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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VS알파고 특집기획] 인간대표 이세돌을 만든 두 가지 책은?

기사입력2016-03-1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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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이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에서 5전 1승을 거두었다. 놀랍도록 발전한 인공지능에 전세계가 주목했고, 정부는 '한국형 알파고' 개발을 촉구하며 새로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그렇게 대국을 지켜본 '인간'들은 예상하지 못한 패배에 좌절과 두려움을 느끼는 한편, 알파고 그 이상을 꿈꾸는 계기로 삼는 등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결과를 받아들이려 애썼다.


하지만 역사의 중심에 서 있었던 이세돌은 의외로 담담했다. "인간의 패배가 아닌 나의 패배다. 모든 것은 나의 부족함 때문이며 더욱 더 발전하는 이세돌이 되겠다."는 겸손한 발언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알파고를 만든 프로그래머들에게 존경을 표하는 등 대국 이후 그의 대인배다운 행보는 지켜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처럼 세기의 대결을 통해 바둑 실력 뿐만 아니라 인간 그 자체로 존경심을 자아냈던 이세돌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이세돌은 2010년 당시 출연한 <책 읽는 사람>에서 지금의 그를 있게 한 두 가지 책을 소개한 바 있다.



첫 번째 책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이세돌은 10-11세 때 처음 이 책을 접한 이후로 지금까지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어린 왕자'를 꾸준히 다시 읽고 있다고 밝혔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달라지기 때문에 힘들거나 지칠 때 읽으면 좋다고. 방송 당시 그는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우리가 새 친구를 사귀었다고 어른들에게 말하면 어른들은 도무지 가장 중요한 것은 물어보지도 않는다.'는 구절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언급했다. 어느 순간 자신이 그렇게 변하지 않았나 생각해보곤 한다고. 몇승 몇패, 몇연승 등 숫자의 굴레 속에서 끊임 없이 평가 받아야 했던 이세돌이 세계 1위의 자리를 10년이 넘게 이어오면서도 교만해지지 않았던 비결은 바로 이처럼 숫자로 드러나는 승패 이상의 가치를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이세돌이 선정한 두 번째 책은 리처트 바크의 '갈매기의 꿈'. '다르다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 특별한 것.', '절대 포기하지 말자.',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자.' 등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의 생각이나 행동의 바탕이 되는 지침들을 주었던 책이라고. 또 이세돌은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다면 남들이 찬사를 보내도 부끄러운 것이고,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지만 않다면 남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것은 잘못된 길이 아니다."라고 소신 있게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승부 역시 그에게는 포기하지 말아야 할 하나의 대국이었고, 최선을 다했기에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결과였던 셈이다.



이런 밑바탕과 마음가짐이 있었기에 이세돌은 주위의 우려 섞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다음 수를 그려보는 여유로움을 보일 수 있었다. 이 대국 이후 인간과 인공지능 기술이 각각 또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 지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세돌이 직접 추천한 두 권의 책을 읽으며 격변기 속 우리도 자신만의 '한 수'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 <책 읽는 사람> 이세돌 편 다시보기






iMBC 김은별 | 영상 박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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