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푸터(고객센터 등) 바로가기

[人스타] 호탕한 웃음, 솔직하고 담백한 성격의 배우, 김태리

기사입력2017-12-26 09:30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링크 복사하기
영화 <1987>에서 연희 역할로 출연해 당시 갓 대학생이 된 여학생의 관점으로 세상을 마주하고, 겪어내는 연기를 펼쳐낸 배우 김태리를 만났다. 영화 <아가씨>로 데뷔와 동시에 스타덤에 오른 김태리였다. 그렇게 한번에 한방을 터트릴수 있을 정도로 당차고 똘똘한 배우라는 것을 짧은 인터뷰 시간 동안 증명해 낸 그녀였다.


Q. 영화의 어떤 점에 끌려서 작품을 선택하신 건가?

A. 처음 시나리오 봤을때는 넋놓고 봤다. 책장이 넘어가는 손이 멈춰지지 않고 한큐에 호로록 읽었다. 몰입감, 속도감이 좋았고 실화인데 어떻게 영화적인 스토리가 나올 수 있는지 놀라웠다. 전체적인 이야기들을 한권으로 잘 묶어 내기도 했던거 같다.
영화 제안을 받을 때는 깊은 고민이 없었다. 시나리오 잘 읽었고, 감독님 만나서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잘 통한다는 느낌이었고, 카메라 테스트 해볼까 하고 오디션도 봤다. 그러고 며칠 뒤에 함께 하기로 결정이 났다. 당시에는 부담감은 없었다. 그런데 촬영 들어가면서 부터 연희가 만만치 않더라. 그 많은 선배들이 달려서 끌어온 이야기의 힘을 연희는 중후반부터 등장하는데 마냥 밝고 해맑은 연희를 보여줄 시간은 많지 않았다. 바로 복잡한 사건, 슬픔속으로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준비과정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 소화해 내기에 벅찼었다.

Q. 장준환 감독님과의 작업은 어땠나?
A. 촬영하실때는 엄청 집중하셨다. 농담하거나 밥먹거나 스탭들이 준비하는 시간에도 계속 뭔가 생각하고 계셨다. 잠도 못 주무시고 고민을 계속 하시는 것 같던데, 이 이야기를 너무 잘 쓰고 싶어서 그랬던걸 영화를 보고 나니 알겠더라.

Q. 언론시사회 때 배우들이 많이 우시더라.
A. 당시에 선배님들도 많이 우시고 감독님도 많이 우셨다. 박찬욱 감독 만나서 이야기 들어보니까 감독님도 영화를 객관적으로 못볼것 같다고 하시더라. 그 시대를 사신 분들은 직접적이고 오래되지 않은 이야기다보니 더 많이 와닿는게 아닌가 싶다.


Q. 캐릭터 준비는 어떻게 했나?
A. 연희는 보통의 사람으로 다가갔다. 가족이야기, 개인사, 연희가 바라보는 상황은 주변에서도 느낄 수 있는거라 생각했었다. 역사적인 지식은 따로 공부를 했다. 대충 알고 있는 사실들이었는데 공부하면서 참 대단한 나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부패된 정치권력이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한 것과 그걸 또 시민들이 함께 운집해서 한 목소리를 내서 권력보다 더 큰 힘을 낼 수 있었던 것도 대단했다. 국민성에 그런 에너지가 있는 것 같다. 희망은 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Q. 다른 인물들은 실존 인물이었지만 연희는 가상의 인물이었다.

A. 연희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큰 역할이었다. 이희준의 경우 윤기자 역할이었는데 기분이 쓰셨던 기사가 많이 남아 있어서 기사를 봤다고 하셨고 이한열 열사도 자료가 많이 있었고 선배들은 사진, 영상 자료가 있어서 그렇게 접근 하셨다면 저는 평범하게 인물이 왜 이런 성격을 가지게 되었는지부터 분석해 나갔었다. 나는 감정 연기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마음이 닫혀있어서 그런것 같다.

Q. 연희의 어떤 점이 가장 끌려서 하시게 된건가?
A. 가장 끌렸던 장면은 엔딩장면이었다. 왜냐면 관객으로서 궁금했다. 인물탐구를 하기 전에는 연희가 군중을 바라보고 관객이 또 연희의 뒤통수와 함께 군중을 바라보는 것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개봉 이후에는 엔딩 장면이 관객분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을지가 가장 궁금한 점이다.

Q. 출연 배우 중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강동원 배우는 어땠나?
A. 편하게 해줬다. 대답도 잘 해주셨다. 이번 영화에서 함께한 배우들 중에서 가장 어리신 편이었다. 눈빛이 많이 슬펐다. 놀랐던게 광주 비디오 장면에서 연희는 새침하게 들어와서 앉아 있고 그런 연희를 쳐다보는 눈빛만 상상했는데 영화를 통해서 보니 강동원이 같은 장면에서 광주 장면이 나오는 모니터를 보는데 비디오를 향한 슬픔같은 눈빛이 있더라. 한방 얻어맞은 것 같았다. 되게 좋았다.



Q. 강동원이 첫 등장하던 장면에서 관객들의 반응을 기억하시나?

A. 다들 '아~!' 하시면서 탄식을 하시는 게 웃겼다. 사실 그 장면은 호흡이 웃긴 장면이다. 두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가 "그렇게 닦으면 눈 아파요. 세수하세요."라며 두건을 내리는 장면은 코미디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관객분들은 그 남자가 강동원인지 모르고 보다가 알아챈 효과가 있어서인지 웃음 말고 탄식을 하시더라.

Q. 삼촌으로 나온 유해진과의 호흡은 어땠나?
A. 되게 진지한 분이시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농담도 하시고 쾌활할 줄 알았는데 생각이 굉장히 깊으시다. 농담하는 순간에도 중요한 건 놓치지 않는다. 캐릭터에 대한 깊이감, 언제나 새로운 걸 찾고 디테일에 대해 고민하는 걸 많이 배운 것 같다.

Q. 좀 나이가 어린 세대들은 이 영화에 공감하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공감의 여파가 엄청나게 큰데...
A. 저는 제가 공부를 했기에 공감이 될 수 있었나 싶기도 하고, 유해진 선배는 '아마 네 또래들은 공감을 못할수도 있다'고 하시더라. 생각을 해보니 그럴수 있겠다 싶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뭔가 느끼고 알게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우리가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Q. 이 영화가 배우 김태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A. 힘들고 고민 많이 한 만큼 배운 지점이 있을것이다. 앞으로도 배움과 새로운 고민을 가지고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고민하고 상황에 융통성을 가지고 내 일에 즐거움을 찾을 줄 아는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갇혀있는게 제일 안 좋은거 같다. 무엇을 보건간에 열린 시각을 갖는 게 중요한 것 같다.




iMBC 김경희 | 사진 이미화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