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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스크리닝] 부패한 권력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혜안 <어느 독재자> ★★★★

기사입력2017-03-17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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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어느 알려지지 않은 나라'라는 가상의 나라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던 독재자가 한 순간에 쿠테타로 인해 권력을 잃게 된다. 그의 가족들은 모두 해외로 도주하지만, 독재자와 그의 어린 손자만이 남겨진다. 독재자를 생포하거나 사살하는 사람에게는 거금의 상금까지 걸리고, 독재자는 철부지 손자를 데리고 고단한 도망을 하게 된다. 목숨을 건 위험천만한 여정에서 지난날 자신이 저질렀던 만행을 하나 둘씩 고스란히 마주한다.


▶비포 스크니링

<가베> <칸다하르> 등으로 이미 국내에 두터운 마니아층을 거느린 세계적인 거장 감독 모흐센 마흐말바프의 작품으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물론, 제50회 시카고국제영화제 골드휴고 작품상, 제71회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개막작 선정, 제58회 런던 국제 영화제 공식 경쟁작, 제15회 도쿄필름엑스 관객상, 제9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 등 각종 해외 영화제에서 주목한 화제작이다.


강렬한 리얼리티적 전개에 블랙 코미디 요소를 가미해 작품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 공개 및 국내 개봉이 확정된 이후 공개된 티저 예고편만으로도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과 지도자라면 꼭 봐야 할 작품으로 입소문이 퍼지며 개봉 전부터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애프터 스크리닝

영화의 시작과 함께 전화 한통으로 전 도시의 불을 켜기도 하고 끄기도 하는 독재자의 모습이 보여진다. 어린 손자에게 '이 자리의 가치를 설명해 주마'라고 이야기 하던 당당한 독재자의 모습은 어느덧 자신이 입던 옷들을 모두 태우고 시민의 옷을 빼앗아 입은 채 거리를 헤매는 모습으로 바뀐다. 그가 만나게 되는 시민들은 헐벗었고, 궁핍했는데 영화 초반 독재자의 가족들이 시중을 받으며 도망갈때의 모습과 대조된다.



시민들의 폭동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이 현실적이었으나 그에 비해 독재자와 손자가 겪어가는 거리의 악사, 허수아비의 모습에서는 과거의 호화스럽던 모습과 교차되면서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다. 영화는 처절하게 그가 도망가는 동안 만나고 경험하는 사람들을 통해 권력이 얼마나 허무한지, 독재를 몰아낸 이후에 또 다른 독재가 군림하게 된다는 것을, 독재를 바라보는 시민의 시선이 얼마나 분노에 차 있는지를 보여주지만 끝내 악의 연결 고리를 끊어내는 결단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반전을 통해 이야기 한다.


권력의 부패와 그를 향한 시민의 좌절이 결국은 분노를 일으키게 되고, 그 과정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이야기 하는 영화이지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은 너무나 세련되고 독특하다. 역시 거장 감독의 힘은 대단했다. 짙은 여운을 주는 영화 <어느 독재자>는 3월 30일 개봉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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