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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히말라야> 실화 담긴 <아! 에베레스트> 속 원정, "한국밖에 못할 일이죠"

기사입력2015-12-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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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아니고 산사람의 이야기’

지난 20일 영화 <히말라야>가 누적관객 208만 명(24일 기준)을 돌파하면서 감동실화의 저력을 보이고 있다. <히말라야>는 무려 20여년의 세월을 히말라야에 청춘을 바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2004년 에베레스트를 오르다가 목숨을 잃은 동료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한 휴먼원정대의 가슴시린 이야기를 담았다.


이석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황정민, 정우, 조성하, 김인권, 라미란, 김원해, 이해영, 전배수 등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은 밀집해 에베레스트로 향하는 뜨거운 산사나이들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관객들을 압도했고, 장면은 아름다웠으며, 감동은 무르익었다. 무려 8.99점에 육박하는 영화 평점을 사수하면서 호평을 받고 있는 <히말라야>의 질주는 개봉전 기대만큼 뜨겁다.


극장을 나선 후 평가는 다소 갈렸다. 누군가는 신파라고 했고, 누군가는 감동이라고 했다. 하지만 낯선 것에서 찾기보다 관객들에게 익숙한 ‘진국 같은 인간미’로 승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평은 피할 수 없다. 결국 종이한 장 차이인 두 단어를 넘어선 것은 바로 <히말라야> 속 사건들이 지닌 ‘실화의 힘’이었다.


영화 <히말라야> 속 실존 인물들인 엄홍길과 그 원정대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MBC <아! 에베레스트>는 지난 2005년에 방송됐다. ‘논픽션’이었지만 거대한 설산이 지닌 금단의 성격은 영화가 표방한 그 이상의 장애물이었고, 그로부터 예기치 못한 엄대장의 몸상태 악화, 궂은 날씨, 대원들의 고산병 등 보는 이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아! 에베레스트>는 특별히 꾸며지지 않았고, 그래서 더 영화 같았던 그들의 기록이었다.



영화 <히말라야>의 실화, <아! 에베레스트>는?

‘실제 상황이었던’,

‘한국에서밖에 상상할 수 없는, 그런 일’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2004년 에베레스트 능성은 세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계명대 에베레스트 원정대원 박무택, 백준호, 장민 등 3인은 정상 등정에 성공하고 하산하는 과정에서 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다.



<히말라야> 속 극중 엄홍길 역을 맡은 배우 황정민은 설산에 두고 온 이 동료들이 눈에 밟혀 더는 산행을 계속할 수 없어 결국 ‘휴먼원정대’를 꾸려 동료가 잠들어있는 곳, 히말라야로 향한다. 무려 해발 8,000M급 산, 히말라야. 신의 영역으로 입성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목숨을 담보로 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원정은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특별한 원정이었다.



"휴먼원정, 한국밖에 생각할 수 없는 일이죠."

2005년 휴먼원정대 다큐멘터리 <아! 에베레스트>를 연출한 임채유 PD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산에서 조난당한 후배를 구하러 간다는 건 한국밖에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거든요. 이건 외국에서는 꿈을 못 꿉니다. 부부가 같이 산에 가서 조난을 당해도 그냥 놓고 가는 게 서양 사람의 마인드거든요. 특히 산에서는.”





영화에서 황정민과 정우가 열연을 펼쳤던 산악인 엄홍길과 故박무택은 약 8천 미터에 육박하는 히말라야 4개봉을 넘으며 피를 나눈 형제 이상의 사이였다. 지난 2000년 4개의 봉우리 모두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높이를 자랑하는 캉첸중가에서 엄홍길이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했을 때도 두 사람은 함께였다. 밤새 아슬아슬한 절벽에 매달린 채 비박을 하며 두 사람은 죽음의 공포로부터 함께 빠져나왔다. 시신이 있는 위치까지 무려 8,750M. 휴먼원정대는 눈속에서 말없이 잠든 그를 찾아 떠났다.




이동 경로: 베이스캠프(5,200M) → 롱북빙하 → 전진베이스캠프(6,300M)
→ 캠프1(7,100M) → 캠프2(7,900M) → 캠프3(8,350M) → 시신위치(8,750M)


"죽음과 싸워야 하는 곳, 모두가 혼자였지만 그들은 동료를 버려두지 않았다"

그렇지만 산의 경우 매번 이것이 허용되는 공간이 아니다. 희박한 산소와 추위, 거센 바람, 빙벽, 수천 미터의 낭떠러지 등 수많은 변수들이 발목을 잡아 스스로의 목숨조차 확실히 장담할 수 없다. 그곳에서 시신을 수습한다는 일은 엄홍길과 휴먼원정대가 아니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실제로 아직도 히말라야에는 수습되지 않은 많은 시신들이 방치되어 있다.



“(연락을 받고) ‘네가 이렇게 높은 곳에 있으면 어쩌냐. 여기에 있으면 누가 너를 구하러 여기까지 와줄 수 있겠냐.’ (당시에는 속상해서) 그런 원망감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너무 많이 울었어요.”

-<아! 에베레스트>, 2004년 고인들과 원정을 함께했던 오은선 대원의 인터뷰 중-



“기다려, 우리가 꼭 데리러 갈게.”

영화 포스터를 장식한 문구이기도 했던 엄대장의 대사는 휴먼원정대의 유일한 신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1차 시도는 실패했고, 그와 더불어 엄대장의 몸상태는 악화됐다. 불안감 속에 시도된 2차 시도에서 그는 히말라야의 작은 탱크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맨 뒤로 쳐졌다. 하지만 엄홍길 대장도, 원정대원들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2005년 5월 29일(2차시도), 드디어 그들은 시신수습에 성공했다.




빙벽 분리에만 세 시간, 100kg에 육박하는 시신을 100M이동시키는 데에만 또 세 시간이 걸렸다. 그토록 산을 사랑했던 고인을 원정대는 해가 가장 먼저 닿는 곳이자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돌무덤을 만들어 눈물로 배웅했다.



"<히말라야>와 <아! 에베레스트> 속 엄홍길, 휴먼원정의 마지막 소감은?"


“(마지막 촬영 후 감동의 눈물을 흘렸는데) 엄대장님이 얼마나 외로웠을까. 팀의 기둥으로 대원들을 데리고 올라가야 했는데, 촬영이 끝나니까 저도 (꾹 참았던 감정들이) 한방에 와르르 무너졌죠.”

-<섹션TV 연예통신> 황정민 인터뷰 중-



“작별인사를 해주는 그런 느낌이더라고. 눈물 나더라고. ‘이렇게 해 줘서 고맙다. 나도 이제 너에 대한 마음을 편하게 먹고 산 내려갈게.’”

-<사람이 좋다> 엄홍길 인터뷰 중-


지난 2015년 1월 3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 엄홍길은 고인과 마주한 심경을 전하며 약속을 지킨 소감을 전했다. 이후 그는 16번의 등정이라는 기록을 세운 후, 네팔에 ‘휴먼스쿨’을 세우고 있다. 그의 등정기록과 같은 16개를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수많은 성공과 아픔을 묻었던 곳, 엄홍길의 삶 안에 히말라야는 결코 떨어뜨릴 수 없는 존재다.


엄홍길 휴먼재단의 후원으로 네팔 히말라야 오지에 세워지고 있는 학교들


"영화, 그리고 실화의 여운"

영화는 영화로 봐야한다고 누군가는 비난한다. 뻔한 스토리와 억지 감동이라고 신랄하게 비판을 던진다. 장르영화의 특성상 과도한 플래시백과 영화적인 설정 역시 관객들의 실망감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그 모두가 엄홍길과 휴먼원정대가 그들을 찾아간 논픽션 속 실제 상황이었고, 그 일부였다. 영화가 관객을 붙잡은 124분, 신들의 고향, 네팔 히말라야 산에 고이 잠든 감동의 기록. <히말라야>는 압축한 실화의 빈 곳을 채우고 감동을 덧칠했다. 또한 그들의 모든 이야기가 담긴 실화 다큐멘터리 <아! 에베레스트>는 흥행을 달리는 영화만큼이나 관객과 시청자들을 다시 사로잡으면서 재조명되고 있다.




☞ 영화 <히말라야> 원작 실화 MBC 다큐 <아! 에베레스트> 공식홈페이지


☞ MBC 다큐멘터리<아! 에베레스트> 다시 보기















iMBC 연예뉴스팀 | 화면캡쳐 MBC, iMBC, 영화 <히말라야>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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