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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크리닝] 극찬하지 않을 수 없는 설경구의 하드캐리 <살인자의 기억법> ★★★☆

기사입력2017-08-2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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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예전에는 연쇄살인범이었지만 지금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병수. 우연히 접촉사고로 만나게 된 남자 태주에게서 자신과 같은 눈빛을 발견하고 그 역시 살인자임을 직감한다. 병수는 경찰에 그를 연쇄살인범으로 신고하지만 태주가 그 경찰이었고, 아무도 병수의 말을 믿지 않는다. 태주는 병수의 하나뿐인 딸 은희 곁을 맴돌며 계속 병수의 주변을 떠나지 않고, 병수는 혼자 태주를 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기록하고 쫓지만 기억은 자꾸 끊기고, 오히려 살인 습관들이 되살아나며 망상과 실제 사이에서 혼란스러워진다. 다시 시작된 연쇄 살인사건, 놈의 짓이 맞을까! 네 기억은 믿지 마라! 그 놈은 살인자다!


▶ 비포스크리닝
tvN <알쓸신잡>을 통해 더 유명해진 김영하 작가의 대표작인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을 장르 영화의 귀재 원신연 감독이 영화화 했다. 원작의 장르적인 재미, 깊이 있는 주제, 빠른 호흡, 거듭되는 반전, 서스펜스, 유머까지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작품이라 칭찬한 원신연 감독이 어떻게 영화화 해 냈을지가 가장 궁금한 대목이다. 원작의 소재 자체도 알츠하이머에 거린 연쇄살인범이라는 파격적인 소재이기에 원작을 읽지 않은 사람에게도 그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한데 원작 소설을 이미 읽은 사람에게도 이 스릴러가 배우들의 연기, 감독의 연출로 어떤 비주얼을 선사할지는 큰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게다가 극의 설정에 따라 외모의 변화를 극한으로 자유자재로 가져오는 명배우 설경구가 6개월 이상 탄수화물을 끊어가며 10년이상 늙어보이는 외모를 만들었다고 하니 그의 메소드 연기가 극에 어떤 효과를 가져 올지도 크게 기대된다.


▶ 애프터스크리닝

역시 설경구였다. 원작과의 비교 같은 건 일단 접어 두고 극한의 다이어트로 외모를 늙어 보이게 만든 설경구의 노력은 단순히 외적으로 대단하다 칭송하고 말 것이 아니었다. 거칠고 메마른 그의 외모는 그의 뇌 상태도 비춰주는 듯 했고 기억이 사라지기 진전마다 보여지던 얼굴의 경련은 연기를 넘어 선 놀라운 표정이었다. CG나 분장이 아무리 최첨단으로 발달된다 하더라도 설경구가 6개월간 공들여 만든 캐릭터를 감히 능가하지 못할 것 같은 비주얼은 언론시사 이후 윤기나는 외모로 기자들 앞에 자리한 설경구의 모습과 더욱 대비되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외모의 변화는 김남길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방영중인 드라마 <명불허전>의 모습과 너무나 다른 덩치가 크고 볼에 살이 올라 다른 사람 같은 김남길은 배역을 위해 14KG을 찌웠다고. 설경구가 바싹 메마른 고목에서 겨우 남아있는 기억을 쥐어짜냈다면 김남길은 착해보이는 듯 의미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더욱 간담을 서늘하게 영화를 이끌어 가는 인물을 연기했다.
나의 기억을 나조차도 믿지 못하는 알츠하이머 환자가 자신의 딸을 지키기 위해 꼭 기억해야 하는 사실을 지키려는 애타는 노력과 그의 왜곡된 기억을 이용하려는 나쁜놈의 진실게임은 영화가 끝날까지 긴장을 풀지 못하게 한다. 원작의 문체와 그 문체에서 오는 감성을 고스란히 살려 낸 영화적 연출과 연기도 관객의 호흡을 팽팽하게 만들어 준다.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잔인한 살해 장면, 낭자한 핏자국 없이도 제대로 스릴러를 느낄 수 있는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어디까지가 병수의 생각이고 어디까지가 실제일지에 대해 토론하게 만들어 준다. 함께 관람한 사람들과 영화 속 힌트와 증거 찾기로 한바탕 수다도 가능할 영화다.
김영하 작가의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 하며 제작 단계부터 화제가 되었던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혀졌던 살인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로 9월 7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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