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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성적표] <고백부부> 또 타임슬립? 예능드라마라며 언제 웃어야 하나

기사입력2017-10-1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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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부부> 1회 TV시청표



이유를 알 수 없는 지진을 겪은 이혼한 부부가 18년 전으로 타입슬립해 대학때로 돌아간다는 설정의 KBS 2TV 예능드라마 <고백부부>는 1회에 현재 부부의 상황과 18년 전으로 돌아가 99년의 캠퍼스 라이프를 다시 만끽하는 이야기로 빠르게 전개 되었다. KBS 예능국에서 만들었던 타임슬립물, 언뜻 <최고의 한방>이 떠오르는데 윤시윤-차태현 등이 주연을 맡았던 <최고의 한방>이 90년대에서 2017년으로 타임슬립한 내용이라면 <고백부부>는 2017년의 부부가 함께 1999년으로 돌아가는 내용이다. 38살의 삶에 찌든 인물들이 가장 찬란했던 시절 20살 때로 돌아가 후회했던 것들을 다시 해본다는 상상은 누구나 한번쯤 해볼만 한데 <고백부부>는 이러한 타임슬립을 어떻게 그려냈을까?



GOOD

-믿고 보는 장나라,손호준 그뤠잇★★★★

-나 다시 돌아갈래!!누구나 인생의 리즈시절은 있다! 공감코드 백배 ★★★


사는 게 힘들 때마다 누구나 과거의 여느 때로 돌아가 새로운 선택을 하고 싶어진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공부를 열심히 할텐데’ ‘그때로 돌아간다면 다른 학과에 갈텐데’ ‘그때로 돌아간다면 다른 남자를 만날텐데’ 물론 타임머신이 발명되기 전에 나의 과거의 여느 때로 돌아가는 일은 불가능하다. <고백부부>는 서로를 만나 인생 망쳤다고 생각하는 부부가 함께 18년 전으로 돌아가 ‘니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보려’하는 내용이다. 누구나 한번쯤 해볼법한 상상을 드라마로 실현한 셈인데, 38세의 삶이 고달프고 불행하다 여기는 남녀가 20살로 돌아간 만큼 공감의 요소가 많다. 시간이 흘러 부모님은 돌아가시거나 늙었고, 친구들은 몸이 변했거나 탈모가 시작됐다. 과거로 복귀해 이러한 시간의 흐름을 한 회만에 빠르게 설명하고 주인공 뿐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 설명 또한 빠르게 진행한 스피디한 진행 역시 ‘예능국’에서 만든 드라마 답다.


또한, 코믹하고 사랑스러운 연기라면 따라갈 자가 없는 장나라와 이미 <응답하라 1994>에서 복고 연기를 보여준 바 있는 손호준의 연기는 무리 없이 1999년의 그때로 시청자를 데려간다. 초반 설정은 음울했지만 18년 전으로 돌아간 장나라-손호준이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서로를 견제하는 부분 역시 웃음 포인트다.


BAD

- 또 타임슬립이야? 복고 컨셉 이제 지겹다 ★

- 어설픈 과거 고증과 단순한 캐릭터 설정 ★★




20살 역할을 맡아도 전혀 무리 없는 최고 동안 장나라. 오히려 38세의 마진주의 연기가 어색해 보일 지경이었다. 무엇보다 38세의 현실을 연기하는 장나라-손호준의 캐릭터 설정이 너무 단면적이었다. 38살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모두 티셔츠에 토사물을 묻히고 거리를 걸어야 하나? 인생이라는 게 단순히 배우자 때문에 거지같아지는 것일까? 제약회사 영업사원은 모두 병원장님들과 룸살롱을 다녀야 하고 병원장의 바람질까지 커버해주고 카드 명의도 빌려주는가? 이들의 불행한 현실을 강조하기 위해 끌어다 붙인 각종 상황들은 지나치게 극단적이었다.

남편은 아내에게 “내가 밖에서 무슨 취급을 당하는 지 알아?”라고 윽박지르고, 아내는 남편에게 “너 만나서 내 인생 거지됐어. 니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라고 소리지르며 부부싸움 하는 장면은 <사랑과 전쟁>보다도 더 단순하고 평면적이었다. 또한, 이들이 과거로 돌아가 하고 싶은 일이 겨우 ‘남편감을 바꾸거’나 ‘첫사랑 여자를 꼬시는 것’이라는 것도 캐릭터의 단순한 면이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차용한 기존의 영화와 드라마가 너무 많다. 30대의 내가 과거로 돌아가 남편감을 바꿔놓는다는 설정은 고소영 주연의 <언니가 간다>와 흡사했고 손호준이 연기하는 최반도의 연기는 <응답하라 1994>의 해태처럼 보였다. 심지어 옷도 해태와 비슷하게 입는다. 비가 오는 날 밤 이유 없이 타임슬립을 한다는 설정은 KBS 예능국의 이전 드라마 <최고의 한방>과도 흡사하다.

또한 이 드라마는 앞에 ‘예능드라마’라는 설명을 붙여놨다. 예능국에서 만들었다는 것만으로 예능드라마라 할 수 있을까. 예능이라는 설명 때문에 시청자는 시트콤적 요소를 기대한다. 그러나 <최고의 한방>에 예능에서 하던 게임이나 BGM등을 활용해 예능적 성격을 살렸던 것과 달리 <고백부부>는 어느 한 장면에서도 크게 웃을 수가 없었다. 여주인공은 내내 울고, 현실은 음울하고 과거로 돌아갔으나 고증이 어설퍼 이입을 방해한다.



iMBC 김송희 | 화면캡처 KBS2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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