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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스크리닝] 주머니속에 넣고 다니고 싶은 꼬마와의 만남 <와와의 학교 가는 날> ★★★★

기사입력2016-10-25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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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중국 차마고도 윈난성의 외진 고산지대에 살고 있는 우애 깊은 남매 ‘나샹’과 ‘와와’. 학교에 가는 길은 ‘누강’ 협곡 사이에 놓인 외줄 짚라인 뿐. 범상치 않은 등굣길 동선(!)으로 인해 엄마는 누나 ‘나샹’만 학교에 가는 것을 허락하고 동생 ‘와와’에게는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학교 통학 금지령’을 내린다. 매일 누나와 헤어지는 것도 싫고 학교가 마냥 궁금한 ‘와와’는 어느 날 큰 결심을 하고 엄마 몰래, 누나 몰래 학교에 가게 되고, 큰 문화 충격을 받는다. 선생님, 친구들, 재미있는 공부 등 학교에 대한 모든 것이 신기한 ‘와와’는 그 뒤로도 몰래 학교에 가서 도둑 수업을 받기 시작하는데, 때마팀 큰 도시에서 교생실습을 위해 이 학교로 전근 온 예쁜 선생님과 마주치게 된다.



▶비포 스크리닝

중국 최고 규모와 권위를 자랑하는 3대 영화상인 금계백화영화제, 중국영화 화표장, 중국인문화상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을 뿐 아니라 휴스턴 국제영화제, 영국메가픽셀중화권영화제, 상하이 국제영화제, 몬트리올 국제어린이영화제 등에서 최우수 영화, 감독, 각본상을 수상한 수작이다.
차마고도에 사는 실제 '리수족'의 일화를 담은 영화로 아역배우들이 주인공이지만 이들 배우들도 아역남우상, 아역여우상을 수상한 만큼 탄탄한 연기력, 밀도 높은 연출력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애프터 스크리닝

가을비 답지 않게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기온도 뚝 떨어졌다. 절로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날씨에 스크리너를 통해 <와와의 학교 가는 날>을 접하게 되었다. 노란 볏짚이 이어진 지붕, 줄줄이 꿰어 말려 놓은 옥수수, 그리고 와와의 노란색 카디건. 거센 강줄기와 영화 내내 불어대는 서늘한 강바람까지. 만연한 가을의 정취가 담뿍 담겨져 있는 영화 한편을 보았다.


역시나 아역배우들의 연기는 흠 잡을 데 없었다. 억지로 과한 연기를 연출하지도 않았지만 순수하고 해맑은 표정과, 바위와 나무와 집과 하나가되어 움직이는 자연스러운 몸동작들은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감독이 아역배우 캐스팅에 어려움을 겪다가 현지 초등학교 학생인 두 배우를 발굴했다던데, 과연 최선의 선택이었다. 도시 아이들은 절대 흉내낼 수 없는 몸에 배인 자연과의 일체감은 이 배우들의 연기를 직접 보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이다!



아역 배우들의 연기에 비해 사실 스토리는 예상 가능한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선물처럼 주어지는 기적이나 반전도 없고, 슬플 수 있는 장면에서도 눈물을 억지로 짜내는 신파도 없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게 하는데에는 배경의 힘이 매우 크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역배우들의 연기 뒤로 펼쳐지는 차마고도의 거대한 풍광이 너무나 깊고 넓어서 험난한 누강의 강줄기조차 아름다와 보일 지경이다.
그래서 이 배경은 영화가 말하고자 했던 메세지를 오히려 무뎌지게 방해하는 역할도 한다. '어떻게 저렇게 험한 강을 집와이어에 의존해서 아이들이 건너 다니지?'라는 생각보다 '집도 너무 이쁘다! 저런 곳에 한번 살아보고 싶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의 배경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그야말로 절경이다.

<와와의 학교 가는 날>을 연출한 평천 감독은 낙후된 지역에 사는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위해 사회적으로 이슈화 시키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이 영화를 만들었고, 중국내 상영 이후 실제로 다리들이 많이 생겨나게 하는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훌륭한 영화 작품은 반드시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평천 감독의 의지가 국내에서도 통하기를 기원해 본다. <와와의 학교 가는 날>은 10월 27일 개봉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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