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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앨범 '젤로스'로 컴백한 빅스. 질투와 경쟁의 신 젤로스를 콘셉트로 한 이미지가 눈길을 끈다. /젤리피쉬 제공 |
빅스, 시간이 흐를수록 진화하는 '콘셉트돌'
[더팩트ㅣ김민지 기자] 아이돌 그룹 범람의 시대다. 수백 개의 팀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매력을 어필한다. 이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좋은 노래는 필수요, 특별한 콘셉트 또한 중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대중이 아이돌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삼고 소비하는 경향을 보여 그룹의 독창적인 콘셉트나 이를 둘러싼 세계관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아이돌들은 더 신선한 소재를 찾기에 여념 없다. '아이돌 콘셉트 전쟁'이 발발한 이유다.
그룹 빅스는 수많은 아이돌 그룹 사이에서도 '콘셉트돌'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했다.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새로운 콘셉트를 발굴하고 완벽하게 소화한 빅스는 '빅스-콘셉트=0'이라는 공식까지 만들어냈다. 초반만 해도 '신선한 이미지의 그룹' 정도로 인식됐던 빅스는 앨범을 발표할수록 '새로움을 기대하게 만드는 팀'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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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칠 준비가 돼 있어'에서 뱀파이어로 변신한 빅스. 빅스는 이 곡을 시작으로 강렬한 콘셉트를 연이어 보여줬다. /젤리피쉬 제공 |
빅스가 처음부터 '꽃길'만 걸어온 건 아니다. 데뷔곡 '슈퍼 히어로'에서 보여준 슈퍼 히어로 콘셉트는 새로웠지만 멤버들이 이에 녹아들지 못해 다소 어색했다. 빅스만의 콘셉트가 호평을 받기 시작한 건 '록 유어 보디'부터다. 픽셀 아트를 내세운 신곡에서 빅스는 게임 속 캐릭터로 분해 상큼한 매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때부터 '신인' 빅스가 음악팬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콘셉트돌'의 서막을 연 건 세 번째 싱글 '다칠 준비가 돼 있어'다. 이 곡에서 빅스는 뱀파이어로 변신했다. 멤버들은 이 콘셉트를 강조하기 위해 진한 메이크업부터 컬러 렌즈까지 갖춰 색다른 분위기를 보여줬다. 강렬한 뱀파이어 이미지는 빅스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데 기여했다. '다칠 준비가 돼 있어'는 빅스에게 터닝 포인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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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노예'를 콘셉트로 한 '사슬'. 빅스는 슈트와 초커 등의 아이템으로 섹시함과 남성미를 표현했다. /젤리피쉬 제공 |
이후에도 빅스는 하나의 이미지에 안주하지 않고 '콘셉트돌'의 노선을 공고히 했다. 지킬 앤 하이드('하이드'), 대.다.나.다.너('지킬'), 저주인형('저주인형'), 에러('사이보그') 등을 연이어 발표한 이들은 매번 새로운 소재를 내세우면서도 이를 제대로 표현해 호평받았다. '콘셉트돌'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진 건 물론이다. 정점은 '사슬'이었다. '사랑의 노예' 콘셉트에 맞는 스타일과 노래로 빅스는 그룹만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하게 알렸다.
특정 아이돌 그룹을 떠올렸을 때 머릿속에 뚜렷한 이미지가 각인되는 건 낯선 일이 아니다. '청순' '청량' '섹시' '강렬' 등 그룹마다 연상되는 특별한 이미지를 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빅스는 다르다. 이들은 '콘셉트돌'이라는 수식어 아래 수많은 이미지를 감싸 안는다. 하나의 이미지에 갇혀 있지 않다는 건 데뷔 초에는 불리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요계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 다양한 이미지로 변신하는 게 대중에게 낯설게 다가가지 않는 덕이다. 당연히, 그룹의 수명도 길어진다.
빅스는 데뷔 때부터 모험을 강행했다. 물론 초반에 어려움도 겪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내실을 다진 이들은 천천히, 다부지게 성장했다. 덕택에 그들만의 막강한 무기를 지니게 됐고 가요계에서 살아남았다.
이제 빅스는 큰 그림을 그린다. 곡마다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단계를 지나 앨범 여러 개를 관통하는 콘셉트를 잡고 그 안에서 더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빅스 2016 콘셉션 아트 필름'과 첫 번째 시리즈 '젤로스'는 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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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팀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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