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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스크리닝] <밀리언 달러 베이비>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는 아카데미 작품상의 진가 ★★★★

기사입력2017-02-2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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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딸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채 혼자 낡은 체육관을 운영하며 권투 선수들을 키우는 프랭키(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매기(힐러리 스웽크)가 찾아온다. 선수로 키워 달라는 말에 프랭키는 30살이 넘은 여자라는 이유로 매몰차게 거절하지만 매기는 계속 체육관에 와서 연습하길 멈추지 않는다.
선수 때 한쪽 눈을 잃고 지금은 프랭키 체육관의 청소부로 일하며 지내는 스크랩(모건 프리먼)이 조금씩 매기를 돕는다. 매기의 열의에 못이긴 척 프랭키는 트레이너가 되어 ‘모쿠슈라’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함께 경기에 나가며 점점 가까워진다.
“항상 자신을 보호하라”는 가르침 속에 훈련은 계속되고 마침내 챔피언 쟁탈전에 나가지만 상대방 선수의 반칙으로 매기는 크게 다치게 되고, 매기는 프랭키에게 너무나 슬픈 부탁을 하게 되는데…


▶비포 스크리닝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과 주연을 맡고, <크러쉬>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작가 폴 해기스가 각본을 맡아 최고의 완성도를 선보인 작품이다. 오랜 세월 복싱 코치로 활동한 제리 보이드의 자전적 소설 <불타는 로프 : 코너의 이야기들>을 원작으로 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25번째 장편영화 연출작이자 두번째 아카데미상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을 안긴 작품으로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2004년 뉴욕비평가협회상 감독상을 비롯, 2005년 골근글로브 감독상, 전미영화비평가협외 작품상, 미국감독조합 감독상 등의 상을 수상하였고, 클린튼 이스트우드가 직접 쓴 곡은 주제가로 쓰이며 크게 감동을 주었다.

그러나 제작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제작비를 구하러 다닐 때 만나는 제작자마다 권투 영화는 흥행성이 없을 뿐더러, 늙은 권투 코치 이야기는 더욱 도박을 해야 하는 소재라며 몇 년간이나 거절을 당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오랜 기간 함께 해온 워너브라더스조차 제작비의 절반을 투자하고 다른 제작사인 레이크쇼어 엔터테인먼트를 설득해 나머지 반을 마련하는 과정 끝에 어렵게 영화를 제작할 수 있었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8개 극장에서 개봉한 한달 반 만에 2천여 개로 스크린이 늘어났고 무려 6개월이나 극장에서 상영되는 기염을 토했다.



여자 주인공 또한 크게 화제가 되었는데, 1999년 <소년은 울지 않는다>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힐러리 스웽크가 두번째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영화이다. 배역을 위해 몇달 동안 1주일에 6일을 하루 4시간씩 운동하고, 210g의 단백질 섭취, 순전히 근육으로만 9kg을 늘릴 정도로 캐릭터에 몰입한 결과다. 아카데미 뿐 아니라 골든글로브, 전미영화비평가협회상, 미국배우조합상 등을 휩쓸며 그녀의 연기는 인정을 받았다. 힐러리 스웽크는 "지금까지 맡은 배역 중에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역할"이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는데, 심한 운동 탓에 생긴 발의 물집으로 인해 포도상구균이 감염되어 3주간 입원치료를 해야 할 정도로 심각했지만 출연이 무산 될까봐 감독에게 알리지 않고 약물 치료를 받았다는 일화가 있다.



▶애프터 스크리닝

어깨 근육이 건장해 실루엣이 젊은 선수처럼 보이는 모건 프리먼의 모습도 반가웠고, 진중한 목소리의 내레이션 덕분에 영화 속 이야기는 더욱 진솔하게 느껴진다. 얼핏 멧 데이먼의 모습이 보이는 힐러리 스웽크의 열정에 빛나는 얼굴도 인상적이다. 당시 만 74세였던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아카데미 시상식 사상 최연장 감독상 수상자로 기록되었다는데, 그의 나이와 연륜은 연기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이 영화는 단순히 복싱영화도 아니고 안락사에 관한 영화도 아니다. 가족보다 더 가까울 수 있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 사랑하는 사람의 삶과 죽음을 대하는 태도를 이야기 하고 있다. 스크랩(모건 프리먼)의 관점에서 지켜보는 프랭키(클린튼 이스트우드)와 매기(힐러리 스웽크)의 관계는 관객들로 하여금 좀 더 조심스럽게 두 사람을 관찰하게 만든다. 그래서 대놓고 눈물을 쏟게 하는 신파 설정이 없고, 둘의 감정을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않는다. 서서히 관객이 인물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시간과 거리를 두고 이야기를 풀어가며, 결국은 마음을 울리게 하고, 두 사람 사이의 교감을 관객도 함께 느끼도록 해 준다. 과연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에 빛나는 작품답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3월 8일 재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올댓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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