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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오지의 마법사> 김준현PD, "민폐 논란? 쉽게 갈까 생각도 했지만…"

기사입력2017-07-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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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 고생을 자처한 팀이 있다. 이들은 관광객들을 위한 환경이 잘 정비된 여행지를 굳이 마다하고 ‘오지’로 떠나 무전여행을 시작했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관광지나 그 흔한 맛집 탐방 한 번 없는 특이한 여행 프로그램이지만 이상하게 출연자들은 기회만 된다면 또 떠나고 싶다 했고, 시청자들도 어느새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렇듯 ‘여행’의 정의를 새롭게 쓰며 성공적으로 네팔 편 파일럿 방송을 마친 <오지의 마법사>는 오는 30일(일) 정규 첫방송을 앞두고 있다. 두 번째 여행지 조지아에서의 촬영을 마치고 분주히 첫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김준현PD를 만나 새롭게 시작하는 <오지의 마법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여행지 선정 기준이 궁금하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사회과부도를 보듯이 새로운 나라를 찾고 있어요. 주변에 다녀오신 분들의 추천을 듣기도 하고요. 풍광이 아름다워서 힐링할 수 있고, 사람들이 순수하게 저희를 반겨줘서 따뜻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곳으로 떠나죠.
그렇게 답사를 가서는 사람들이 많이 안 갔던 새로운 루트를 찾으려고 해죠. 원래 해외에 가면 현지 코디 분들이 계시는데 처음엔 그 분들도 많이 당황해요. 이 나라에서는 여기, 여기 가면 된다 하는 부분들이 정해져있는데 저희가 전혀 다른 곳들을 요구하거든요. 그래서 결국 코디 분들도 현지 사람들에게 다시 물어봐서 도움 주시곤 해요.


Q 관광지는 일부러 피한다던데.
아직 네팔과 조지아밖에 안 가봤지만 확실히 관광지와는 다른 느낌들이 있어요. 오히려 관광지에서는 딱 저희를 보면 굉장히 반기는 눈빛을 보내요. 근데 이야기를 해보면 도움을 얻고 이래야 하니까 금방 관심이 식죠. 그렇다고 불친절한 건 아닌데 프로그램 의도와는 맞지 않죠. 반면 멀리 가면 갈수록 처음에는 반겨주지 않아요. 낯선 사람들이니까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죠. 근데 말은 서로 안 통해도 바디랭귀지를 총동원해서 뭔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 웃기 시작하고, 밝게 맞아주는 그런 곳들이 있어요. 그러면 ‘아, 이곳에서 시작하면 되겠다.’ 생각하게 되죠. 물론 해외에서 그런 곳을 찾는 게 쉽지는 않더라고요.



Q 사전에 어디까지 준비하는지.
일단 출연자들을 내려줄 첫 번째 마을은 정해둬요. 이 마을에서 A라는 곳으로 갈 수도 있고, B라는 곳으로 갈 수도 있어서 실제 어떤 곳에서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 지는 촬영을 해 봐야 알 수 있죠.
그래도 저희가 답사 때 똑같이 해봐요. ‘이게 될까?’, ‘출연자들이 어떤 느낌을 받을까?’ 생각하면서 히치하이킹도 해보고, 말이 안 통하는데 문을 두드려보고 그래요. 본 촬영 때 출연자들이 이 길로 올지 안 올지는 모르지만 이런 풍광 속에서 걸으면 멋있겠다 생각하죠.


Q 네팔 편 방송을 본 출연자들의 반응은 어땠나.
고생을 참 많이 했는데 고생한 부분이 고생한 만큼은 안 살았다 하시더라고요. (웃음) 그 부분은 동의를 해요. 고생을 참 많이 했는데 ‘참 많이’까지는 안 보였죠. 반면에 방송에 안 나올 거라고 예상했던 소소한 부분들이 잘 담겨있어서 놀랐다는 반응들도 보내주셨어요. 아무래도 제작진들이 답사도 하고, 녹화도 하면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보니 같이 호흡을 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거 같아요. 편집해서 나가는 후반 작업 결과물이 생각했던 거랑 다를 수도 있는데, 다행히 그런 부분이 나쁘지 않았고 그래서 다음 여행도 함께 해주시기로 한 게 아닐까 싶어요.


Q 편집할 때 그런 점을 특별히 신경 썼는지?
실제로 편집할 때도 출연자 분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촬영을 하다보니 단순히 에피소드와 에피소드의 나열이 아니라 기승전결의 이야기 구조가 생기더라고요. 처음에 느꼈던 감정부터 여행을 하면서 몸도 마음도 힘들어지는 과정들, 그러다 점점 이 사람들과 가까워지면서 감정이 고조되고 감동을 받는 순간들, 또 여행이 마무리 되면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그런 부분들이죠. 각본을 쓰고 가지 않았지만 한 명 한 명이 스스로 몸으로 써 내려간 각본이 있었고, 그걸 놓치지 않고 쫓아가려고 해요.



Q 네팔 편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
A팀이 결혼식장에서 염소 도축 일을 도와줬던 장면은 방송에서 많~~이 거둬냈는데요. 정말, 정말로 무서웠어요. 카메라맨 한 명은 찍다가 토하기도 했고요. 이게 그분들에게는 일상이고, 우리도 옛날에 그렇게 했을 건데 저희에겐 완전히 낯선 경험이잖아요. 그때 출연자 분들한테도 너무 힘들면 하지 말라고 했는데, 저희가 도와주려고 왔다니까 너무 좋아해주시고 웃으면서 같이 하자고 손을 잡아끄는 모습을 보면서 안 할 수가 없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처음에나 좀 힘들지 어느 순간 다 같이 하고 있고, 여섯 마리나 되는 염소들이 사람 손에 의해서 소시지로 변하는 모습 보면서 신기하기도 했죠. 촬영할 때는 다 염소가 아니라 양인 줄 알았었고, 기준 씨랑 니엘 씨는 그 이후로 양고기 한 번도 못 먹었다 그러더라고요.


Q 앞으로도 고생은 계속되는지?
돈이 있어서 편하게 숙박업소에서 묵거나 음식점에서 음식을 시켜먹거나 그렇게 여행을 하면 그 나라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 만나고 오는 거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그 과정이 고생스럽더라도 실제 그 나라 사람들의 정과 문화를 경험해보려고 떠난 거니까요. 동전의 양면같다고 할까요.
사실 첫 여행 때 너무 돈 하나도 없이 돌아다니면서 고생을 시킨 것 같아서 다음엔 조금 쉽게 여행을 할까 생각도 했어요. 너무 현지 분들에게 민폐를 끼친 것 같다 그런 생각도 들었고요. 근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보니까 저희가 출연자들을 일부러 고생시킨다거나, 단순히 돈 없을 때 어떻게 하나 구경하려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몸을 낮춰서 그분들의 삶으로 들어가려고 택한 방식이거든요. 우리가 갖고 있는 것부터 내려놓아야 편견들도 사라지고 시선이 바뀌고, 그런 우리를 그분들이 어떻게 받아주는 지에서 오는 감동이 있는 거죠. 두 번째로 녹화하면서 역시 그게 맞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Q 정규 편성 후 달라지는 점?
원칙적으로 가져갈 건 가져가는데 한 번 여행을 같이 했던 팀들이다보니 그때 제작진이 어떤 걸 했는지 알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대로 가면 재미없을 것 같은 부분들에 대해서는 출연자들과 두뇌 싸움 하고 있어요.
한 가지를 추가했다면 미션은 아니지만 하면 좋은 것들에 대해서 그날 그날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었어요. 그전에는 여기에서 이런 걸 했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이 있어도 개입하지 않았거든요. 모르고 지나가면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고 해서 이번에는 이 나라에 대해서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만한 것들을 버킷리스트로 마련했죠. 사실 저희가 차량을 대절해서 딱딱 이동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72시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거든요. 출연자 분들도 그 부분을 놓치지 않고 집중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고들 말씀하시더라고요.


Q 첫방송 관전포인트
조지아라는 나라가 가지고 있는 어마어마한 관대함이 있어요. 강대국 사이에서 굉장히 여러 민족의 침략을 받으면서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와 비슷한 역사를 지닌 나라인데 정말 마음이 넓고 따뜻한 사람들이 살고 있어요. 남을 못 도와줘서 안달인 나라라고나 할까요. 사람만 보면 서로 도와주려고 하는 정말 희한한 나라더라고요. 최민용 씨는 심지어 녹화 끝나고 안 돌아왔어요. (웃음) 스케줄 다 정리하고 더 있다가 오고 싶다고 비행기표 바꿔줄 수 있냐고 묻더라고요. 다들 정말 부러워했죠.
그만큼 좋았던 곳에서 저희가 느꼈던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느끼신다면 밝은 에너지를 받고 흐뭇한 웃음을 짓게 되실 거예요. 또 이 나라를 방문하는 것 자체가 시청자 분들의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가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도 있고요.


한편, '어느 날 갑자기 신비의 나라, 오지에 떨어진다면?'이라는 물음에서 시작해 잊고 있던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는 예능 판타지 MBC <오지의 마법사>는 30일(일) 저녁 6시 45분 첫방송을 앞두고 있다.



iMBC 김은별 |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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