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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눈물’ <산부인과>가 남긴 세 가지

2010-03-26 13:20
‘폭풍눈물’ <산부인과>가 남긴 세 가지

드라마 사상 최초로, 여성들만의 공간이라고 여겨지는 산부인과 속에 숨겨진 눈물겹고 다양한 사연들을 통해 ‘폭풍눈물’이라는 애칭을 얻었던 <산부인과>가 11.9%(AGB닐슨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16회를 마감했다. 비록 <추노>의 거친 질주에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특히 여성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꾸준한 인기를 얻었던 <산부인과>. 무엇보다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으며 훈훈함을 전한 이 드라마가 얻은 몇 가지 소득을 되짚어본다.


악녀의 틀을 벗은 배우, 장서희의 재발견
장서희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2년 MBC 일일드라마 <인어아가씨>를 통해서였다. 당시 완벽한 복수를 선보인 그녀는 이후 다양한 활동을 펼쳤지만 너무도 강렬하게 남은 은아리영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다시 오랜 침체기를 거치며 선택한 작품이 2008년 선보인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이었다. 구은재로 변신한 장서희는 또 한 번의 복수를 통해 최고의 시청률과 ‘역시 장서희’라는 호평을 이끌어낸다.


사실 <산부인과>는 장서희를 원톱으로 내세운 드라마였고, 사람들은 강한 인상을 가지고 있지만 가녀리게만 보이는 그녀가 산부인과 의사로 완벽하게 변신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 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서혜영으로 변신한 그녀는 병원 내에서는 누구보다 강인하고 리더십 넘치는 여의사가 되었고 밖에서는 사랑에 흔들리는 여인으로 변신해 극의 흐름을 흔들림 없이 잡아주며 16회를 이끌었다. 특히 단순한 의사가 아니라 원하지 않는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 한 여자로서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여성들만의 공간이라 여겨졌던 <산부인과>의 재발견
<산부인과>의 두 번째 소득은 시청자들의 인식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제목에서 보이듯 <산부인과>는 여성들만의 공간으로 알려진, 특히 결혼한 여성들만 드나드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한 ‘산부인과’를 소재로 했다. 그리고 드라마를 통해 ‘산부인과’가 더 이상 결혼한 여성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여성이라면 누구나 친숙하게 드나들며 자신의 몸을 돌보는 곳이요, 특히 미혼여성들의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라는 것을 전했다. 또 생명의 탄생을 통해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를 돌아보는 한편,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불임부부들의 고통이나 장애아를 가진 가정의 어려움과 고민들을 나누는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하며 시청자들의 인식 전환을 이끌었다. 특히 마지막 회에서는 뇌사산모의 심장을 기증 받은 환자가 아이를 보자 심장이 뛰는 에피소드를 통해 엄마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그리고 장기기증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선사하는 기쁨을 느끼게 하는 일거양득의 감동을 주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이현직 PD는 “이 드라마는 한국형 메디컬 드라마라 할 수 있는데, 특히 시어머니와 산모 며느리와의 관계 등을 포함해 미드 속에는 없는 한국인의 정서를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다. 이를 위해 상식(고주원 분)이 아기 몸에 청진기를 대는 장면에서도 일부러 입김으로 청진기를 데우는 등 많은 수술 장면, 환자를 대하는 장면들 모두 디테일하게 살리기 위해 의사들의 꼼꼼한 자문을 받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명연기를 펼친 카메오들의 활약
마지막으로 드라마 <산부인과>가 꾸준한 인기를 얻은 것은 카메오들이 펼친 명연기 덕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첫 회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박재훈을 비롯해, 원하지 않은 임신으로 고민하던 임산부로 등장했던 현영, 아기와 아내 때문에 눈시울을 적신 성지루, 미혼여성의 정기검진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었던 박보드레 그리고 황인영, 김미려, 위양호, 황효은, 김지혜, 이연경, 오아랑, 이일화, 최준용, 이영후, 김미연, 진예솔, 김성희, 차현정, 문영미 등 무려 40여 명의 카메오들이 펼친 명연기는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등 공신이 되었다.



이현직 PD는 “산부인과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처음 시도했는데, 산모와 가족들을 둘러싼 가슴 아프고도 애틋한 에피소드가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드라마 시작 후 많은 병원들이 드라마를 호평하며 촬영을 지원해주고 싶다고 나서서 드라마 촬영하는 내내 책임감과 더불어 보람도 느꼈다”고 전했다. 한편 시청자들은 게시판을 통해 <산부인과> 시즌2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고 있어 <추노>에 밀리며 다소 저조한 성적을 거둔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iMBC 엄호식 기자 |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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