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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방송 1만회 맞이한 배철수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그 시대 가장 첨단의 문화를 접하는 것" ②

기사입력2017-08-0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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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3일 MBC FM4U의 <배철수의 음악캠프>(이하 <배캠>)가 방송 1만회를 맞이했다. 무려 27년 동안 저녁 퇴근 시간대를 지켜온 DJ 배철수. 일반 직장에서도 장기 근속은 큰 상을 받을 만한 일인데 심지어 라디오 프로그램을 자신의 이름으로 장기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데에는 어떤 비결이 있었던 걸까? 희끗한 헤어스타일에 청바지, 자연스럽게 걸친 자켓이 트레이트 마크인 DJ 배철수를 MBC 상암사옥 라디오 주조에서 만나보았다.



Q. 오랫동안 팝송을 다루는 DJ를 하다 보니 유난히 많이 들려주게 되는 곡은 없는지?

A. 특정 곡을 많이 선곡하지는 않는다. 아티스트로 본다면 비틀즈의 노래가 제일 많이 나가지 않았나 싶다. 나는 늘 사람들이 듣던 것만 듣지 말고 다양한 음악을 들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비틀즈의 노래도 정말 좋은 곡이 많은데 늘 듣던 음악만 들려지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다. 전 세계에 정말 많은 음악이 있는데 다양하게 들었으면 좋겠다.

Q. 그래도 사람인데, 개인적인 취향도 있을 테고 그런 성향이 방송에는 반영되지 않는지?
A. 오랫동안 음악을 듣고, 늘 새로운 음악을 접하다 보니 개인적인 음악 취향은 날마다 업데이트 되고, 달라진다. 요즘 혼자 운전할 때 주로 듣는 음악은 컨템포러리 재즈, 스무디 재즈라는 걸 듣는다. 락, 팝과 결합된 재즈인데 이런 류 아니면 클래식이 된 잘 만들어진 60~70년대의 락 음악을 듣는다. 방송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만 틀 수는 없으니 좋은 음악만 내보내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 세상에는 좋은 음악이 있고, 좀 덜 좋은 음악이 있다. 나쁜 음악은 없다.

Q. 좋은 음악과 덜 좋은 음악의 기준은 무엇인가?
A. 그 기준은 주관적이다. 각자의 취향과 주관이 있는데 내 주관을 여러 사람이 받아들여서 객관화가 되면 이 프로그램이 오래 가는 거고 내 주관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혼자 하는 방송이라 오래 못 가지 않겠나.

Q. 25주년 기념 음반까지는 내셨다. 혹시 <배캠>은 계속해서 기념일에 맞춰 음반을 낼 계획인가?
A. 이제는 음반시대가 아니어서 당분간은 낼 계획이 없다. 음반 욕심 보다는 하루하루 재미있게 좋은 음악 들으며 방송하는 게 목표다. 제 방송이 사람들에게 큰 무엇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지쳤을 텐데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들에게 혹은 야근하면서 듣는 사람들에게 좋은 음악들 들려주고 별로 안 웃기는 농담에 피식 하고 웃길 수 있으면 그걸로 된 거 아닌가.


Q. 방송을 들어보면 음악 욕심 만큼 농담에도 욕심을 내시는 것 같다.
A. 농담을 좋아하긴 한다. 조금 변화하고 있기는 하지만 나는 아직도 사회 각계각층이 지나치게 근엄하다는 생각을 한다. 서구에서는 어디서건 농담부터 한번 하고 시작하는 문화도 많은데 그 농담이 웃기려는 목적보다는 릴렉스 하자는 목적 아니겠냐? 세상 사는 게 힘들고 즐겁지 않은 부분도 많은데 농담을 자주 주고 받는 사회가 되고 그런 걸로 위안을 얻고 릴렉스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된다. 내 농담이 썰렁하다고도 하고 아재개그라고 하더라. 뭐 어떠냐 몇 명이라도 웃으면 좋지 않냐.

Q. 임진모와 각별한 사이 같다.
A. 임진모는 좋은 친구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이 많은 사람 앞에서 이야기 하는 걸 굉장히 어려워한다. 그런 걸 없애주려고 농담을 많이 하는 편이다. 게스트가 나오면 대부분 나보다 어린 친구들인데 아무리 내가 편하게 해줘도 어려워한다. 그런데 임진모는 언제나 지적을 넘어서 나에게 지적질을 한다. 생각해 보니 PD나 작가들도 다 나보다 어리고 젊으니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못 할 수도 있는데 나에게 지적질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좋더라. 내게 하고 싶은 말은 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도 많이 하고 조심도 많이 하고 산다.


Q. 배철수는 왜 방부제 외모를 갖고 있는 건가? 다른 연예인들은 5년 전 사진만 봐도 세월을 느끼겠던데 배철수는 큰 차이가 없다. 외모 뿐 아니라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배철수의 트랜디한 진행의 비결은 무엇인가?

A. 나는 한해 한해 나이 들어가는 걸 느낀다. 요즘 사람들은 젊음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은데 피부관리 받고 조금 젊어 보여서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몇 년 젊어 보인들 무슨 차이가 있겠나. 하지만 내가 느끼는 것만큼 사람들이 세월의 흔적을 못 느낀다면 그건 음악 때문일 것이다. 나는 새로운 음악을 계속 듣는다. 음악을 듣는다는 건 음악만 듣는 게 아니라 그 시대 가장 첨단의 문화를 접하는 것이다. 그런 문화를 접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나 생활태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사실 나는 굉장히 프로그램에 은혜를 입고 있는 것이다. 내가 진행하기는 하지만 나 자신이 고루하게 머물러 있지 않도록 음악이 나를 끌어준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젊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한다. 밥을 먹더라도 될 수 있으면 젊은 친구들과 먹으려 하고 그들이 생각하는 게 뭔지, 어떤 말투를 쓰는지, 잘 쓰는 단어는 무엇인지를 듣고 이야기하다 보면 배우는 것도 많다.

Q. 1만회를 넘어선 <배캠>에 새로운 목표는 무엇일까?
A. 다음 목표는 없다. 목표를 세우기에는 너무 멀리 왔고 오래 왔고 길게 왔다. 이제부터는 하루하루 다음 개편까지 열심히 하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다. 다른 넘어야 할 산도 없고 이뤄야 할 목표도 없다.


Q. <배캠> 팬으로는 섭섭한 이야기다. 30주년을 기대해도 될는지?
A. 방송을 오래했고 어제로 1만일이 지났지만 내가 어디까지 하겠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변수가 참 많은 직업이다. 어찌하다 보니 지금까지 왔지만 건강을 생각할 나이가 되었다. 건강해야 방송도 할 수 있고, 방송 환경도 어떻게 바뀔지 몰라서 지금 30주년을 하겠다고 말 하는 건 주제 넘는 이야기 같다.

Q. 혹시 애청자들이나 예비 애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젊은이들이 팝음악을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 가요가 좋아져서이기도 하지만 팝 음악을 듣는 숫자는 예전보다 줄었다. 우리 음악, 우리 영화, 우리의 것도 소중하지만 세계로 열린 창을 닫아서는 안 되니까 다른 나라의 좋은 음악도 즐길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전세계의 젊은이들이 어떤 곡을 즐기고 있는데 우리만 안 듣고 모르는 것은 글로벌 시대에 맞지 않는 것 같다.

Q. 지금 이 순간, 이 기사를 읽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곡이 있으신지?
A.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듣는 곡인 루이스 폰시의 ‘데스파시토 (Despacito)'라는 곡을 추천하고 싶다. 스페인 곡인데 현재 미국, 영국 싱글차트에서 11주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들리지 않는데 '천천히'라는 뜻의 제목인데 여름에 들으면 좋은 곡이다. 한번씩 찾아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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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 김경희 | 사진 이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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