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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심은경, “류승룡의 조언이 욕심을 내려놓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기사입력2018-01-3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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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염력'이 오늘 개봉한다. '부산행'으로 천만 관객을 모았던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서울역'에서 주인공 혜선으로 목소리 연기를 하고, '부산행'에서도 감염자로 부산행 KTX에 올라타는 가출소녀 역할로 특별출연하고, 이어 연상호 감독의 신작 '염력'에도 주인공 루미로 출연한 심은경을 만났다.


Q. 영화 완성본을 본 소감은 어떤가?

A. 감독님만이 갖고 있는 유머코드, 생활감 있는 인간 군상의 모습들을 좋아한다. 그런 게 잘 배어 나온 영화 같아서 영화 팬으로도 만족스럽고 좋았다. 저는 재미있는 부분도 많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도 있어서 감독님 스타일의 상업영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Q. 연상호 감독의 영화에 연이어 세 작품째 출연이다. 연상호 감독이 심은경 배우를 많이 아끼나 보다.
A. 저도 여쭤보고 싶다. "제가 좋으신가요?"라고 물어보고 싶다. 감독님의 속마음은 잘 모르겠지만 '서울역'부터 3작품 연달아 출연하게 되었다. 길게 짧게 같이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건 배우로 감사한 일이고 행운이다. 제가 감독님을 더 많이 좋아하는 거 같다. 제가 감독님을 많이 따르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싶어했다. 지금도 그렇고. 영화 이야기를 같이 나눈다거나 하면 굉장히 재미있다. 애니메이션 감독 출신이다 보니 아시는 것도 많고 영화 추천도 많이 받고 그랬다. 제가 더 좋아하고 많이 따르는 편이다.

Q. 어떻게 인연이 된 건가?
A. 감독님의 애니메이션 작품인 '사이비'를 보고 SNS에영화 평을 올렸었다. 그때 연감독님이 멘션을 해 주셔서 그걸 계기로 감독님의 작품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고, 더빙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마친 '서울역'에 더빙 제안을 해 주셨고 그게 인연이 되어서 '염력'까지 오게 된 것 같다.


Q. '염력' 속에서 맡은 루미라는 캐릭터는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워낙 캐릭터가 강한 인물들 사이에서 정극 연기를 해야 하는 배역이었다.
A. 루미라는 캐릭터는 일상에서 어딘가 살고 있을법한 인물이다. 사실적인 인물이고, 드라마적인 요소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이어야 했다. 관객들이 영화에 잘 이입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이고 싶었다. 드라마의 주제와 연결되는 인물이기에 감독님과 많은 상의를 했었고, 감독님이 많은 작품들을 추천해 주시기도 했다. 영화 초반의 설정을 위해서는 '서민갑부' 같은 프로그램도 보면서 리얼리티를 많이 살리려고 했었다.


Q. 연기 준비를 많이 해가는 배우로 알고 있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랬을 것 같다.

A. 이번 영화는 현장에서 만든 장면들이 좀 많았다. 장례식, 화염병 장면 등은 시나리오로 봤을 때는 루미의 분노가 체감되지 않아서 현장에 가서 직접 느껴봐야겠다는 생각이 많았다. 그 장면에서 반 정도는 애드립으로 진행되었다.

Q. 감독님이 연기 시범을 많이 보여줬다고도 했다. 감독님의 시범이 도움이 많이 되었나?
A. 감독님이 애니메이션 감독 출신이셔서 그런지 원하시는 독특하고 새로운 것들이 있었다. 그런 걸 연기해 내는 것이 기존에 보여줬던 연기보다 더 많이 응용하고 새롭게 만들어 가는 느낌이었다. 나조차도 이런 내 얼굴은 처음 보는데? 라는 걸 느낀 작품이다. 연기적인 쾌감도 많이 얻었고, 즐기면서 촬영했던 작품이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장면이었는지 이야기 해 달라.
A. 연기적으로 만족하는 장면은 어머니의 사고 장면에서의 표정이었다. 제가 봐도 새로운 표정이었다. 슬픈 씬이 있을 때는 항상 '헉' 이렇게 되는 정형화 되는 게 있었던 거 같은데 그 틀을 감독님이 깨주셨다. 일그러지는 내 얼굴이 참 새로웠다. 애드립도 많이 했는데 경찰서에서 김민재와 다투는 씬도 거의 애드립이었다. 나도 내가 대본, 대사 없이 쭉 이런걸 할 수 있구나 라며 자신을 다시 보게 된 것도 있었고 나도 못 본 새로운 연기가 있었던 것 같다. 그 안에서 응용이 되고 재발견 된 부분이 있어서 신이 많이 났었던 현장이었다.


Q. 평소에 애드립을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A. 간간이 애드립을 했고. 작품마다 스타일이 다른데 '염력'에서는 감독님이 시끌시끌한 분위기를 많이 내다보니 자연스럽게 유도된 것 같다. 애드립이라고 해서 다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순발력이 잘 생겨나서 적재적소에 맞게 포인트로 연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씬 에서의 캐릭터의 감정, 감독님이 원하시는 것, 의견들을 많이 듣고 제 걸로 만들려고 많이 하는 편이다.

Q. 극중에서 류승룡 배우의 염력 연기를 보고 관객 입장에서는 빵 터졌었다. 현장에서도 반응은 비슷했을 것 같다.
A. 그 장면을 촬영할 때는 내가 없는 장면이어서 영화로 봤다. 연상호 감독 스타일의 염력을 쓰는 방법이구나 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 혀로 염력을 쓴다는 건 쉽게 생각지 못했을 텐데 그 장면 보고 감독님께 ‘엄지 척’ 해드렸다. 연기를 한 선배님도 소화하기 힘들었을 텐데.. 정말 잘 소화해 주시고 선배님 덕분에 저희 영화가 더 많이 살 수 있게 된 것 같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연상호 감독이 심은경 배우에게 그런 액션이나 표정을 요구했다면 할 수 있었을까?
A. 영화의 분위기와 신에 맞는 연기였다면 했을 것이다. 저도 자신 있게 도전할 생각이 있다. 영화 속에 배우마다 재미있는 설정이나 장면들이 하나씩 있어서 나도 그런 게 있었으면 싶었는데, 루미는 많이 자재해야 하는 인물이었다.


Q. 몇 년 사이 굉장히 열일 한다. 영화를 많이 찍었더라. ‘걷기왕’ ‘특별시민’ ‘ 조작된 도시’ ‘염력’ ‘궁합’까지 쉬지 않고 개봉하는 느낌이다.

A. 개봉시기가 겹쳐서 그렇게 보일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름 여유를 가지고 일하고 있다. ‘염력’은 작년 4월에 시작해 8월에 촬영을 마쳤고 곧 개봉 앞두는 ‘궁합’은 2~3년 전에 촬영했던 것이 이제 개봉한다. 쉴 틈 없이 작업한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그렇게 보일 정도로 일 할 수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고 행운이라 생각한다. 이런 기회들을 값지게 생각하고 있고,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한 잘해보고 싶다.

Q. 영화 ‘염력’ 속에 많은 액션들이 등장한다. 동원된 인물들도 많았고. 촬영하느라 힘들지는 않았나?
A. 감독님께서 계산도 잘 하고 계획도 철저하게 했고 사전에 미리 이야기 들은 게 많았고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될 것 같다고 많이 레퍼런스를 보여주셨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거에 맞춰서 촬영에 집중했었다. 항상 안전을 더 많이 생각을 하고 배우들이 그 순간 최대한 집중할 수 있게 배려해 주고 찍을 만큼만 찍게 배려를 해주셨다. 덜 지치게 촬영 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고민하셨던 것 같다. 스탭의 입장에서도 잘 배려를 해줬다. 모든 스탭들이 감독님을 좋아하고 따랐고 감독님의 공감능력에 대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Q. 박정민 배우와 함께 하는 장면이 많았다. 박정민과의 호흡은 어땠나?
A. 첫 촬영을 박정민과 함께 했다. 내가 워낙 첫 촬영 날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라 전날 거의 잠도 제대로 못 잔다. 그런데 현장에서 박정민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긴장이 많이 풀렸고 나중에 진짜 편하게 촬영 했었다. 특별한 이야기라기 보다 ‘어떻게 장면을 만들어가면 좋을까요? 평범한 캐릭터 연기하는 게 어렵지 않냐?’는 이야기들을 주로 했었다. 덕분에 개인적으로 힘든 첫 촬영을 잘 넘어갈 수 있어서 감사했다.
박정민은 정말 진지한 사람 같더라. 그의 배우 철학이 잘 보여진 작품은 ‘동주’라고 생각한다. 그 영화를 보고 감명도 많이 받고, 박정민의 팬이 되기도 했다.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더라. 그 인물처럼 보이는 연기를 하고 싶어서 많은 연구를 하는데, 박정민은 딱 제가 바라는 이상적인 연기를 하고 계시더라. 부럽기도 하고 자극도 많이 받았다. 연기에 대한 본인만의 생각을 갖고 있는 똑똑한 배우인 것 같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무이한 배우라고 생각되었다.


Q. 류승룡과도 인연이 많았다. 이번 작품도 함께 하면서 벌써 몇 작품을 같이 하는데, 소감은 어땠나?

A. 류승룡 선배는 장면도 많고 바쁘셔서 왁자지껄 이야기 하지는 않으시지만 조용히 불러서 본인의 경험담도 들려주시고 여러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는데 그게 많이 힘이 되었다. “은경이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즐기면서 여유 있게 연기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 덕분에 제 시간을 많이 가지면서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동시에 신중해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행도 다니고 저만의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하고, 욕심을 많이 내려놓으려고 한다. 선배님 덕분에 용기도 얻고 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Q. 무엇에 대한 욕심이 있어서 마음의 짐처럼 느꼈었나?
A. 일에 대한 욕심, 주목 받고 싶은 욕심도 있고, 그것 때문에 마음이 많이 무거웠던 적도 있었다.그런데 그것에 매달리고 싶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고 목표로 하는 것이 그런 게 주가 되지 않았으면 싶었다. 연기를 너무 좋아하고 연기를 하는 순간이 행복하고 즐거운데 그것만으로도 연기를 계속 할 수 있는 이유가 되고 동기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생각을 하게 해준 작품이 ‘염력’이다. 단순하게 생각해야겠다. 생각을 너무 하지 말고 연기하는 순간에도 더 많이 내려놓고 감독님이 원하는 것에 맞춰서 연기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Q. 심은경에게 ‘염력’은 아주 특별한 작품일 것 같다.
A. 너무 재미있게 찍은 작품이기도 하고, 저를 많이 내려놓게 도와준 작품이기도 하고. 또 이런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 꿈 같은 시간이었다. 여러 모로 많은 치유를 받았다. 스탭들과 한마음으로 영화를 촬영하는 게 처음이었고, 그래서 많은 의미가 남는 작품이다. 관객들도 영화를 보시고 우리 스탭들이 영화에 담아 놓은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아가셨으면 좋겠다.

심은경과 류승룡이 열연한 영화 '염력'은 1월 31일, 오늘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매니지먼트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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