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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크리닝] 관객이 주인공이 되는 뜨거운 영화 <1987>, 올 겨울 필람 무비 ★★★★

기사입력2017-12-13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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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1987년 1월, 경찰 조사를 받던 스물두 살 대학생이 사망한다. 증거인멸을 위해 박처장(김윤석)의 주도 하에 경찰은 시신 화장을 요청하지만, 사망 당일 당직이었던 최검사(하정우)는 이를 거부하고 부검을 밀어붙인다. 단순 쇼크사인 것처럼 거짓 발표를 이어가는 경찰. 그러나 현장에 남은 흔적들과 부검 소견은 고문에 의한 사망을 가리키고, 사건을 취재하던 윤기자(이희준)는 ‘물고문 도중 질식사’를 보도한다. 이에 박처장은 조반장(박희순)등 형사 둘만 구속시키며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 한편, 교도소에 수감된 조반장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 교도관 한병용(유해진)은 이 사실을 수배 중인 재야인사에게 전달하기 위해 조카인 연희(김태리)에게 위험한 부탁을 하게 되는데… 한 사람이 죽고, 모든 것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 비포스크리닝

'탁' 치니 '억'하더라는 정말 잊지 못할 말도 안되는 핑계를 언론에 보도하며 국민은 기만하려 했던 박종철 열사에 관한 이야기 같다. 올해 <택시 운전사>에서도 보여주었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1987>에서는 어떻게 묘사해 낼지 궁금했다. 당시의 뉴스들만 찾아봐도 뭔가 가슴에 치밀어 오르는 게 있을텐데 영화로 풀어낸 그때의 학생운동은 어떤 모습일까?
게다가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이미 이름만으로도 흥행은 보장받는 배우들이며 연기 또한 관객을 실망시킨 적 없는 이들인데 뜨거웠던 당시의 모습을 어떻게 표현해 낼지도 기대되는 포인트 중 하나다.
유난히 '나라'와 '민주주의', '권력'에 대해 볼거리와 생각할거리를 많이 안겨주는 올해의 영화들인데 과연 촛불민심으로 새 세상을 만들어 낸 관객들에게 <1987>가 던질 메세지는 어떻게 다를까.


▶ 애프터스크리닝

장준환 감독의 진정성은 스크린을 뚫고 나와 관객들의 가슴을 울렸고, 그 울림은 뜨거운 눈물로 관객의 얼굴을 적셨다. 민주화 과정을 그려낸 영화들은 적지 않았다. 그 영화마다 관객들에게 어떻게 이뤄낸 민주주의인지, 군부독재의 총칼에 맞서 어떻게 싸워 왔는지를 보여주며 현재를 반성하게 해왔었다. 하지만 이번 <1987>은 또 달랐다. 한명의 주인공을 내세워 대신 이야기하기 보다 영화 속에 출연하는 많은 인물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이 일체감을 느끼도록 해 주었다. 진실을 은폐하려는 권력 수뇌부도 있었지만 이에 맞서 각자의 자리에서 신념을 목숨과 맞바꾸며 지키려 했던 사람들이 있었음을 출연진들이 증명해 냈다. 많은 명배우들이 출연한 이유가 분명히 있었고 그 배우들이 각자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 했기에 모두가 주인공 처럼 보이는, 심지어 이들을 지켜본 관객도 주인공 처럼 느껴지는 그런 특별한 영화가 만들어 졌다.


30년 전 일이지만 지금의 청소년들이 본다면 "정말 우리나라에 이런 일이 있었나?" 싶도록 믿기지 않는 현실이었다. 생각해 보면 지금의 40대들이 대학교에 입학해서 선배들이 몰래 보여주는 광주항쟁의 다큐를 보면서 "정말 우리나라에 이런 일이 있었나?"라고 충격을 받던 때가 있었는데 불과 40년 안에 있었던 근현대사임에도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큰 변화가 있었던 2017년이다. 올해 초 우리는 촛불로 암울한 현실을 바꿔놓을 문을 열었다. 광화문에서의 평화로웠던 시위는 30년 전 거리에서 피와 땀을 흘렸던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임을 떠올린다면 올해의 마무리는 <1987> 영화와 함께 다시금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꿈꾸는 시간을 가져보는 게 어떨까. <1987>은 27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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