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푸터(고객센터 등) 바로가기

[TV톡] 드라마분야 고진감래(苦盡甘來) 늦깍이 스타 누가있나 #2017총결산⑪

기사입력2017-12-18 14:17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링크 복사하기
2017년 드라마는 <도깨비>로 시작하여 <피고인> <김과장> <아버지가 이상해> <품위 있는 그녀> <황금빛 내 인생> 등 제법 시청률도 잘 나오고 화제가 되었던 작품들이 많았다. JTBC와 tvN이 금토드라마 라인업 신설을 시작으로 월화드라마, 수목드라마도 신설하며 지상파 방송들도 편성에 변화를 주어 금토드라마를 꾸준히 방송하면서 예년에 비해 드라마 수가 엄청나게 많아졌던 2017년이었다. 그 많던 드라마와 출연 배우 중 유독 눈에 띄는 몇몇 늦깎이 스타들이 있어 꼽아 보았다.


# 남궁민_김과장_조작

사실 남궁민은 해마다 한두 작품씩 꾸준히 출연을 해 왔고 늘 안정된 연기로 인정받는 주인공이긴 했다. 하지만 2016년 초 SBS <리멤버- 아들의 전쟁>을 통해 세상 둘도 없을 또라이를 연기하며 기존의 자신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벗어 던지더니 2016년 말에는 SBS <미녀 공심이>를 통해 능청스런 생활 연기를 펼치며 '만년 실장님 이미지'를 완전히 씻어내었다. 이후 올해는 일년 사이에 KBS2 <김과장>과 SBS <조작>의 두 작품이나 출연하는 열일을 했을 뿐 아니라 많은 시상식에서 후보에도 오르고 수상도 한 바 있다. 아직 각 방송사 연말 시상식이 남아 있기에 과연 남궁민이 KBS와 SBS중 어디에서 상을 받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차세대 연기대상 감으로 충분한 활약을 했다. 꽃 미모로 수많은 팬을 거느린 젊은 배우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연기력 하나로 2017년 드라마 시장에서 거뜬히 버텨낸 남궁민. 고진감래라기 보다 2003년 남자 신인상 후보부터 남자 우수상, 남자 최우수연기상, 인기상 등을 꾸준히 한눈 팔지 않고 연기에 몰입했던 케이스로 꼽을 수 있다.


# 정상훈_품위 있는 그녀

'SNL 시리즈'를 통해 콩트 전문가로 알려져 있었지만 2015년 '양꼬치엔 칭따오'로 히트 치면서 한 해에 CF도 2~3개씩 찍고 각종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올해는 화제의 드라마 <품위 있는 그녀>에서 무려 김희선의 남편 역할로 출연, 제 1회 더 서울어워즈 에서는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연극 배우로 데뷔했던 정상훈은 TV에서는 시트콤으로 연기를 시작했고 그 이후로도 계속 코미디 프로그램 등에서 자주 등장하여 콧구멍 속에 500원짜리 동전을 넣는 개인기 때문에 얼굴만 봐도 웃음이 터져 나오는 정상훈이었다. 그랬던 그가 '양꼬치엔 칭따오'가 히트한 2015년 이후 tvN <초인시대>, KBS2 <오늘부터 사랑해>, KBS1 <그대가 꽃>, 웹 드라마 <고품격 짝사랑>, MBC <운빨로맨스>, SBS Plus <유부녀의 탄생>, JTBC <품위 있는 그녀>, MBC <보그맘>까지. 어디 그 뿐이랴 영화 <덕혜옹주>, <로마의 휴일>, 예능 프로그램은 더 셀 수도 없지만 핫한 셀럽들만 간다는 <꽃보다 청춘>과 인정받은 자들만 출연하는 <무한도전>까지 섭렵하며 연기도 되는 예능인 혹은 예능이 되는 연기자로 활동 중이다.


# 최귀화_황금빛 내인생

2014년 tvN 드라마 <미생>에서 사람 좋다는 이유로 무시당하는 샐러리맨 박용구 대리로, 등 뒤에 퍼드득 거리며 큰 날개를 단 이미지로 대중에게 크게 얼굴을 알렸던 최귀화. 그는 사실 1997년 연극으로 데뷔한 이후 1년에 한두 작품 이상의 영화에 출연하고 2008년 이후는 드라마도 해마다 한 작품 이상씩은 꼬박꼬박 했던 성실한 배우였다.
<미생>의 박대리 이후 2016년 <부산행>에서 노숙자로 출연해 1000만 관객 흥행에 힘을 보탰고 <곡성>에서는 정육점 주인이지 곽도원의 친구로도 출연해 강한 인상을 주었고 올해 최고의 영화 <택시 운전사>에서는 광주 시민을 폭행하는 사복조장으로 강렬한 악역을 연기했다.
그랬던 그가 안방 극장 <황금빛 내 인생>에서는 18년 전 사랑했던 여인을 잊지 못하고 종이학을 접으며 주변을 맴도는 순정남으로 변신, 주말마다 중년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대고 있다. 시청률 4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화제의 드라마에서 주요 시청 타깃인 중년 주부들의 첫사랑 추억을 끄집어 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 최귀화는 평범한 외모, 츤데레 성격, 참다 참다 한마디씩 내뱉는 심장폭격 대사로 현실 첫사랑 소환남이 되었다. 무려 국민 드라마라 할 수 있는 KBS주말극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으니 <황금빛 내 인생> 종영 이후 바로 차기 작을 기대해도 되는 배우이지 않을까?



# 박병은_이번 생은 처음이라

여자 친구에게 "애기야"라고 할 수 있는 건 박신양 밖에 없을 줄 알았다. 2004년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박신양이 김정은에게 "애기야 가자"라고 한 이후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게 "애기야"라고 하는 게 멋있어 보이고, 여주인공이 부러워 보인 건 박병은이 처음이 아닐까?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박병은이 보여준 마초남의 순애보는 지금까지 보여줬던 남자들의 사랑과는 많이 달랐다. 워낙 현실적인 대본에 뛰어난 연기, 다시 보기 힘든 케미를 선보였던 드라마이기도 했지만 그 동안 박병은이 모여주었던 모습과 완전 상반된 모습을 발견했기에 더 배우에게 호감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박병은이라는 배우의 얼굴이 친숙해 진 것은 2015년 영화 <암살>에서 전지현의 약혼자인 일본인 장교 카와구치 역할 때문이었다. 감정을 읽기 힘든 차가운 무표정에 쉽게 사람을 죽이는 성격의 카와구치는 일본군이었지만 큰 키와 훤칠한 외모로 시선을 사로잡았었고, 이 영화 이후 박병은은 올해 영화 <원라인>을 통해 생애 첫 주인공을 연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원라인>에서 맡은 역할은 오로지 돈 밖에 모르는 사기꾼으로 기존의 박병은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캐릭터였다.
그랬던 그가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는 지금까지와 완전 다른 착하고 심지어 스타트업 회사의 CEO로 스마트하고 능력 있는 남자로 나온다. 아마도 박병은 배우는 이번 작품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변화시킬 수 있겠다는 짐작을 했던 것 같은데 <이번 생은 처음이라>의 제작발표회에서 "밥 먹을 때 부모님이 '즐거운 일 있냐? 영양제 바꿨냐?'라고 물어볼 정도로 해피하고 즐거운 상태다."라고 언급한 바가 있다.
이번 드라마로 멜로도 가능한 배우라는 걸 증명해 보였으니 앞으로의 작품 활동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될지 몹시 기대되는 배우다.


# 유재명_비밀의 숲

20년 넘게 부산의 연극 무대에서 열정을 불태우다가 뒤늦게 서울로 올라와 조연, 단역, 독립영화, 단편영화, 상업영화를 막론하고 수 많은 작품에 출연한 진정한 늦깎이 스타, 바로 유재명이다.
유재명은 2015년에 방송한 tvN <응답하라 1988>에 동룡의 아버지이지 학생주임 선생님으로 등장해 밤에는 동네 어른들의 모임에서 화투로 휘어잡고 낮에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휘어잡는 캐릭터로 눈도장을 확 찍었다. 그 이후 JTBC <욱씨 남정기>, tvN <굿 와이프>, SBS <질투의 화신>, KBS2<화랑>, JTBC<힘쎈여자 도봉순> 등에서 코믹하고 정감 넘치는 아버지, 이웃남자, 직장 상사로 충분히 얼굴을 알려온 그가 드디어 2017년 tvN의 <비밀의 숲>을 통해 인생캐를 만들게 된다.
조승우, 배두나 보다 더 강력한 존재감으로 서부지검 차장검사인 이창준을 부각시킨 건 지금까지의 소시민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없앤 유재명의 냉철하고 차가운 표정, 후줄근함은 상상도 못할 날렵한 슈트핏, 압도적인 분위기로 제압하는 연기력 덕분이었다. 더군다나 비뚤어진 세상을 바꾸기 위해 자신을 던지는 이창준의 결말은 드라마 자체도 새로운 차원의 웰메이드 작품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 큰 일조를 하였다. 유재명의 연기가 자칫 폼만 잡는 것으로 그쳤다면 이런 영향은 기대할 수 없었을 일이다.
TV에서 유재명의 연기를 보기 시작한 건 이제 겨우 7년째 이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유재명이 대한민국 대표 아재 이미지를 만들어냄과 동시에 전문직 배우로도 손색이 없음을 증명해 보였다. 현재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변호사로도 등장하고 있지만 조만간 장르 물에서 유재명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2017총결산 기사 더보기



iMBC 김경희 | 각 방송사 화면캡쳐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