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푸터(고객센터 등) 바로가기

[애프터 스크리닝] 아름다운 것은 강력한 힘이 있다 <일 포스티노> ★★★★

기사입력2017-03-16 18:31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링크 복사하기
▶줄거리

마을 어부인 아버지와 함께 근근이 먹고 살던 청년 마리오는 감기를 핑계로 배타는 일이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싶어한다. 때마침 우편배달부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우체국에 취직한 마리오. 멀리 칠레에서 이태리 나폴리로 망명을 온 시인 네루다를 위한 우편배달을 하게 된다. 전국민의 우상인 시인 네루다를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했던 마리오는 그에게 매일같이 날아오는 수 많은 러브레터를 보며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시인이 되면 많은 여인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마리오. 어느날 시인과 '은유'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되면서 마리오는 시와 운율을 느껴가며 네루다와의 우정을 쌓음과 동시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가지게 된다. 마리오는 시를 알게 되면서 자신의 삶을 다시 보게 되었고, 아름다운 여인과의 사랑도 이루게 된다. 네루다는 다시 칠레로 돌아가고, 마리오는 이제 네루다 의 도움 없이 자신의 의지로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비포 스크니링

제16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 제49회 영국 아카데미, 제68회 미국아카데미, 제8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 등 유수영화제 후보에 올라 수상을 거머쥐었다. 제68회 미국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상을 수상한 사운드트랙은 2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서정적인 음악으로 특히나 지난해 12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참석하여 1위를 탈환한 차세대 피겨스타 차준환의 우승곡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인 네루다는 실제 칠레의 민중시인이자 1971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로 영화의 원작인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의 모티프가 된 인물이다. 영화중에도 나오지만 그의 시는 감미로운 사랑 뿐 아니라 현실의 부조리도 날카롭게 지적하는 역할을 하며 감성과 이성을 동시에 자극한다. 과연 시가 어떻게 영화 속 인물들을 움직이며 관객들의 마음에 울림을 줄 것인지, 무수한 호평의 근거를 확인해 보자.


▶애프터 스크리닝

#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영상, 마음을 움직이는 영상!
첫 장면부터 필름영화를 보고 있는 듯 착각이 든다. 마시모 트레이시(마리오 역)의 어눌한 듯한 발성과 낡은 옷자락, 반짝이는 눈빛은 슬픔도 아픔도 따뜻하게 전달하고, 필립 느와레(네루다 역)의 눈빛과 표정은 <시네마 천국>에서 토토를 영화의 세계로 이끌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마리오와 관객을 한눈팔지 않고 시의 세계로 안내한다.
20년 만의 재개봉이라는 사실을 실감나게 해 주는 영상이지만 그 영상 속에서 보여주는 메세지는 전혀 낡지도 식상하지도 않았다. 마리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섬의 모습은 바다의 큰 파도, 작은 파도, 절벽의 바람소리, 아버지의 서글픈 그물,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 처럼 평범한 것들이지만 이런 평범한 것들이 시로 변하고, 그 시가 사람의 마음을 생생하게 움직이게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표현해 냈다는 것이 대단했다.



# 궁핍한 시대에 시인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나?

과거 이탈리아 영화들은 아름다운 풍광과 감성을 울리는 이야기, 배우들의 명연기로 한국영화팬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었다. <시네마 천국>, <인생은 아름다워>, 그리고 <일 포스티노>까지. 이들 영화는 감성을 자극하는 독특한 소재로도 당시 화제가 되었는데 <시네마 천국>은 영화를 사랑하는 소년 토토와 극장의 영사기사 알프레도의 우정을 <인생은 아름다워>는 유대인이 학살당하던 시절 자신의 아이는 학살의 공포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아버지의 따뜻한 감성을 다루었다. 정말 독특하게도 <일 포스티노>는 시(詩)를 매게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초반 시인을 알게 되며 사랑의 결실을 이루게 될때만 하더라도 마리오에게 시는 그저 연인의 마음을 얻기 위한 간교한 수단에 불과하다. 하지만 네루다가 떠난 이후 마리오가 떠올리는 은유와 운율들은 세상을 향한 진실의 외침으로 변하게 된다. 이 영화는 시가 얼마나 문학적이고 감성적인가 아니라, 시가 우리의 지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표현하는 방식에 어떤 현실이 바탕이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일 포스티노>는 3월 23일 개봉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영화사진진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