밤 11시 20분에 방송되며 올림픽 기간 동안 결방, 3월 4일 밤 11시 20분에 2회를 방송한다.

iMBC 김경희 | 사진 이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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