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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나도 좋은친구가 되겠습니다." 방송 재개한 MBC라디오 DJ들의 각양각색 오프닝!

기사입력2017-11-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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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0일 오전 5시 방송된 <세상을 여는 아침 이재은입니다> (FM4U)를 시작으로 MBC 라디오 채널인 표준FM과 FM4U의 정규 프로그램이 정상 방송 체제에 돌입했다. 활기차게, 덤덤하게 또는 벅차오르는 감정에 눈물을 보인 디제이까지. 각 프로그램의 디제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방송 재개를 알렸다.


#세상을 여는 아침 이재은입니다. FM4U 새벽 5시~7시

"와 정말 오랜만이죠. 더 좋은 친구 여러분의 마봉춘으로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제가 마이크를 놓은지 92일, MBC가 파업한지 78일 만인데요. 지난주 파업이 끝난다는 소식에 정말 많은 분들이 기뻐해 주셨어요. 저도 기사에 달린 댓글들 읽으면서 함께 기쁘고 벅찼는데요. 특히 이 댓글 한참 바라봤습니다. “우와 그러면 세상을 여는 아침 이재은입니다 라디오 복귀인가?” 네 이 멘트 저도 너무 하고 싶었어요.
세상을 여는 아침 이재은입니다."


#굿모닝FM 노홍철입니다 FM4U 오전 7시~9시

"반갑습니다 여러분 제가 저 홍디 가 돌아왔thㅓ요! 반팔 티에 슬리퍼를 신고 클로징을 하던 제가 패딩 점퍼 껴 입고 털 양말 신고 다시 오프닝을 합니다! 그땐 분명 이 시간에도 (밖이) 훤했는데, 지금 창밖을 보니까 컴컴하네요. 하지만! 창밖은 어두워도 마음만은 밝습니다. 어두웠던 날들이 가고 이제 새로운 아침이에요! 다시 시작하는 아침 다운 아침, 기다려주신 여러분이 있기에 가능한 아침입니다. 감사한 마음 가득 담아 큰 절 한번 올려보면서 드디어 외칩니다!
11월 20일 월요일 굿모닝FM 노홍철입니다!"


#오늘 아침 정지영입니다 FM4U 오전 9시~11시

"11월 하순 온도계의 눈금은 영하가 딱이죠. 출근길 사람들의 어깨 높이 그것도 딱 알맞은 위치까지 올라가 있고요. 어젯밤에 누군가 뿌려놓은 물은 아침 햇살이 닿지 않은 딱 그곳에 살얼음으로 남아있어요. 그 풍경도 오늘 아침엔 너무 어울리네요. 지금 이 시간이면 딱 도착해 있어야 할 제 자리에 무사히 와 계신가요?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풍경이 가장 아름답다'는 노래 가사가 떠오르는 아침.
잘 지내셨어요? 이제야 제자리로 돌아온 오늘 아침 정지영입니다"


#이루마의 골든디스크 FM4U 오전 11시~12시

"해 봐야 표도 안 나지만, 그래도 일일이 살펴야 마음이 놓이는 게 집안일이죠. 일상이라는 게 집안일 같아요 라디오도 일상적입니다. 라디오 안 들어도 사는데 불편하지 않고 충분히 까맣게 잊어버리고 지낼 수도 있지만, 습관처럼 켜놓던 일상의 얇은 배경이 사라진 이후에 혹시 그 어떤 사소한 허전함은 느끼진 않으셨나요? 좋아하는 디제이와 프로그램이 있어서 자주 시간 맞춰 라디오를 틀었던 분들은 어느날 라디오에서 목소리가 사라졌을 때 혹시 그 어떤 일말의 배신감 같은 게 들진 않았을까요?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오랫동안 돌보지 못해 먼지가 잔뜩 쌓여있는 집안에 들어선 느낌인데요. 그런데도 아늑하고 다정하고 푸근하네요. 그동안 잘들 지내셨나요? 그리웠습니다. 어서 오세요. 여기는 이루마의 골든디스크입니다. "


#정오의희망곡 김신영입니다 FM4U 오후 12시~2시

"2017년 가을 어디갔나요? 내 두 달 반 어디갔니~~~어디갔어. 정희 가족 여러분들 안녕하시죠. 아픈 데는 없었죠? 저희가 못 봤던 두 달 반 동안 추석도 있었고 미국 대통령도 오고 사실 그때마다 여러분들과 함께 했으면 참 맛깔나게 에피소스 매운 맛으로 뽑아냈을 텐데 입 근질근질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그동안 못다 한 얘기 하나씩 하나씩 넋두리하듯 풀어놓고요.
월급 받고 싶은 월요일, 정오의희망곡 출발합니다!"


#두시의데이트 지석진입니다 표준FM 오후 2시~4시

"생방송을 하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 하는 게 뭐냐 누가 저에게 이렇게 물으신다면 글쎄 뭘까요 순발력,재치,위트,센스 뭐 체력까지. 많죠 많아요 근데 그래도 딱 한 가지만 고른다면 전 이거 같습니다. 바로 "약속" 방송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는 것. 이게 제일 중요하거든요. 지금으로부터 약 84일 전에 제가 했던 약속 기억하십니까? 다시 돌아오는 날 웃으면서 보자던 그 약속! 지키러 왔습니다.
여러분 정말 반갑습니다~ 11월 20일 두시의 데이트 지석진입니다. "


#오후의 발견 김현철입니다 FM4U 오후 4시~6시

"황지우 시인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이라는 시에요. 이런 구절이 나온다고 합니다.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네 기다린 다는 것은 희망을 품는다는 거죠. 월급날을 기다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고 평범한 일상을 기다리고 꿈꿨던 바로 그날을 기다리고. 뭐 기다리는 동안 달이 바뀌고 나뭇잎은 떨어지고 또 바람은 차가워졌지만요. 마음은 늘 그대로였습니다. 함께 기다려주시고 기대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제 다시 오후의 발견 김현철입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FM4U 오후 6시~8시

"방송사의 사정으로 그동안 계속되던 음악방송을 중단하고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재개합니다. 친구가 우리는 그 때 몰랐다 병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땐 당연하게 여겼던 것이 당연한 게 아니었어.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거였어. 아 왜 우리는 그런 상황이 되지 않고는 그걸 깨닫지 못하는 걸까? 그러고 보니 산 구절초에 아홉 마디 위에 얹혀져 있던 9월, 단풍색으로 곱게 빛나던 10월을 우리는 함께 보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도 물은 더 깊어지고 산은 더 멀어져서 덩달아 생각도 더 골똘해지곤 했습니다. 저녁마다 석양이 지면 함께 하고 싶어도 함께할 수 없어서 가슴엔 그늘이 점점 더 짙어지곤 했습니다. 사람의 목소리가 사무치게 그리웠던 시간들을 잊지 않고 이제 새로운 시작을 위한 밑천으로 삼겠습니다.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고서야 알았습니다. 무엇이 배철수 음악캠프의 진정한 버팀목인지를. 그때도 알았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그땐 몰랐던 거죠. 다시 만나서 참 좋습니다. 자 11월 20일 월요일 배철수의 음악캠프, 출발합니다."


#정유미의 FM데이트 FM4U 오후 8시~10시

"늘 이성적이고 논리적이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차가워 보이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한 여자가 찾아와요. 남자는 그녀를 보자마자 너무 놀라서 할 말을 잃고요. 여자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인사를 건네요. “안녕? 오랜만이네.” 헤어진 지 20년이 지난 첫사랑에게 여자가 처음으로 건넨 한 마디. 두 사람은 조금 오래 떨어져 있었지만 다시 오래전 그 시절로 돌아가 편하게 이야기를 나눕니다. ‘안녕'이라는 말 한마디에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아프진 않았는지. 한 번씩은 지나가듯 나란 사람 생각은 했는지 여러 궁금증이 담겨 있으니까요. 항상 하던 인사였는데요 오늘은 왜 이렇게 떨릴까요?
여러분 안녕? 우리 오랜만이네요. "



#테이의 꿈꾸는 라디오 FM4U 밤 10시~12시

"장석주 그는 스스로를 문장 노동자라고 부르는 우리나라 대표 시인입니다. 그는요 아무것도 없던 시절 돈 들이지 않고 매일 갈 수 있는 장소 도서관이 있었기에 자신이 시인이 될 수 있었다고 말을 하는데요. 그리고 도서관을 위한 시 한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나를 키운 것은 도서관이다. 나의 침울함을 치료하는 것도 도서관이다. 빗방울이 흰 종아리를 내보이며 종종걸음으로 뛰어가는 아침에 나는 도서관으로 향한다. 장석주 시인이 매일 같은 곳으로 발걸음을 향하면서 위안을 받았던 장소가 도서관이었다면, 저한테는 이 스튜디오가 바로 그런 의미의 공간일 겁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주신 모든 분들 사랑합니다. 여기는 꿈꾸는 라디오고요 저는 테이입니다."



#강타의 별이 빛나는 밤에 표준FM 밤 10시 5분~12시

"공주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마법에 걸려서 백조가 되어버린 오빠들을 구하려면 쐐기풀을 뜯어다가 옷을 만들어야 하는데 열한 명 오빠들의 옷이 다 완성되기 전까지는 아무 말도 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주는 자기가 얼마나 슬프고 속상한 지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옷을 만들 뿐이었죠.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말들이 필요하지만, 때론 아무 말 없이 참아야 했던 동화 속 공주처럼 마음속의 무거운 문제들을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 믿어보는 밤. 마법에 걸렸던 오빠들이 돌아오고, 공주도 이제 말을 하게 되고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는 밤. 오늘도 사랑이 우리 곁을 지나갑니다."


#푸른 밤 이동진입니다 FM4U 밤 12시~2시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서는 어떻게 인사를 드릴까 고민을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꼭 하고 저 가수의 노래는 반드시 틀고 이런저런 욕심을 부리다가 그냥 그런 마음들을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거창한 바람이나 수많은 사연들 다 접어두고 그냥 지금의 계획과 우리의 이야기만 해야겠습니다. 에너지는 넘치지 않게 허겁지겁 급해지지 않게 또 너무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게 주의를 하는 건데요. 불같은 의욕이나 열정 대신에 적당한 가벼움 적당한 편안함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저 다시 만났다는 뿌듯함만 기억한 채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의 일상에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모두들 잘 지내셨죠?"


#잠 못 드는 이유 강다솜입니다 표준FM 밤 12시~2시

"아이가 무서운 꿈을 꾸다 깰 때면 한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얘야 돌아눕거라. 그래야 다시는 나쁜 꿈을 꾸지 않는단다"하고 말이죠. 어쩌면 아이에게 진짜 위로가 되었던 건 바뀐 잠자리가 아닌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 그게 아니었을까 싶어요. 92일이라는 긴 시간동안 곁을 지켜주셔서 감사했어요. 곧 끝날 꿈이라고 괜찮아질 거라고 등 토닥여주셔서 이렇게 씩씩하게 긴 잠에서 깨어 다시 돌아왔습니다. 정말 많이 보고 싶었어요. 소리없이 찾아온 첫 눈처럼 보고팠던 사람들의 마음에 조용히 내려앉고 싶은 그런 밤입니다. 잠 못 드는 이유 저는 강다솜입니다."



#라디오디톡스 백영옥입니다 표준FM 새벽 2시~3시

"바다를 누비는 선원들은 대부분 전파담지기를 이용해 길을 그리지만 바다를 바라볼 여유가 생긴다면 여전히 부표를 찾고 등대의 고동소리를 기다립니다. 그 이유에 대해 선원들은 이렇게 대답해요. 마음이 평온해 지기 때문이라고요. 바다 저 어딘가에 분명 불빛이 있고 사람이 있다.는 확신만큼 ‘끝물을 향해 위안이 되는 것은 없다’ 라고 말합니다. 8월의 마지막 월요일 밤 여름의 끝에서 잠시 불을 꺼두었던 밤의 등대에 다시 불이 켜졌습니다. 그대를 찾는 제 목소리가 들리시나요? 11월 20일 당신만을 위하는 시간 여기는 라디오 디톡스 백영옥입니다."




사진 박은주, 편집 진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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