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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신과 함께> 김용화 감독 "용서가 이 영화의 화두다"

기사입력2017-12-2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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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 <신과 함께>가 드디어 오늘 개봉했다. 연말 TOP 3 영화 중에 두 번째 영화이지만 <강철비>, <1987>과는 장르 자체가 달라서 남녀노소 모두가 관람할 수 있는 가족 관람 영화로 추천할만한 영화다. 동명의 웹툰 <신과 함께>를 원작으로 하였으며 영화로 한국영화 최초로 1,2편을 동시에 촬영하고 올 겨울 1편을 내년 여름 2편을 개봉하는 <신과 함께>를 만든 김용화 감독을 만났다.
영화 개봉 이후 다양한 반응 중 그래도 긍정적인 반응만 보내주는 마케팅 팀 덕분에 한결 밝은 표정으로 자리에 한 김용화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드디어 개봉을 했다. 일반 관람평을 모니터 하고 계신가?

A. 반응은 좋은 편 같다. 실시간 반응들은 마케팅 팀에서 캡쳐해서 보내주고들 있는데 아무래도 나한테는 좋은 글만 보여주는 거 아닐까 싶다. 그래도 영화에 대한 관심은 높았던 것 같다. 원작의 정서적인 부분은 잘 살려냈다는 쪽으로 만족도가 높게 나오더라.

Q. 원작이 있는 영화라 부담이 컸을 것 같다.
A. 예고편이 공개 되었을 때 웹툰 팬들의 반응들이 실망스럽다는 쪽이 많았는데 주변에서는 그것도 관심이라고 조언을 해주더라. 워낙 팬덤도 많은 작품이어서 사전에 모니터링을 많이 했었다. 원작 팬 중심으로 모객도 하여 모니터링을 하기도 했어서 영화가 나온 뒤에는 큰 걱정은 안 했다. 제일 중요했던 건 원작가인 주호민 작가가 어떻게 보는 지였다. 누가 리메이크를 한다고 하면 얼마나 궁금하겠나? 그런데 어제 주호민 작가의 반응을 보고 나서 행복했다.

Q. 국내에서 이런 게 전면적으로 특수효과가 메인이 된 영화는 처음이다. 욕심만큼 좋은 비주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제작진을 꾸리는 것도 힘들었을 것 같다.
A. 이런 영화는 top-tier들과 일을 해야 하는 것이고, 그분들도 하고 싶어 하셨다. 일반 영화 제작과는 제작과정이 많이 다르다. VFX 스탭들이 프리프러덕션 과정에서 굉장히 강력하게 많은 부분을 개입하는데, 우리는 키컷 부터 시작해서 프리 비주얼, 포스트 비주얼까지 제공하며 진행했기 때문에 첫 시도임에 비해서 협업이 아주 잘 되었다. 테크니컬 비주얼이라고 하는데, 이 장면을 찍으려면 카메라가 어떻게 움직여야 하고 렌즈는 어떤걸 써야 하고 배우는 동선이 어때야 하는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제공을 해 준다. 그랬기에 큰 혼란 없이 비교적 수월하게 많은 분량을 하루에 찍어낼 수 있었다.


Q. 하지만 연출자 입장에서는 의도하던 것들을 기술적인 제한 때문에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
A. 많았다.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포기해야 했다. 제가 생각한 것이 100이면 완성도에서 50정도를 포기했었다. 대신에 눈 여겨 본 것은 배우들의 감정의 흐름이었다. 아무리 기술적으로 구현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관객들은 배우의 눈을 통해 감정을 전달받고 공감할 테니까. 내가 연출적으로 원했지만 포기했던 것들은 배우들의 감정으로 커버가 되었던 것 같다. 감정선을 이렇게 잡고 갔던 게 주효했던 것 같다.

Q. VFX를 한 회사에서 다 하는 게 아닌가 보더라.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보니까 여러 회사가 있던데.
A. 어느 영화건 VFX를 한 회사가 할 수 없다. 이정도 퀄리티를 내려고 하면 컨베어 벨트처럼 여러 공정이 돌아가야 한다. 세밀하게 작업들은 분업이 되어 있고 한 회사가 수퍼바이징을 하고 부분적으로는 다른 회사들에 나눠져서 작업이 된다. 전세계의 큰 VFX 회사들은 이렇게 진행을 한다.


Q. 감독님이 대표로 있는 회사 덱스터스튜디오에서 수퍼바이징을 하셨나?

A. 전체 2,550샷 중에 2,009샷이 VFX샷 이었다. 그 중의 절반은 덱스터스튜비오에서 만졌다. 덱스터가 중국의 블록버스터 영화들도 많이 했었다. 요즘은 중국의 VR들을 많이 수주하는데, 하이퍼 리얼리티를 요구한다. 그런 면에서는 덱스터가 일가견이 있고 실제 같은 살아 있는 걸 많이 해서 도움이 되었다.

Q. VFX 중에서 어떤 게 가장 어려운 작업인가?
A. 정지된 건 좀 쉽고 생명력을 가지는 것들은 다 어렵다. 물, 불, 바람, 모래, 먼지, 공기 등 움직임이 있는 것들이나 대규모 군중씬들도 어렵다. 예를 들어 화탕지옥의 경우 수만 명의 사람들이 지옥으로 떨어져 내리는데 이건 애니메이터가 다 할 수 없는 작업이다. 어느 각도에서 떨어질 경우 팔이나 다리의 각도는 어떻게 되는지, 떨어지는 두 사람이 부딪힐 경우 어느 정도 반동을 가지는지를 다 계산해야 하는데 그것도 한 두 명이 아니기 때문에 난이도로 따지자면 슈퍼S클래스들이다.


Q. <국가대표>로 큰 성공을 했던 감독인데 왜 <미스터고>에 이어 <신과 함께>까지 VFX영화를 수년째 고집하고 계신가?
A. 이런 작업을 얼마나 더 할지는 모르겠다. 개인 김용화 인생을 돌아본다면 <국가대표>를 찍고 나서 허무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남들이 말하듯이 그것이 성공이라고 한다면, 그걸 잃지 않기 위해 내가 잘하는 걸 더 열심히 하고 살 것이냐? 아니면 좀 더 절벽에 세워서 모험하는 인생을 살 것이냐? 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쪽을 결정하건 혼자서 가능한 건 아니고 나를 서포트하는 식구가 있어야 하는 것이 필연적이었다. 당시 최고의 슈퍼바이저들이 모여서 감독이 중심이 되는 회사가 미래의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거기에 혹했다. 나는 왕복 시간까지 포함해서 길게는 4~5시간까지 투자해서 영화관에 오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TV에서도 볼 수 있는 영화를 극장에서 볼까? 우리나라 영화의 갈증이 뭘까를 고민해 보면 너무 로컬화 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외국에서 잘 팔리지 않는 것이 한계라고 생각했다. 남은 인생을 생각했을 때 나를 절벽에 세워보고 싶었다. 세계시장에 도전을 해 보고 싶었고, 실패하더라도 누군가는 계속 도전을 해야 다른 이들이 따라갈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미스터고>가 결국은 애들 영화로 평가되었지만 이렇게라도 시작해보자고 생각했다. <미스터고>가 발판이 돼서 지금 <신과 함께>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6년 전에 <신과 함께>를 해보자고 제안 왔을 떄는 제가 못한다고 했었다. 차라리 드라마로 하라고 했었다. 그런데 2013년 하반기쯤에는 자신이 생겼다. 그래서 하게 된 거다.

Q.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와 비교하면 결이 많이 다르다. 비주얼적인 영화에 대한 갈망이 있으셨던 건가?
A. <미녀는 외로워> <국가대표>의 경우도 많은 CG가 들어가 있는 영화다. 당시 슈퍼바이저들은 내가 그런 기술을 잘 이용할 줄 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한다. 나는 비록 영화를 전공했지만 예술감독보다는 제임스카메론이나 스필버그를 보고 영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할리우드 키즈였다. 그래서 시각적인 쾌감을 중요시 하는 감독들의 작품을 선호했다. 제임스카메론의 <아바타>, <어비스>도 좋아했고 스필버그의 는 너무 감명 깊게 봤다.

Q. 마블의 영화들은 어떠셨나?
A. 마블은 최근에 <스파이더맨: 홈 커밍>을 재미있게 봤다. 배트맨의 다크나이트 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 놀란이 배트맨의 어두운 면을 끌어내었다면 스파이더맨은 유약함과 유년시절의 치기 어린 것을 통해 성장하는 느낌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던 거 같다. 마블의 다른 작품들은 어마어마했는데 재미있지는 않았다. 기술은 높이 평가하지만 영화적으로는 정교하거나 감정을 건드리는 쪽은 아니었다.

Q. 1편에 대한 영화의 평들은 어떻게 받아들이시나?
A. 지금은 어떤 의견을 주시건 다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다양하게 생각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이승 편, 저승 편, 신화 편까지를 다 합쳐서 2부작으로 만든 거여서 최종적인 작품 평은 2부를 다 보고 난 뒤에 해도 될 것 같다. 하지만 각 편마다의 완성도는 있어야 하기에 1편은 '개입해서는 안 되는 인간사에 개입한 저승차사는 괴로워' 버전이라 보면 된다.
이 영화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 볼 수 있는 스토리다. 그러려면 10대가 봐도 이해되어야 하고 60대가 봐도 인정되어야 했다. 어떤 일에 종사하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 수렴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려면 너무 깊이 있는 서사, 복잡한 관계도는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Q. 최초로 1, 2편을 한번에 촬영하셨다. 어떤 점이 장점이고 어떤 점은 단점인가?
A. 경제적인 면에서는 좋았지만 나머지는 다 나빴다. 연출 자체가 힘들다. 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씬들은 몰아서 찍는 경우가 있는데, 배우에게나 연출에게나 너무 가혹한 일이다. 연출적 세공미를 발휘하지 못한 면이 있어서 아쉽다.


Q. 어떤 사람이 영화의 마지막 30분이 이 영화의 전부라고도 하더라.

A. 그 부분 시놉을 쓸 때 혼자 미친놈 처럼 울었었다. 차태현의 대사 부분이었는데, 많이 경험해본 감정이어서 더 그랬다. 어머니 설정도 다 은유를 한 것이다. 자식을 둔 부모들은 다 벙어리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차마 하지 못했던 어머니의 마지막 막은 무엇일까도 많이 고민했다. 그런 것들을 다 종합해서 마지막 시간을 채웠다. 이 영화는 삶과 죽음을 다루고 있는 것이고,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에 이르러서야 내 인생을 돌아보려고 한다면 어떨까를 고민한 스토리고, 감정의 끝을 보여주자고 생각하고 썼던 시나리오다.

Q. 2편의 경우 이제 후반작업만 남았으니 1편에 비해 더 비주얼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질 것 같다. 기술적으로 어떤 부분에 좀 더 힘을 쏟고 싶으신가?
A.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게 있지 않느냐... 똑같은 일을 하다보면 뉴런 자체가 커진단다. 직관이 생기는 건데, 우리 일도 연속적으로 하고 있기에 회전율이 빨라진다. 리테이크를 걸더라도 속도가 빨라져서 2편은 개선이 많이 될 것 같다. 라이팅을 좀 더 잘해보고 싶다. 낮 장면도 실제감이 들 수 있게끔 더 잘 만들고 싶다.

Q. 1편에서는 가족에 대한 뜨거운 감정을 강조했는데 2부는 어떤가?
A. 2편의 저승은 좀 더 많이 엔터테인먼트 할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종류의 감정 폭발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것이 가장 가치가 있을까를 고민했는데 '용서'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착하게 살자'는 주제 보다, 이렇게 세상 사는 게 힘들고 장애물의 연속인데 과연 죄를 짓지 않고 사는 게 가능하겠냐? 누구나 죄를 짓는다면 진심으로 내가 용서를 구할 마음, 그럴 용기가 있는가? 그런 사람이 찾아온다면 진심으로 용서할 수 있을까? 가 2편의 화두다. 1편이 가족 중심이라면 2편은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는 부분이다.

Q. <신과 함께> 이후의 계획은 어떠신가? 할리우드 진출 소식도 들었는데, 바로 작업에 들어가시나?
A. 요 근래 몇 년 동안 전혀 쉬지 못했는데, 조금이라도 쉬고 싶다. 할리우드 진출작인 <프로디걸>은 각본 중이다. 연출 의사는 밝혔고 변호사들끼리 조정하고 있는 중이다. 디렉터스 노트도 보내 놓은 상태인데, 그걸 작가들이 검토하고 있다. 제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연말 정도에 촬영을 할 것 같다.





iMBC 김경희 | 사진 이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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