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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크리닝] <아름다운 별> 가족들은 원래 이상하다, 당신이 남들과 다른 것은 '당연'하다 말하는 영화 ★★★

기사입력2018-01-1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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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먼저 이 가족에 대해 소개 해야겠다. 먼저 아빠인 주이치로는 날씨를 틀리는 것으로 유명한 기상 예보관이다. 큰 아들 카즈오는 촉망받는 고교 야구선수였으나 프로로 데뷔하지 못하고 지금은 프리타로 일하며 살아간다. 남보기에는 자유로워보이지만 속에는 '언젠간 성공하고 싶다'는 야심이 있다. 둘째 딸 아키코는 눈에 띄게 아름다운 외모로 사람들의 관심을 사는 것이 부담스럽다. 길을 가다 보면 헌팅을 당하고, 교수조차 집적댄다. 엄마인 이요코는 외롭다. 서로 묘하게 사이가 안 좋은 아버지와 아이들 사이에서 눈치를 보고 홀로 먹는 저녁도 지겹다. 평범하다면 평범한 이 가족의 이야기가 뒤틀리는 순간은 이들이 '외계인'이라는 것을 자각하면서 부터다. 아빠는 화성인, 아들은 수성인, 딸은 금성인, 엄마는 지구인. 외계에서의 신호를 받아들이며 '내가 남들과 달랐던 건 외계인이어서'였다는 것을 깨달은 가족들의 이상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 비포 스크리닝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이 가장 잘 하는 것이 인간의 소외와 불안을 파고드는 것이다. <키리시마가 동아리 그만둔대>(2014)에서는 청춘의 불안을, <종이달>(2015)에서는 자본주의에서 여성의 불안을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듯 세심하게 그려냈다. <아름다운 별>의 주인공 가족은 외계인이다. 더구나 모두 같은 행성에서 온 사람들도 아니란다. 아빠는 화성인이고 아들은 수성인, 딸은 금성인인 이 이상한 설정 역시 가족 구성원들의 소외와 불안을 중심에 두고 보면 어렵지 않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의 릴리 프랭키가 아빠 주이치로를, 쟈니즈 아이돌 캇툰의 카메나시 카즈야가 아들을, <리틀 포레스트>(2015)의 하시모토 아이가 딸 아키코를 연기했다. <금각사>의 미시마 유키오 원작 소설이고 감독은 대학생 시절부터 이 원작의 영화화를 꿈꿔왔다고 한다.


▶ 애프터 스크리닝

특이한 일본 휴먼 코미디를 기대했다면 영화가 시작된 지 30분이 지날 때까지 의아할 수도 있다. 이 가족들이 제각각 다른 이유로 외계인이라고 자각하는 것은 영화 시작 후 40분이 흘러서다. 초반까지는 현대사회 가족의 붕괴를 다룬 영화인가 싶다. '날씨를 틀리는 게' 캐릭터라 방송에서도 놀림 받는 게 일인 기상 예보관 아버지는 바람을 피우고 있고 택배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들은 아버지를 미묘하게 멸시하고, 너무 아름다운 것이 고민인 딸은 주변에서 지나치게 관심을 받는 것이 스트레스다.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어머니는 어느 날 '아름다운 물'이라는 누가 봐도 다단계인 사업에 빠지고 평범한 듯 보였던 가족 개개인은 점점 괴상한 일을 겪으며 가족, 혹은 개인의 붕괴로 나아가는 듯 보인다. 우주선이 나타나고, 어디선가 빛이 나타나고, 기묘한 신호를 하늘을 향해 보내는 인물들. 이것이 현실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인물의 상상인지 진짜 그들이 화성, 금성, 수성인인지는 중반을 지날 때부터 중요치 않게 된다. 지구의 환경이 위험하다고, TV에서 괴상한 예보를 하는 아버지의 '지구연합 포즈'조차도 나중에는 웃기기보다는 진짜처럼 믿어지고, 가족이 스스로를 외계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관객도 함께 믿게 된다. 이 영화에서 강경한 메시지를 보내는 주이치로(릴리 프랭키)는 '환경을 보호하자' '핵 시설을 폐기하자'고 외친다. 어쩌면 '환경 보호'를 영화의 주제로 읽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이치로가 이 별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은 여기에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 살아서다. <아름다운 별>은 1월 18일 개봉한다.

iMBC 김송희 | 사진제공 미로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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