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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올해의 드라마 퀸 : 정소민 #2017총결산⑦

기사입력2017-12-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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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시청자들의 가슴에 큰 울림을 준 드라마 속 여배우를 꼽으라면 단연 정소민이다. 2016년 말부터 KBS2 <마음의 소리>에서 웹툰과 싱크로율 높은 애봉이로 청순 털털한 모습을 선보이더니 KBS2 <아버지가 이상해>에서는 심성 착한 유도 선수 출신 엔터회사 인턴사원 변미영으로 풋풋하고 순수한 첫사랑 연기를 펼쳤다. 그리곤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는 순둥이처럼 보이는 도라이 드라마 보조작가 윤지호로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는 소신 있는 현대 여성의 모습으로 큰 공감을 얻었다. 올 한해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 층에게 고른 사랑과 공감을 받았을 뿐 아니라 작품마다 매번 미모 갱신과 인생캐 갱신으로 연기 프로필을 풍성하게 만든 정소민은 누가 뭐래도 올해의 드라마 퀸이다.


Q.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가 끝나고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A. <아버지가 이상해>를 시작하고부터 이렇게 오래 쉬는 건 처음이다. 그 동안 <이번 생은 처음이라> 팀과 제주도 단합대회도 다녀오고, 7시간 이상 푹 잠도 자보고, 책도 읽고 있고, 가족들과 오랜만에 이야기도 많이 나누면서 다른 생각 없이 푹 쉬고 있는 중이다. 원래 영화 보는 걸 좋아해서 하루에 3편도 내리 보곤 하는데 좀 더 몸이 회복되고 나면 영화도 많이 보고 싶다.

Q. 올 한해 영화도 하고 드라마도 몇 편 하며 정말 바쁘게 보내셨다.
A. 어쩌다 보니 촬영한지는 2년이 되었던 영화 <아빠는 딸>도 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 촬영중간에 개봉하게 되었고, <아버지가 이상해> 촬영을 하면서 또 다른 영화에 까메오로도 출연했다. 그리고 <아버지가 이상해>가 끝나고 딱 하루 쉬고 바로 <이번 생은 처음이라>까지 하느라 올 한해가 엄청 길게 느껴졌던 것 같다. 했던 것만 보자면 2~3년에 걸쳐 한 것 같다. 사실 지금 연말이라는 것도 실감이 잘 안 된다. 다행히 일들이 연말 전에 끝나서 남은 올해는 연말분위기를 느끼며 보낼 거라는 기대가 있다. 작품이 무탈하게 끝나서 제일 행복하다.

Q. 올 한해 열심히 한 만큼 좋은 평가를 받아서 더 보람이 있을 것 같다.
A. 평가는 언제나 다를 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 지금 좋게 봐주시는 분이 많다고 해서 제가 제 연기력에 만족하게 되는 거랑은 별개 같다. 내 연기에 아쉬운 건 아직 많다. 좋게 봐주시는 건 행복하고 감사한데 나중을 위해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달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그 동안 한 노력들이 체화되어 밖으로 보여지는데 까지 5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더라. 5년전에 했던 노력들이 지금에서야 보시는 분들께 조금 전달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주할 수 없게 된다. 지금 열심히 달려야 또 5년뒤의 제가 성장할 수 있는 것 아니겠냐.



Q. <아버지가 이상해> 뒤에 <이번 생은 처음이라>까지 연달아 작품을 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A.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있어서 너무 끌리는 작품 아니면 무조건 쉬어야지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하게 되었다. 시놉시스에서 신기할 정도로 저랑 닮아 있는 부분이 많았다. 여러모로 운명인가 싶은 게 있었다. 가족 구성원도 실제의 저와 똑같았고 경상도 집안인 것 그리고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절친 삼총사인데 그런 것도 똑같고 친구들 사이에서 저 역시 중간자 포지션이었고 나이도 그렇고 지호의 설정과 내가 너무 비슷해서 애정이 많이 갔다.

Q. 지금 이야기 하는 톤이 완전 윤지호다. 차분하고 조용하고. 원래 그런 성격이신 건가?
A.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갭이 큰 성격이다. 엄청 활발하고 방정맞은 모습도 있는데 유독 인터뷰 할 때 차분해 지는 것 같다. (웃음) 똘끼있는 지호의 모습에도 공감이 되었는데 지호가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상경한 것처럼 나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서 비밀리에 대학시험을 봤다. 그래서 재미있었다. 나 같은 사람이 또 있구나 했다. 무용을 했었는데 연기를 한다고 하면 반대할 게 뻔하니까 아예 말을 하지 않고, 심지어 무용과 시험을 보러 가는 것처럼 하고 시험을 봤었다. 시험에 떨어지면 끝까지 연기 시험 봤던 걸 말 안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얼결에 한예종에 수석 입학을 하게 되었고 당시에 아빠가 큰 배신감을 느끼셨던 것 같다.

Q. 의외의 모습이다. 무용을 했었는데 연기는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된건가?
A. 무용도 같은 예술분야인데 무대에서 춤을 출 때 뭔가 표출하고 표현하는 작업이어서 연기를 배우면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 연기를 접하게 되었다. 입시 시험 보기 직전에 잠깐 몇 번 배우고 그냥 날것의 느낌으로 시험을 봤었다. 그때는 계산할 줄도 모르고 아는 것 없이 막 던졌던 것 같다. 몸이 굳기 전에 꼭 한번 무용을 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기는 하다. 몸이 굳는 것에 대해 예민해서 혼자 스트레치하고 몸을 푸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 몸이 굳으면 연기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다. 생각도 몸도 유연해지려고 노력한다.

Q. 연기 말고 무용을 할걸 하는 생각은 안 들었는가?
A. 대학생활을 하면서 무용공연 보러 가면 무대에 올라가고 싶은 충동이생기기는 했는데 진지하게 후회한 적은 없다. 여전히 연기는 재미있고 만족스럽다.



Q.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이민기와의 호흡은 어땠나?

A. 작품을 하기 전에는 한번도 뵌 적이 없었다. 어떤 분인지 감을 못 잡았다. 처음 봤을 때 느낌은 되게 엉뚱해서 세희와 비슷한 지점이 있는 것 같았다. 경력이 많은 선배고 작품도 많이 했었기에 후배로 의지하고 배울 점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많이 배려 받으면서 촬영했다. 나는 저질체력이었는데 이민기는 체력이 좋아서 피곤해 보인적이 한번도 없어서 신기했다. 잠이 없는 사람인가라는 생각도 했다.

Q. 현장의 분위기가 많이 좋았다고 들었다.
A. 현장의 단 한 분도 언성을 높이거나 인상을 쓰는 사람들이 없었다. 언제나 웃으면서 반겨주는 현장이었다. 그래서 더 힘내서 열심히 하게 되고 좋은 에너지를 받게 되고 나도 좋은 에너지를 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내가 모자라고 부족함이 있어도 현장의 많은 분들이 주는 에너지로 내 부족함이 채워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내가 조바심 내서 되는 게 아니라 좋은 사람과 일하면서 내는 힘이 크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Q. 윤지호라는 캐릭터에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을 했었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공감의 대상이 되었는데 특히 드라마 보면서 대사들이 주옥 같아서 장면마다 참 좋더라. 연기하는 입장에서 공감되었던 장면을 하나만 꼽자면 어떤 것일까?
A. 제일 공감했고 가슴에 오래 남을 것 같았던 장면은 터널씬이었다. 대사도 와 닿았고 그 장면의 모든것이 좋았다. 내 예전 모습이 생각났었다. 제가 처음 연기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그때는 지금과 똑같이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조급함이 있었다. 나는 뭔가 하고 있는데 보여지는 결과가 없는 것이 답답했던 시절이었다. ‘이 노력이 과연 빛을 볼 수 있을까? 과연 노력이 언젠가 결실로 돌아올까?’라는 고민, 걱정, 조급함이 있었던 그때의 제가 많이 생각났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는 멋모르고 했던 노력이고 불안함에서 탈피하기 위한 노력이었지 능력치로 발현되는 그런 것들은 아니었다. 그래서 많이 공감했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터널 같은 기간이 있을 테고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결정하고 묵묵히 가는 자체가 항상 외로운 작업 같다.


Q. 작품이 좋았던 만큼 캐릭터도 매력적이었다.

A. 연기를 하면서 캐릭터들에게서 매번 많은 걸 배우는데, 이번에 지호에게 가장 크게 배운 건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다. 원래 내 성격은 상처받고 혼자 끙끙대거나 마음에 묻어두는 스타일인데 지호는 쌓아놨다 폭파시키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상처를 꺼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야 뒤탈도 없겠구나 생각 들었다. 내진 설계가 잘 되어있는 지호의 매력, 장점을 보면서 나도 저러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지호는 투명하고 담담하게 상처를 꺼내 보일 수 있는 사람인데, 내 아픔을 꺼내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더라. 미움 받아도 좋다라는 용기 같았는데 그런 장면을 찍으면서 대리만족이나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나와 달리 용감한 지호가 멋있었다.

Q. 예전에 비해 요즘은 연기를 대하는 마음이 많이 달라졌나?
A. 어릴 때는 이상한 오기가 있어서인지 저한테 어렵고 소화하기 힘든 캐릭터를 골라서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걸 해야 연기가 늘 것 같고 나중에 저에게 근육이 쌓여서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될 것 같은 생각도 있고, 겁도 없이 도전의식이 강했다. 당장 잘할 수 있고 당장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것 보다 어렵고 힘든 작업일 것 같은 게 기준이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때는 조급한 마음에서 세워진 기준일 수 있는데 지금은 여전히 도전도 해보고 싶거나 미래를 위해 이런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으면서도 지금 잘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다는 생각도 섞여있다. 액션이나 몸을 많이 쓰는 역할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이건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Q.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온 것 같다.
A. 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의 지호도 행복이 무엇인가를 끝없이 고민하는 사람이었는데 저도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을수록 그런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고 연기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후부터 연기가 나를 알아가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Q. 이제 곧 서른 살이 된다.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 것에 대한 특별한 감성이 있는가?

A. 예전에는 막연하게 서른이 되면 어른이 될 것 같은 기대가 있었는데 그런 건 아니라는 걸 느낀다. 오히려 열아홉에서 스무 살이 될 때 보다 임팩트는 적은 것 같다.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것에 대해 소소한 설렘은 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게 어릴 때는 마냥 방방 뜨는 기분이었다면 지금은 작은 설렘이 생긴다.

Q. 애봉이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1년 사이에 너무 예뻐졌다. 비결은 무엇인가?
A. 감사하다. 글쎄 비결이라…… (의외로 오랜 시간 진지하게 고민한 뒤) 젖살도 빠졌고 이제는 짙은 화장이 어울리지 않다는 것도 알게 돼서가 아닐까? 예전에는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이 행복에 큰 영향을 줬다면 지금은 그것에 거리가 멀어지고 진짜 내가 원하는 거나 행복한 게 뭔지를 생각하는 게 큰 변화인 것 같다. 라인이나 마스카라 같은 게 짙어질수록 나에게 안 어울리더라. 그래서 평소에는 선 크림만 바르고 다니고, 기초도 무조건 수분에만 초점을 준다. 비싼 화장품도 거의 쓰지 않고, 화장품 다이어트도 유행이라는데 예전에 비해 화장품 수를 줄인 이후에 더 피부가 좋아진 것 같다.

Q. 혹시 다음 생이 한번 더 있다면 그때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A. 글쎄… 다음 생을 산다면 어릴 때 여행을 좀 더 많이 다니며 살고 싶다. 하지만 난 지금에 만족하고 있다. 힘들었던 시간도 이제와 보니 그때 힘들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힘든 시기가 지금이라면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가 생각이 된다. 힘들었던 시간 역시 성장하는 자양분이 되었다. 지금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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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 김경희 | 사진 이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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