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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스크리닝] 감정에 형태를 담은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 ★★★

기사입력2017-04-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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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따분한 게 질색인 주인공 '이시다 쇼야'. 어느 날 쇼야의 따분함을 앗아갈 전학생이 나타났다. 그 아이의 이름은 '니시미야 쇼코'. 귀가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쇼야의 짓궂은 장난에도 늘 생글생글 웃고만 있다. 그의 괴롭힘에 쇼코는 결국 전학을 갔고, 그 영향으로 이시다 쇼야는 외톨이가 된다.

6년 후 더 이상 이렇게 살아봐야 의미가 없음을 느낀 쇼야는 자살을 준비하고 마지막으로 쇼코를 찾아간다. 처음으로 전해진 두 사람의 목소리. 두 사람의 만남이 교실, 학교 그리고 쇼야의 인생, 쇼코의 인생을 바꾸기 시작한다.



▶ 비포 스크리닝
​<목소리의 형태>는 오오시마 요시토키의 만화책이 원작이다. 일본의 저명한 만화랭킹에서 명랑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고, 제 19회 데즈카오사무 문화상 신생상을 수상하는 등 문화계에서 돌풍을 일으킨 작품이기도 하다. 예고영상을 보면 잔잔한 음악과 여름 시골이 느껴지는 일본 특유의 영상미가 돋보인다. 배경은 그대로인데 초등학교 시절과 고등학교 시절의 캐릭터들이 교차되며 둘 사이에 일어난 혹은 일어날 일들을 보여주는 것이 참 흥미롭다. 과연 괴롭히고 괴롭힘당하며 서로를 외톨이로 만들어버린 두 주인공에게 어떤 감정이 싹틀 수 있을까? 그 감정의 변화에 큰 기대가 있었다.


▶ 애프터 스크리닝
​영화를 보며 "예고편에 이렇게 다 넣어도 되는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끝까지 다 보고 나니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이 느껴지는 것이 흥미로웠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예고를 다시 보면 예고가 다시 보일 수도 있을 정도. 이 영화는 우정이라는 요소에 큰 중점을 두고 스토리가 이어진다. 주인공 쇼야는 초등학교 시절 쇼코를 괴롭힌 벌을 받는다고 생각하며 자기 스스로 자신을 가두는 외톨이가 되는데 이 외톨이의 마지막 선택은 '자살'이다. 그리고 쇼야는 자살 직전 쇼코에 대한 '어떠한 감정'에 그녀를 찾아간다. 영화는 그렇게 시작한다.



누구나 살면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있어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기가 있다. <목소리의 형태>는 그 시기의 감정들을 세심하게 표현한다. 귀가 들리지 않는 쇼코는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형태를 찾으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고, 미안함 때문인지 아니면 죄책감 때문이지 자신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 쇼야는 그것을 쇼코에게 전달하는 것이 서툴다. 아니 쇼코뿐만 아니라 자신의 주변 모두에게 그렇다. 그래서 이 영화에는 쇼야와 감정의 관계가 없는 사람들의 얼굴에 'X'표시가 되어 있다. 이것 또한 '감정'을 형태로 보여주는 세심한 만화적 연출 중 하나이다.


이야기가 후반으로 진행될 수록 밝고 경쾌해지는듯 하나 '과거'라는 것이 두 사람을 지독하게 옭아맨다. 결국 그걸로 모든 것이 틀어지고 상황을 최악으로 만들어버리지만 그런 과정이 있기에 들을 수 없었던 목소리를 듣게되고, 전할 수 없던 마음을 전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투머치(too much) 해피엔딩이 여기서도 적용이되는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가볍게 보고 끝낼 영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겁게 끝낼 영화도 아니었기에.


영화는 총 129분으로 애니메이션치고 긴 러닝타임이다. 개인적으로 초반의 100분에 아름다운 배경과 주인공들과 주변의 관계에 집중해서 영화를 관람했다면 뒤의 29분은 엔딩을 위해 끼워 맞춘듯한 진행이 보인다. 현실적이지 못한 상황에 의아할 수 있지만 만화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를 하는 것이 좋을듯 하다.

죽음만 바라보던 서로의 인생을 변화시킨 두 주인공,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 그리고 감정. 그것들을 현실적이고 아름답게 표현한 것이 <목소리의 형태>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된다.

한편,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는 5월 9일 개봉한다.




iMBC 김민지 | 영화 <목소리의 형태> 스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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