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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회를 맞이하는 유일한 개그 프로그램 <개콘>, 그 의미와 과제(종합)

기사입력2017-05-1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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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KBS별관에서는 <개그콘서트> 900회 특집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개그맨 김준호, 김대희, 유민상, 오나미, 이수지, 이상훈, 서태훈, 박진호, 손별이, 이정규 PD가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였다.



1999년 9월 4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어느덧 900회를 맞이하고 있는 <개그콘서트> 출연진들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기자간담회에 임했다.
김대희는 "당시 파일럿은 첫방송이 나가기 전 1999년 7월에 별관에서 했었다.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끝났는지 기억 못할 정도로 정신없이 했던 기억이 난다. 재작년 1월 1일에 쉬면서 2년 반만에 900회 특집무대에 선다. 감격스럽다."며 900회를 맞이한 소감을 밝혔다.

유민상은 "이 자리에 김준호, 김대희가 나와 있지만 저 분들이 사건, 사고가 있어서 많이 쉬셨기 때문에 실질적인 최다 출연회차의 주인공은 나다. 2005년부터 12년간 몇 주 빼고는 다 나왔다."고 말하자 김대희는 "'저분들'이라는 표현은 잘못되었다. 사고는 내가 아니고 김준호씨만 해당된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이수지와 오나미는 <개그콘서트> 공개녹화때 관객으로 참석해 장기자랑을 계기로 공채에 합격한 케이스로 "꿈에 그리던 무대 위에서 첫 녹화를 했던 날, 대사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무대가 끝난 뒤 손잡고 출연진들과 함께 서는데 눈물이 나더라", "<개콘>을 보고 돌아가는 길에 건물 밖에 붙여진 KBS로고를 보고 여기를 꼭 내 직장으로 만들겠다고 생각한 바로 그해에 KBS에 입사했다. 꿈의 무대에 설 수 있어서 영광이고, 개그맨을 꿈꾸며 바라보았던 선배들과 함께 있다는 것이 가슴벅차다."라고 소감을 밝혀 뭉클한 감동을 주었다.

첫 방송부터 출연했다는 김준호는 "99년 9월 첫방송때 '사바나의 아침'이라는 코너에서 '어리버리'라는 캐릭터로 무대에 섰었는데 아무도 기억하는 분들은 없다. 처음에는 다 그랬다. 캐릭터도 없었고, 하다보니 캐릭터라는 것도 알게 되고 아이디어 회의도 하게 되고 어느새 900회까지 왔다. 꾸준히 하기에는 힘들었다. 아이템도 그렇고 체력도 그렇고. 개그맨도 가수들이 몇집 앨범 내듯이 뭔가 코너를 하고 좀 쉬다가 다른 코너를 내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퀄리티 있는 개그를 하고 싶다. 개콘에서 지금까지 100개 넘는 코너를 했지만 잘 알려진 것은 10~20개 정도 뿐이다."라며 오랜 시간 프로그램을 이끌어 오며 느꼈던 소감과 아쉬운 점에 대해 이야기 했다.



<개그콘서트>는 900회를 맞이하여 3주 연속 특집을 마련했다. 5월 14일부터 3주에 걸쳐 <개콘>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레전드 개그맨들이 호스트로 출연해 <개콘>을 움직이는 라이징 개그맨들과 함께 콜라보 개그 코너를 펼칠 예정이다. 호스트로 출연 예정인 김준호와 김대희는 <개콘> 14기 동기로 과거 수 많은 인기 개그 코너와 다양한 유행어로 안방극장을 폭소케 한 바 있다. 더불어 유세윤과 강유미는 '사랑의 카운셀러'에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김병만은 '달인'으로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았고, 이수근은 '고음불가'를 통해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지난주 유재석은 스케줄상 미리 900회 특집 녹화를 진행했다고 하는데 "부탁드린 것에 대해 한 번에 흔쾌히 허락해 줬고, 대본회의에도 참석하고, 여러번의 대본 수정도 마다하지 않고 했으며, 본인이 만족할때 까지 녹화를 하고 갔다. 녹화가 끝난 후 60~70명의 개그맨들 회식도 시켜주고, 막내 10명에게 통닭까지 들려서 보냈다."라며 이정규 PD는 유재석 출연에 대한 예고와 더불어 미담도 방출했다.

현존하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중 가장 최장 기간 사랑을 받고 있는 <개그콘서트>인 만큼 과연 이 프로그램이 1000회를 맞이할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와 의문에 대한 출연진과 담당 PD의 답변도 있었다. 이정규 PD는 "시청률은 순조롭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내가 이 프로그램 맡은지 5달 정도 되었고 그 사이에 나 <미운우리새끼> 같은 훌륭한 적수를 만났다. <개콘>의 대안은 개그아버지 김준호, 김대희 두 분께서 한두달 내에 컴백 예정이다. 또 다른 개그맨들도 특집을 병행하며 기존 코너들을 새 코너로 갈아 끼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것으로 개그프로그램의 붐업이 되리라 예상한다."고 답변했다.

김대희와 김준호는 "시청률이 올랐다 내렸다 하는 과정을 19년간 봤더니 지금의 상태가 큰 걱정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후배들이 열심히 하고 있으니 다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라며 시청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달라진 시청자 반응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외국 코미디들은 템포가 느린편이다. 하지만 요즘은 빠른 코미디가 생기고, 인터넷 기반, SNS, 스마트폰을 많이 이용하는 추세로 보면 30초, 15초 안에 웃기는 것에 시청자들이 많이 익숙해져 있다. 이러다가는 우리가 2초안에 웃겨야 할 판이다. 해외에는 이런 빠른 웃음 문화가 없는데, 우리나라는 특이하다."라고 김준호가 현실적인 고민을 토로하자 김대희는 "시청자들이 여유로울 수 있는 사회는 문재인 대통령이 만들어 주지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받아쳤다. 김준호는 이어 "정치풍자를 할 경우 보이지 않게 눈치보이는 게 있었는데, 선진국 코미디처럼 당연한 걸 당연하게 하는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스운 대통령 보다 웃기고 웃게 해주는 대통령이 나오면 좋겠다. 코미디를 함께 해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대통령이길 바란다. 대통령님 개콘에 나와주세요르레히후~"라고 개그로 멘트를 마무리 했다.

<개그콘서트> 900회 특집은 3주간 이어지며 남궁민, 트와이스 등도 특별 게스트로 참석 예정이다. 매주 일요일 밤 9시 15분에 방송된다.



iMBC 김경희 | 사진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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