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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크리닝] 홍상수×김민희, 심각할 수록 웃음이 나는 아이러니한 세계 <그 후> ★★★

기사입력2017-06-2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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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첫 출근날, 아름은 사장인 봉완의 헤어진 여자 자리에서 일하게 된다. 사랑의 노트가 발견되고, 봉완의 처가 회사로 찾아 오고, 아름은 헤어진 여자로 오해를 받는다. 결국 아름은 그날 회사를 그만 둘 수 밖에 없게 되는데…


▶ 비포 스크리닝

홍상수 감독의 21번째 장편영화이자, 그의 세 번째 흑백영화이다.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화제가 되었지만 국내에서의 언론시사회에는 이례적으로 감독과 배우의 기자간담회 없이 영화만 상영되었다.


▶ 애프터 스크리닝

권해효는 글을 쓰는 출판사 사장으로 지식인 봉완을 연기하고, 김민희는 그의 출판사에 첫 출근을 하는 송아름을 연기한다. 봉완의 출판사에서 일하면서 봉완과 사랑에 빠진 여직원 이창숙은 김새벽이, 봉완의 아내 송해주 역할은 실제 권해효의 아내인 조윤희가 연기하였다.
영화는 홍상수 감독이 직접 작곡했다고 하는 멜랑꼴리하고 옛날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전자음악과 함께 건조한 봉완의 새벽 시간으로 시작된다. 마치 도촬을 하듯 거칠게 줌인 하여 보여주는 인물들의 모습은 '이렇게까지 가까이 들여다 보는데 속내를 안 보여줄테냐?' 싶도록 관객들로 하여금 배우들의 얼굴을 뜯어보게 만든다.
봉완의 하루를 보여주면서도 중간 중간 전자음악이 들려오면 예전의 어느 시점으로 전환되며 봉완의 현재를 설명해주는 과거의 일화들이 보여진다. 그렇게 몇번의 시점을 오가며 봉완과 아름, 창숙의 사연들이 전달된다. 어찌보면 아름의 시선으로 봉완과 창숙의 이야기를 물어 봄으로써 좀 더 객관적으로 이들의 관계와 감정들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주는 셈이다.

뜬금없이 뜻모를 심오한 대화를 진지하게 주고 받는 인물들의 모습은 관객의 입장에서 봤을때 실소를 자아내게 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는 애매한 봉완의 입장은 오히려 관객을 폭소하게 만든다. 영화속 상황이 심각할수록 관객은 웃게되는 아이러니한 장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름이 내뱉는 말들은 봉완의 정곡을 찌르며 관객들의 마음도 시원하게 해준다.
영화를 보는 내내 어떤 설정이나 대사들이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개인사를 떨칠 수 없었다는 단점이 있지만 홍상수 감독 특유의 유머는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하다. 그리고 영화를 통해 이야기 하는 사랑과 관계의 영원성은 헛헛하기 그지없다. 그 와중에 흑백영화를 통해 보여지는 김민희의 아름다움은 반발할 수 없다. 영화는 7월 6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전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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